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술좌석에서 H라는 선배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벼룩시장에서 책을 샀는데 별로 유명한 작가도 책도 아닌 것 같아 기대도 안 했는데 그 중에서 아래와 같은 매우 흥미로운 구절이 있었답니다.
루즈벨트 대통령, 스탈린 수상, 처칠 수상 셋이서 2차대전 마무리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독일이 다시 군사 대국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우리가 분할 점령, 통치하자”하면서 모두 동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도 같은 방식으로 분할하려는데 처칠 수상이 한마디 했답니다. “우리 대영제국은 식민지 정책에서 단 한번의 실패를 했지요. 중국입니다. 아편전쟁을 일으키고, 북경까지 쳐들어 갔으나 식민지화를 못했습니다. 이제 이 전쟁이 끝난 후 언제인가 이러한 중국은 아주 세계의 골치거리가 될지 모릅니다. 우리는 일본이라는 대항마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자면 분할통치는 안됩니다. 일본은 미국에게 맡깁시다.”
이 말에 욕심쟁이 스탈린 수상도 동의하고, 그 타협의 대안으로 한국을 분할했다고 합니다.
나는 이 말이 지워지지 않으면서 오늘의 북핵사태를 봅니다.
처음 소위 6자 회담이 시작될 때, 중국이 마치 ‘의장국’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회의장소는 항상 북경에서, 중국이 날짜를 정하고 스포트라이트를 화려하게 받고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보니 중국의 모양세가 형편없이 추락했습니다. 북한 하나 제대로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미 국무장관 중국 방문에 앞서 평양 갔다 와서 “북한 방문이 헛되지 않았다. 제2차 핵실험은 없다고 하더라” 연락병 역할이나 하고, 미 라이스 국무장관은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시치미 뚝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어찌되었던 미국과 일본은 북한 제재를 유엔에서 만장일치로 받아 세계의 지원을 얻어 모든 일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뉴스를 보니 힐 미 협상대표가 금강산 관광을 북한에 돈 주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 할 때 저는 온 몸이 오싹했습니다. 이번 북핵 유엔 결의안이란 최소한 현대그룹의 금융제재, 현대상선의 미국 또는 전세계에 출입금지를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이것은 현대그룹이 아니라 한국 전체에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을 굴복시킬 의사가 없다고 동문서답인지 선문선답인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미국은 북한이란 중환자를 중국과 한국보고 양쪽 팔에 주사바늘을 꽂아놓게 하고, 병을 고치는 주사는 안되고, 생명을 이어가는 영양주사나 놓으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보유 때문에 일본, 대만, 더 나아가 한국까지도 핵개발 보유를 하도록 유도를 하는 것은 아닌지요. 그렇다면 미국은 중국 대하기가 얼마나 좋겠습니까.
동북아시아 모든 국가들이 군비증강하고, 팽팽한 긴장감으로 힘도 빼게하고, 돈도 쓰도록 하고, 이 틈에 미국은 이쪽저쪽 다독거리기도 쉽고 말입니다.
거기다가 현재 중국의 계층간의 빈부격차, 내륙과 해안지역의 빈부, 경제 발전, 국가혜택의 격차 그리고 그 많은 소수민족 문제를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연관시키면서, 또 무슨 상황을 전개시키지는 않겠는지요.
고사성어에 성동격서(聲東擊西)란 말이 있습니다. 동쪽에서 요란하게 떠들면서 진작 치기는 서쪽에서 한다는 말이지요. 혹시 현재 미국이 성 북한, 격 중국의 전법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가만있자, 내가 정치학자도 아닌데 이렇게 글을 끝내서야 되겠습니까. 글쟁이처럼 끌내야죠. 어찌 글 구상이나 할까요.
2007년 연말파티. 북한 이 아무개라는 인민군 상장이 수하 사단장급 장성과 뱀술, 진달래술을 마시고 있다. 이러다가 이 상장이 한마디 한다. “코냑 술 먹어본지도 벌써 오래됐구먼. 거 김정일 장군 사제 창고에 가서 코냑 몇 병 얻어오라구. 우리 입가심이나 하게…”
이렇게 시작해서, 김정일 측근 경호부대와 인민군 수뇌부 직할부대의 마찰, 총격전 이것이 이상하게 전개되며 북한 인민군이 남한으로 장사정포를 쏘아대고, 그러나 곧 기름도 없고 무기도 녹슨 상태라 한국의 반격으로 궁지에 몰려서 중국에 원조를 청하나 무위로 끝나고…
북쪽으로 도망가던 군부, 에라 모르겠다, 이렇게 개죽음하기 보다는 모두 끌어들어야 우리가 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면서 핵폭탄, 일본 중국에 터뜨리고, 중국이 북한 개입전 뒤를 깨끗이 한다고 대만을 건드리다가 대만은 상해 북경에 핵폭격, 중국은 타이페이 초토화… 일본 중국 대만 북한 남한 누구가 적이고 누가 우군인지 모른채 서로 쏘아대고…
일본 중국 대만 한국은 각각 수십만이 희생되고, 전 산업이 마비, 주민들은 핵분진으로 피부암으로 고통받고. 마침내 미국이 제시한 즉각 휴전안이 UN에서 결의되고…
전 동북아시아 폐허의 도시에 미국 평화봉사단이 GM 혹은 Ford 트럭을 타고 피부암 치료제 구호 약품을 싣고…
그 트럭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뉴스. “오늘 GM, Ford, IBM 상반기 기록적 흑자의 영업실적에 힘을 얻어 다우존스 지수가 드디어 4만을 돌파했습니다. 2006년 10월 지수 1만2천에서 1년만에 3배가 오른 수치입니다…”
때르릉… 전화가 온다.
“이 녀석아, 어찌 생각하는 것이 유치하면서도 백해무익한 그런 생각만 하냐. 그리고 사실 세계에서 인권 민주 도덕, 악마 또는 악의 축이란 단어를 쓰면서 외교를 하는 나라 미국이외에 있던 적이 있었냐? 그런 것도 생각 못 하면서 글의 골격을 생각하니 삼류 글쟁이도 못되지…”
“아니 점심 먹고 잠깐 조는 사이에 제가 비몽사몽 꿈을 꾼 모양이군.”
쯧쯧… 무슨 글 골격하나 생각만 해도 누가 전화를 해서 나를 움츠리게 하지… 난 언제 글다운 글을 쓸지…
이영묵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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