청소년 소셜 네트워킹
실체와 문제점은…
장가(Xanga), 마이스페이스(MySpace), 페이스북(Facebook)… 한인 학부모들은 무슨 소리인가 의아스러워 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청소년들에게는 셀폰이나 이메일만큼 일상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다. 어른들의 경우 인터넷 사용이 정보를 찾거나 샤핑, 업무 등을 하는 정도로 제한됐지만 청소년 문화에서는 인터넷이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한다. 음악, 게임 등 청소년들의 모든 관심사가 한 자리에 모인 공간일 뿐 아니라 그 중에서도 마이스페이스(MySpace.com) 등 친구들을 사귀고 개인적인 정보를 나누는 소위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들은 일기, 사진 앨범, 채팅방, 동아리 게시판 등을 모두 짬뽕시켰다고 표현할 수 있다. 요즘 미국 주류사회에서는 마이스페이스를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지만 아직 한인 학부모들은 청소년들의 사이버 세계를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한인청소년회관(KYCC)의 마리아 김 카운슬러에 따르면, 한인 학부모들은 이같은 사이버 세계에 대해 잘 몰라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대체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줄로만 생각하는데 사실 소셜 네트워킹도 게임 못지 않게 인기 있다. 도대체 마이스페이스가 뭔지, 얼마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지, 청소년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소셜 네트워킹의 실체와 문제점에 대해 살펴본다.
인기웹 마이스페이스, 14세이상 회원 1억여명
노골적인 성적사진 범람, 미성년 성범죄 속출
과거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려면 세븐 일레븐이나 샤핑몰 백화점 앞에서 만나곤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까지 기다리지 못해 전화를 하면 요금 때문에 부모님한테 혼나기도 했다. 그러다 인터넷 혁명 덕택에 이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이어 3년 전쯤에는 인스턴트 메시지(instant message)가 인기 한창이었다. 하지만 청소년 세계에서는 3년 전도 아주 옛날이다. 지금은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온라인 소셜 네트워킹이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군림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리기 위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는 설립 2년반만에 무려 1억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사이트로 급성장했다.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어 청소년들도 많이 애용하고 있다. 회원이 되면 마이스페이스에 자기에 대해 소개하는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 등 취미에서부터 나이, 신장, 거주 도시, 고향까지 적고 사진, 비디오, 음악 파일 등을 올리는데 어떤 회원들은 일기 같은 글을 올리기도 한다.
웹페이지를 방문한 사람은 웹페이지 주인이 현재 온라인에 있는지 알 수 있고 이메일이나 인스턴트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또 친구가 되겠다고 클릭 하나로 신청할 수 있다.
대체로 청소년들이 메시지와 덧글을 교환하는 학생은 학교 등을 통해 이미 아는 친구들이지만 인터넷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도 한다.
가짜 웹페이지 만들어 타인사칭
사이버 불링, 10명중 1명꼴 경험
■성범죄 피해 위험
그러나 요즘 마이스페이스가 미국 뉴스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인기 때문만은 아니다.
많은 부모들은 일부 성인들이 마이스페이스에 성적으로 노골적인 사진을 올리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학부모들의 최대 악몽은 누구든지 나이를 속일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을 사칭한 성범죄자들이 어린이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이스페이스에서 본 사진으로 얼굴을 알고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알면 피해자를 추적하기가 쉽다는 지적이다.
가장 최근에 보도된 사례만 열거해도 19세 할리웃 남성이 13세 소녀를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케이스(11월3일), 텍사스 검사가 13세 소년으로부터 섹스를 요구했다가 적발돼 자살한 사건(11월5일), 조지아 의사가 15세 소년을 유혹한 혐의로 체포된 사례(11월2일), 22세 미시간 남성이 14세 소녀와 섹스를 가진 혐의로 체포된 사건(11월6일), 뉴저지 전 교사가 13세와 14세 소녀와 섹스를 가진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은 사건(11월3일) 등 끝이 없다.
이들 사건의 공통적인 점은 피해자를 마이스페이스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이들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14세 미만 어린이들도 나이를 속이고 회원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령미달로 가입이 취소되는 회원이 매주 3만명에 이르고 있다.
애리조나 투산에 거주하는 후안 라미레즈(15)는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한달에 한번 정도는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채팅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는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연방하원이 공립학교와 도서실에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범죄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 왕따 및 불링
학교 관계자들이 마이스페이스에 대해 우려하는 점은 성범죄 위험뿐이 아니다. 서니힐스 고등학교의 에릭 브리지스 경관은 마이스페이스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 중 하나다.
그는 지난 수년 사이 학교에서 불링(bullying)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마이스페이스를 이용한 ‘사이버 불링’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예를 들어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비방하는 글을 마이스페이스에 올리면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두 학생의 갈등에서 끝나지 않고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05년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의 거의 10%가 사이버 불링을 당한 적이 있으며 이중 25%는 이로 인해 누가 전화를 한다든지 집에 찾아오는 등 사이버 문제가 실제 상황으로 번지는 것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지스 경관은 학교시간 외에 발생한 온라인 불링도 학교에서 징계할 수 있도록 하는 주법이 올해부터 시행된다며 주의를 요망했다.
■신분 도용도 가능
한편 신분도용 위험이 높은 것도 마이스페이스의 문제점이다. 워싱턴 포스트가 최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버지니아 폴즈 처치 고교에 재학하는 크리스 콴트릴은 지난 여름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 가짜 웹페이지를 만들어 자기를 사칭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 사람은 콴트릴이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사진을 사용해 그를 사칭한 가짜 마이스페이스 페이지를 만들었는데 이렇게 도용한 신분으로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소년과 온라인 연애까지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장이나 교사를 사칭하는 케이스도 많아 마이스페이스에서 교사들이 이를 신고할 수 있는 링크를 만들 정도다.
■기타 문제점들
지난달 새크라멘토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9학년생 줄리아 윌슨은 어느 날 느닷없이 교실에서 불려나가 비밀경호원의 조사를 받았다. 비밀경호원들이 소리를 지르고 무서워서 울었다는 윌슨은 자신의 마이스페이스 웹페이지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부시를 죽여라”는 글을 올렸다가 연방정부의 주목을 받은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공개적인 사이트를 개인적인 일기나 이메일 정도로 혼동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KYCC의 마리아 김 카운슬러는 청소년들이 교통사고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자기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현실을 자각하는 능력이 성인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마이스페이스가 공개적인 공간인 줄 알면서도 개인정보나 적합하지 않은 글을 올린다는 것이다.
김 카운슬러에 따르면, 또 많은 청소년들이 마이스페이스에서 자기가 올린 글에 많은 사람들이 대답하고 온라인 친구가 많아야 자기가 인기 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청소년들이 마이스페이스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버지니아 폴즈 처치 고교에 다니는 이 제이 김양은 마이스페이스에 글과 사진을 올리고 소개 사이트를 장식하는데 하루 4시간씩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재학 대학과 생년월일까지 적혀있는 대학생의 페이스북 페이지>
<한 18세 여성의 마이스페이스 페이지>
<장가를 통해 25명의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한 여성의 페이지>
<인기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마이스페이스의 한 페이지. 많은 회원들은 페이지에 자기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고 일상적인 소식과 사진 등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한다>
■마이스페이스의 장점
다수의 사람들과 손쉽게 사귈수 있어
그러면 자녀들이 마이스페이스를 못하게 해야 되나?
이미 많은 청소년들은 으레 컴퓨터를 키면 먼저 이메일을 체크하고 인스턴트 메시지에 로그인한 다음 마이스페이스에 들어가는 것이 일상생활이다.
마이스페이스를 긍정적으로 보는 교육자들도 없지 않다.
미시간 스테이트 대학의 니콜 엘리슨은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사이트는 사용자들이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많은 사람들과 안면을 유지할 수 있는 도구라고 지적한다. 그는 조사 결과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대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넓은 소셜 네트웍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부모 청소년이해센터(CPYU)의 공보실장 켄 뮬러는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네트워킹 사이트가 청소년들이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하고, 이를 표현하고 또래 청소년들로부터 확인 받을 수 있는 출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뉴스를 보면 “마치 마이스페이스가 1억명의 성범죄자가 20명의 어린아이들을 노리는 곳이라는 인상을 주기 쉬운데 그렇지는 않다”며 학부모들이 좋아하건, 싫어하건 인터넷 네트워킹이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관계자들은 자녀가 이메일을 교환하는 사람들이 모두 누군지 부모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청소년이 본 마이스페이스
시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문제될것 없어
<고찬희(퍼시피카 크리스챤 고10학년)>
모두들 마이스페이스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아마 친구들과 어울리는 실질적인 장소로 이미 생활화되어 있을 것이다. 많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마이스페이스는 좋은 점도 있다.
마이스페이스가 시간을 낭비하고 쉴새 없이 중독적이라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면 마이스페이스는 학교성적이나 사회생활에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 웹사이트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에는 온라인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별로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많은 사람들이 이 새로운 유대의 세계에 매력을 느꼈다. 사용자수가 늘어나고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마이스페이스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었다. 사람들은 오래 전에 헤어졌던 옛 친구들을 찾기 시작, 마이스페이스는 일상생활 속에서 잊었던 사람들과 유대를 회복하고 강화할 수 있는 곳으로 긍정적인 이름을 갖게 됐다.
마이스페이스에 등록하면 일단 ‘탐’이 친구 명단에 자동적으로 더해진다. 탐은 웹사이트를 약 1억달러에 매각하기 전에 사이트의 창설자이자 소유주였다. 성공적으로 등록을 마치면 그 때부터 누구와 사귀고 싶은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마이스페이스는 누구든지 친구와 더 친밀한 관계를 갖도록 도와준다. 온라인에서는 더 붙임성이 생겨서 특히 학교에서도 서로를 더 잘 알게 된다.
그러나 마이스페이스가 온라인으로 배회하기 안전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웹사이트와 다른 네트웍에 많은 범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동 성욕자들을 비롯한 온라인 성범죄자들이 마이스페이스, AOL 인스턴스 메신저(AIM) 등 온라인 네트웍을 사용하는 순진한 청소년들을 유혹하려다 걸리곤 한다. 그러나 이들 사건은 가장 극단적인 사례다. 더 사소한 사용은 남의 페이지를 방문해 불필요하게 시간 낭비하는 것에서부터 친구의 페이지에 지나치게 글을 올리는 정도다.
온라인 네트웍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친구들을 제공할 수 있는데 이들 네트웍의 부적절한 사용이 네트웍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의견을 독차지한다.
네트워킹 사이트 안전에 대한 웹사이트
▶www.eff.org/bloggers/lg/faq-students.php - 사생활 보호, 인터넷 안전, 온라인 인신공격, 법적 권리 및 책임 등 네트워킹 사이트 사용자들이 알아야 할 정보를 담았다.
▶www.cyberbully.org - 사이버 불링에 대한 웹사이트
▶www.myspace.com/safetytips - 마이스페이스가 학부모들에 제공하는 안전 팁들. 자녀의 개인정보를 제거하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www.wiredsafety.org/internet101/blogs.html - 온라인 안전을 위한 단체 사이트.
<우정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