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stic 몸에 안좋은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데...
LA사는 30대 주부 이 모씨는 최근 주방에 잔뜩 쟁여 놓은 플라스틱 용기를 버려야할지 그대로 둬야할지 고민이다. 얼마전 인터넷으로 환경호르몬에 관한 ‘SBS 스페셜’방송을 보고난 까닭이다. 이씨는 “모든 주방용품을 유리로 바꿔야할지 고민”이라며 “더구나 얼마 전에 유명 플라스틱 저장용기를 잔뜩 사놨기 때문에 버리기가 아까운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열 가하면 신체 기능 교란하는 독성물질 생겨
저장용기 유리제품으로 바꿔야 하나 소비자 고민
당국선 “안전성 문제없다” … “그래도 찜찜”
■ 환경 호르몬이 뭐길래?
최근 주부들이 모였다 하면 ‘환경호르몬’에 관한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가정의 먹거리를 책임져야 하는 일선에 선 주부들 입장에서는 환경호르몬 문제가 멀리 있는 얘기가 아니기 때문.
미주지역에서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는 주부 대상 인터넷사이트 ‘미즈빌(mizville.org)’, ‘미씨유에스에이(missyusa.com)’ 등에서는 이 방송을 본 주부들의 고민이 쏟아져 지난 9~10월달 내내 환경 호르몬에 관한 게시물들은 조회수 1,000회 이상 웃돌았을 지경이다.
아예 저장용기를 모두 플라스틱에서 유리제품으로 바꿨다고 하거나 유기농 채소, 육류제품을 먹겠다고 하는 가하면 어차피 이전부터 나온 얘기들인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 아니냐, 그냥 살던 대로 살겠다고 소신론을 펼치는 주부들도 있다.
그런 한편 최근 이미 한국에서는 또 환경호르몬 논란과 관련해 플라스틱 용기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정청의 발표가 나온 상태다.
그렇다면 환경호르몬은 도대체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환경호르몬은 내분비교란물질(endocrine disruptor)을 말한다. 산업화 사회가 되면서 인간이 만든 환경 화학 오염물질에서 생겨난 가짜 호르몬으로 생물체에 흡수되면서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케 하는 화학물질, 독성물질 등을 일컫는다.
얼마전 뉴욕타임스에서도 일찍 생리를 시작하거나 가슴이 커지는 프리 스쿨 여자 어린이, 가슴이 커지는 십대 소년들 등 사례와 연구를 소개하면서 아이들이 조숙하게 크는 것이 아니라 환경호르몬과 화장품의 독성물질이 원인이 아닌가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영직 내과 전문의는 “한국에서 환경호르몬에 관한 것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것과는 달리 사실 미국내 유명 의학 저널에서는 아직 플라스틱 제품이나 환경호르몬에 관한 연구가 발표된 것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의학적으로 아직 확실한 근거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며 인간 자체가 수명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여러 병들이 생기기 때문에 꼭 환경호르몬 때문에 암이 생긴다던가, 질환이 생긴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레인지 돌릴 때가 문제다
플래스틱 랩, 음식에 안닿도록
환경 호르몬 ‘불안’
식기 사용전엔 반드시
‘전자레인지용’여부 확인
FDA선 “건강 큰 위협없다”
■ FDA에서는 어떻게 말하나
플라스틱 용기가 안전한가에 대한 것은 아직까지 정답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FDA에서는 전자 레인지(microwave oven)에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음식에 녹아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증거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이옥신은 어떤 물질을 태울 때 생겨나는 것으로 뜰에서 쓰레기, 나무, 기름 등을 태울 때 생성되는 것으로 이제는 어디에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 환경건강과학 연구소(NIEHS)에서는 다이옥신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동물실험에 따르면 장기간 노출된 경우 자손번식 및 성장 문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다이옥신은 체내에 들어오면 지방세포처럼 저장되며 물에 녹지 않아 배출되기도 힘들다. 물론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얼린 플라스틱 병의 경우 다이옥신이 스며들 걱정은 없다.
하지만 합성수지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PC)로 만들어진 용기는 ‘비스페놀 A(bisphenol A)’란 화학물질을 배출할 수 있다.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되는 비스페놀 A는 플라스틱을 열로 데우거나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하면 방출 될 수 있으며 유방질환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가 플라스틱 젖병, 물통, 저장용기, 선글라스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FDA에서는 만약 사람에게 유해할 정도라면 이미 조처를 취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에스트로겐과 같은 작용을 하는 ‘비스페놀 A’는 코팅된 통조림에서도 검출될 수 있다. 하지만 FDA에서는 캔푸드에서 아주 소량의 ‘비스페놀 A’를 발견했지만 건강에 큰 위험이 없는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플라스틱 랩 속에 들어 있는 DEHA 란 환경호르몬 물질로 추정되는 성분도 열을 가열하지 않아도 물에 녹는 성질이라 되도록 음식과 닿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하지만 미 플라스틱 협회(American Plastics Council)에 따르면 미국내에서 시판되는 플라스틱 물질에는 다이옥신이 검출된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이옥신은 화씨 700도 이상의 온도나 연소될 때 검출될 수 있는데 화씨 700도 이상 온도로 음식을 데우면 음식이 너무 뻣뻣해 먹지 못하게 된다는 것. 또한 APC에서는 유연성 PVC를 제조하는 데 사용돼온 가소제 프탈레이트(phthalates) 역시 많은 플라스틱 용기에 함유된 성분으로 지난 40여년간 안전하다고 사용돼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 플라스틱보다 먹거리가 문제
지난 1979년도에 의학저널 란셋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성장기 어린이들의 가슴이 커지는 데에는 쇠고기와 닭고기에 함유된 에스트로겐이 한 원인이라는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이상준 산부인과 전문의는 “고기나 생선에 함유된 호르몬, 항생제나 채소와 과일을 크게 하는 호르몬제 등이 문제”라며 “또한 고기를 빨갛게 보이기 위해 사용되는 나이트로 옥사이드 같은 화학제 등 음식에서 섭취되는 환경호르몬으로 인해 여성의 경우 자근 근종이 커진다던지, 불임의 원인으로 지목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까지 의학이 근거를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플라스틱 제품은 자제하면서 사용하고, 미원이나 화학조미료는 사용하지 말고, 유기농 농산물과 육류제품을 먹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전자레인지사용 주의점
1회용 용기 녹을수 있어 넣지 말아야
FDA에서는 음식과 접촉되는 플라스틱 용기나 랩을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할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자레인지용(microwave-safe) 제품인지 살핀다. 전자레인지용이라 표기된 제품은 검증된 제품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 전자레인지용으로 표기 되지 않은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레스토랑에서 투고용(to go)으로 받아오는 용기는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가린 포장 용기나 일회용 용기 등은 녹을 수도 있으므로 절대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않는다.
▲ 패키지된 음식의 라벨을 주의깊게 살펴야한다. 전자레인지 사용에 관한 지침이 없다면 절대로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말고 다른 용기에 바꿔담아 데운다.
▲ 커버가 필요한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돌릴 때는 유리나 세라믹 커버를 사용한다. 전자레인지에 안전하다고 명시된 플라스틱 랩이나 파치먼트지(parch-ment paper) 등을 이용한다.
▲ 전자레인지에 안전하다고 나온 랩이라도 절대로 음식에 직접 닿지 않게 사용한다. 어떤 제품은 음식과 랩 사이에 1 인치정도 공간을 주는 것이 좋다고 명시하기도 한다.
▲ 너무 얇은 플라스틱 용기나 마켓에서 받아오는 플라스틱 봉지는 절대로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않는다.
■ 플라스틱 제품에 쓰인 번호는 어떤 의미
미 플라스틱 협회(APC)의 웹사이트(http://americanplasticscouncil.org/s_apc/sec.asp?TRACKID=&CID=313&DID=931) 에 가면 각 플라스틱 제품의 번호와 소재, 성분 및 사용되는 제품, 리사이클링 등에 대해 설명이 돼있다. 참고로 1번은 PETE(폴리에틸렌 수지), 2번은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3번은 PVC(폴리바이닐 클로라이드), 4번은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5번은 PP(폴리프로필렌), 6번은 PS(폴리스티렌)가 재질이며 7번은 앞에 말한 6가지 재질을 섞었거나 2개 이상의 재질로 만든 합성제품이다.
한국에서는 최근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플라스틱 그릇 대신에 도자기 제품이 뜨고 있다. 여성들이 그릇들을 살펴보고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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