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서 근무하고 있는 34세의 젊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받은 정기 건강 검진에서 다른 건강 수치는 아무 이상 없었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높다는 판정을 받아 걱정이다. 얼마전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도 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고기도 적게 먹었다. 흔히 말하는 ‘한 덩치’하는 탓에 아내와 함께 걷기 운동도 시작했다.
중견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송모씨. 막 50세를 넘긴 송씨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꽤 높게 나와 최근에는 아예 좋아하던 고기를 끊었다. 고기를 끊고나서 수치가 많이 좋아졌다는 송씨는 회식자리를 가도 생선 종류를 먹고, 그간 별로 입에 대지 않았던 채소의 매력에 빠져보려고 애쓰고 있다.
‘심혈관 질환’예방, 채식·운동을 하라
기온 떨어지면 혈관 수축, 혈압상승따른 성인병 조심할 시기
인스턴트나 너무 단 음식 피하고, 현미 등 자연식으로 식단조절을
최근 콜레스테롤 때문에 식사조절, 운동을 시작한 한인들이 많다. 가디나 석병원의 석태영 내과 전문의는 “콜레스테롤은 30~40대가 아니라 식습관 때문에 아주 어려서부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제일 처음 먹기 시작한 맛에 길들여져 단 음식, 인스턴트 푸드, 정크푸드를 많이 먹고 운동을 적게 하면 뚱뚱해지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혈관계 질환에 주의해야 하는 다가오는 겨울철 건강 관리를 위해서도 콜레스테롤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오를 수 있으며 콜레스테롤이 혈액 내 너무 많아지면 혈관 벽은 좁아지고 유연성도 떨어져 고혈압, 뇌졸중, 심장마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콜레스테롤이란’
체내의 지방질... 과다땐 ‘독’
<정상인의 동맥(왼쪽)과 콜레스테롤이 낀 동맥>
‘콜레스테롤’하면 흔히, 고기, 새우 등을 음식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체내 지방질 중 하나가 바로 콜레스테롤이다.
콜레스테롤 역시 우리 몸에 필수적인 요소. 다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된다. 콜레스테롤은 신경조직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으며 세포막을 이루고 있는데, 세포막에 드나드는 모든 물질을 방어하는 역할과 필요한 것은 세포에 흡수되게 한다. 또한 남성 호르몬, 여성 호르몬의 원료가 되며 피부조직에도 쫙 깔려있어 피부에서 수분이 발산되는 것을 조절해준다. 지방이 소화되는 것을 돕는 담즙의 성분 중 하나로 담석의 주요 성분이 되기도 한다.
콜레스테롤은 관련 음식을 하나도 섭취하지 않아도 우리 몸에서 생성된다. 간에서 80%, 그외 나머지 기관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진다.
‘나쁜 콜레스테롤’(LDL), 혈관 벽 좁게해 고혈압·뇌졸중·심장병 유발
■ 콜레스테롤 뭐가 나쁜가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면 혈관이 좁아진다. 혈관이 좁아지면 뇌졸중, 심장마비, 신장의 부작용 등 혈관과 관계된 곳에서는 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는 고기, 기름기 많은 음식 등을 과다 섭취하면 높아진다. 또한 음식 섭취로 콜레스테롤을 만들 재료가 많아지거나 이미 만들어진 것을 사용하지 못하면 계속 축적돼 문제가 될 수 있다. 스트레스도 한 원인이며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신진대사가 느려져 기름기가 제대로 대사가 안 되서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술을 많이 마시면 높아진다.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으며 물이 주성분인 혈관 속에서 단백질과 결합해 돌아다니는데,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고밀도 지단백),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저밀도 지단백), VLDL(초저밀도 지단백) 등 3가지로 나뉜다.
LDL은 자꾸 혈관 벽에 붙어 혈관 벽을 좁게 하며 혈액 속의 많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에 달라붙어 혈관을 굳게 해 동맥경화증을 일으킨다. 동맥경화증이 생기면 혈관의 유연성 없어지고 좁아져 결국 혈압이 높아지고 뇌졸중, 심장병 등 여러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HDL 은 혈액속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을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에 붙은 LDL을 떨어지게 해 원래 고향인 간으로 돌아가게 한다. LDL이 간으로 가게 되면 다시 중성지방과 합해 피 속으로 다시 순환하거나 아니면 분해돼 배설된다.
콜레스테롤 조절은 바로 HDL 수치는 높이고 LDL 수치는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콜레스테롤 수치를 볼 때는
정상인에게도 콜레스테롤 수치는 중요하지만 특히 당뇨나 고혈압 환자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건강할 때는 총 콜레스테롤이 200㎎/㎗ 이하면 정상이다. 석 전문의는 “HDL은 건강할 경우 40 ㎎/㎗이상이면 정상으로 보지만 HDL은 60 ㎎/㎗ 정도, LDL은 130 ㎎/㎗ 이하면 좋다”며 “하지만 당뇨나 혈압 있는 경우 LDL은 100㎎/㎗ 아래를 유지하는게 좋다”고 지적했다. 또한 “혈액 검사를 통해 건강한 사람이라도 총 콜레스테롤이 240㎎/㎗가 넘으면 음식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라고 조언한다”며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는 200㎎/㎗만 돼도 약을 처방하며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으로 3개월 후 수치가 떨어지면 잠시 약을 끊었다가 다시 3개월 후 재어 보아 높아지면 다시 약을 먹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HDL은 음식 조절보다는 운동을 통해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
■ 콜레스테롤 조절 음식 섭취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려면 첫째는 음식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하면 무조건 고기만 안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채식과 현미밥 위주로 자연식을 골고루 균형있게 먹어야 한다.
석 전문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고기는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하지만 먹을 게 없다고 그냥 포기 하지 말고 조리법에 주의하고 영양 균형을 생각해 자연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야채와 과일은 배부르게 먹어도 좋다. 한인의 주식인 밥은 흰 쌀밥대신 덜 정제된 현미밥을 먹는다. 현미 껍질에 붙어있는 섬유질은 기름기와 당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대변으로 배출되게 한다. 현미밥은 변비나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가장 추천되는 음식이다.
소다나 단것은 금물. 케이크나 과자, 소프트 드링크, 주스 등 단 것은 우리 몸에서 필요한 부분은 사용되고 나머지는 지방으로 변해 피하지방에 축적된다. 그렇게 되면 콜레스테롤이 올라가며 비만 등 여러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지나친 당분이나 알코올 섭취는 중성지방을 증가시키는데, 중성지방은 LDL의 분비를 촉진하며 혈관에서 LDL과 결합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굴, 게, 가재, 새우 등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도 주의해야 하며 굴비나 멸치 같은 등이 노르스름한 생선에도 콜레스테롤이 분포돼 있어 적당히 섭취한다. 버터나 마가린 같은 포화 지방 음식도 피해야 한다.
채소를 먹을 때도 마요네즈나 드레싱은 첨가하지 않고 생으로 먹도록 한다. 식물성 기름, 해바라기 씨, 땅콩, 들깨, 올리브 오일 등은 먹어도 좋다. 하지만 땅콩이나 해바라기 씨 등 넛츠 종류는 기름에 볶거나 튀기지 않도록 한다.
또한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트랜스 지방. 트랜스 지방 역시 LDL과 똑같이 몸에 해롭다. 공장에서 이미 만들어진 음식, 과자, 캔 음식, 냉동식품, 가공 식품, 전자렌지에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레디메이드(Ready-made) 음식 등에는 트랜스 지방이 거의 있다고 봐야 한다.
’콜레스테롤 조절과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
1. 포화지방과 지방 섭취량을 줄인다.
2.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
3. 현미밥을 먹는다.
4. 단 음식, 짠 음식, 기름기 많은 음식은 피한다.
5. 운동은 하루에 45분씩 일주일에 5일은 한다. 걷는
운동이 가장 추천할 만하다. 관절이나 걷기가 힘든
경우 수영이 차선책이다.
6. 스트레스가 적은 생활을 한다.
7. 물은 커피잔으로 하루 8잔, 2L 마신다.
8. 튀긴 음식이나 기름을 많이 사용한 음식은 피하고
조림이나 기름 없이 굽거나 쪄서 먹는다.
9. 술을 삼간다.
10. 정크푸드, 가공음식, 인스턴트 등은 피한다.
11. 전문의를 찾아 정기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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