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미 중간선거가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마감되었다. 이라크 전쟁과 여러 스캔들로 어려움을 겪은 공화당의 열세로 상징되는 이번 선거는 미래에 대한 비젼의 대결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공화당에 대한 실망의 표현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워낙 정치부문이 중요한 쟁점으로 등장하다보니 자연 경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점도 이번 선거의 한 특징이라 앞으로 경제 면에서의 변화는 일단 제한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비록 민주당이 12년 만에 다수당으로 복귀했다고는 하나 상원에서의 차이가 백중세이고 타협보다는 강경노선을 선호하는 백악관이 존속하는 한 경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법적 제도적 변화는 기대하기가 힘들다.
상황적으로도 지금의 경제가 특별히 나쁘지 않아 정책의 변화가 그렇게 환영을 받기도 힘들다. 무엇인가 잘못돼 경제가 어려워지고 국민의 삶이 힘들어야 정책적 변화가 환영받는데 지금은 위험은 잠재하나 경제는 그런데로 잘 가고있는 상황이어서 거시적 정책변화의 필요성이 확실치 않다.
더 나아가 경제상황에 대한 핵심정책인 이자율과 통화정책은 의회가 아닌 연방은행이 주도하고 있어 이번 의회구도 변화가 경제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하겠다.
이렇듯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었다고 하나 공화당과 팽팽한 정국이라는 상황과 경제의 현 상태가 위험은 도사리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양호하며 큰 경제의 흐름은 의회의 직접 영향권 밖인 연방은행에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경제 면에서의 변화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각도에서 그래도 관심을 끄는 경제사안들을 보면 우선 민주당이 가장 우려를 표명한 감세정책의 경우 정책시행의 결과 2001년의 경기침체가 빨리 지나갔다는 설이 힘을 받고 있고 더 나아가 금년 들어서는 세율은 낮아졌어도 전체징수액은 늘어 감세정책을 돌이키자는 민주당의 주장이 당장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두번째로 큰 분야인 무역적자 현상을 보면 그 원인과 대책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어느 하나로 통일된 정책을 수립하기가 어렵다. 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입을 줄이고자 관세를 올리면 세계적인 자유무역기조에서 강한 저항을 받게되고 설령 시도해도 보복관세로 미국 수출업이 타격을 받아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또 민주당은 무역 상대국의 노동조건 개선과 환경 보전에 대한 노력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협상대상이 국내기업이 아닌 상대 주권국가이기 때문에 너무 수위를 높이면 국가의 권위를 침해한다는 반발로 연결될 위험이 있어 미온적으로 타협될 사안이다.
재정적자 문제에 있어서도 민주당은 공화당의 무절제한 지출정책을 인기위주의 전략으로 비판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데로 균형예산 즉 세금수입만큼만 지출하는 방식을 시행하려면 당장 사회보장제도에서 부터 많은 혜택 감소를 가져올 수 밖에 없는데 그 많은 표를 무시하면서까지 과감한 지출감소나 세금인상을 시도할 지는 아무래도 부정적이다.
이렇듯 거시적인 분야에서의 한계와 달리 미시적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의 가시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우선 기업 분야에서는 민주당의 줄기세포 연구와 국토안보강화에 대한 지지성향으로 인해 생명공학 및 보안관련 업계에게는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반면 제약업, 국방산업, 그리고 에너지산업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이 분야의 약세가 예상된다.
서민층에게 가장 관심이 대상인 최저임금의 대폭인상은 민주당 주도하에 공화당 의원도 다수 동조하고 있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여 저임금에 의존하는 업계는 늘어날 부담을 대비해야할 것이다.
이렇듯 민주당의 약진으로 기업과 개인의 미시적 분야에서 여러 변화가 있을 것은 분명하지만 거시적인 부문에서는 일단 예정대로 잘 돌아가고 있는 지금의 경제상황을 크게 변화시킬 위험부담을 안을 수 없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거의 대등한 상태에서 2008년의 대선 전까지는 경제 면에서 논란은 많으나 결정과 실행은 미약한 그러면서 현재의 경제정책이 대부분 유지되는 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운화> 커먼웰스 은행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