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이 아닌 자유로운 의견 발표
자녀가 자신의 주인 되는 인성교육
우리 한국민족들도 아주 강인해서 그렇게도 많은 외적의 침입을 받고도 5천년의 역사를 유지해 왔지만 유대인들도 한 때 나라를 잃고 온 세계를 방랑하다가도 돌연히 1948년, 근 2천년전에 잃었던 나라를 다시 회복한 놀라운 민족이다. 그리고 오늘날 온세계에서 과학, 의학, 법조, 정치, 사회, 경제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각 분야에서 역사의 흐름을 바꾼 Freud, Einstein, Karl Marx 같은 사람들도 잘 알려진 유대인들이다. 미국에서는 상원 하원에 골고루 심겨져 있고 주지사와 여러 정치의 요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유대인은 미국 전체 인구의 1%밖에 되지 않지만 미국의 유명대학 교수의 25%가 유대인이고 신문 방송 잡지, 영화계를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우리는 한명이 겨우 받은 노벨상을 2005년 현재 이미 150명이상이나 수상자를 내고 있다. 뿐만아니라 음악, 농수산업, 금융, 자원재활용산업, 의류산업 등등도 유대인의 큰손들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어서 유대인의 절기에는 뉴욕증권시장과 시카고 현물거래시장의 거래양이 확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면 이들의 이런 막강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교육계의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유대인들의 특이한 자녀 교육법인 쉐마에 기인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쉐마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토라 즉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와 규례에 대해서 모세가 쓴 모세5경을 배우게 해서 하나님은 오직 한 분이시라는 것과 그를 온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하여 사랑하라는 것을 가르치는데 그 방법도 아직 특이하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가르치는데 주입식이 아니라 구절 구절을 읽어 주면서 그 뜻을 깊이 묵상하게 하며 아무리 유치하더라도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도록 권장해 준다는 것이다. 정답을 제시해서 암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계속해서 탐구해가게 해서 어렸을 때부터 구절구절을 깊이 마음 속에 새겨서 또 그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나이에 이르러 어느 정도 역사와 율법과 규례를 알게 되면 본인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그것은 과연 내가 이 책에 적혀있는 대로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하겠다고 결단을 내렸을 때 랍비 앞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고 이에 합격을 하면 바미츠바 즉 언약의 아들 이 되는 예식을 치르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예식은 보통 일찌감치 13∼14살 때 하지만 꼭 정해진 것은 아니라서 한 할머니는 65세의 고령에나 이 예식을 치렀다고 (여자는 받미츠바, 즉 언약의 딸) 잡지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어쨌든 어느 때이던지 본인이 이런 결심을 하게 되면 이 예식을 치르게 되는 데 일단 치르고 나면 그 후로는 부모 혹은 세상의 그 어느 누구도 아니고 본인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모든 행동의 책임을 지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우리도 아이들이 어렸을 적부터 이 방법과 비슷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어렸을 때부터 토라대신 성경으로 대신했고, 성경을 가르칠 때는 처음부터 일정한 답을 가르쳐 주고 암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구절을 읽게 하고 그 들이 무엇을 느꼈나, 무엇을 못 알아들었나 묻는 것에 대해 답해주는 식으로 진행해서 되도록 애들이 많이 생각하고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데 힘을 썼던 것이다. 이것을 초등학교 때부터 매주 한번 씩 12년간 했으니까 약 600회를 했는데 유대인들의 바미츠마 대신에 우리 아이들의 16째 생일을 좀 더 특별한 생일로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이 때 본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아주 좋은 주석성경을 생일 선물로 주면서 앞으로는 이 책을 열심히 배우고 이에 기록된 대로 살되 본인이 하는 행동은 모두 본인이 직접 하나님 앞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다짐받는 예식을 해 주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전부터 이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녀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신조였기 때문이지만 부모의 역할은 운전수가 아니라 뒷자리에서 밀어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즉 그들의 삶의 제재자나 통제자의 역할보다는 뒤에서 후원을 해주는 도우미의 역할임을 잊지 않도록 힘써왔다. 사실 값지고 행복한 삶을 살려면 꼭 무슨 대학을 가고 무슨 직업을 가지고 어느 정도의 경제적 수준이 있어야 한다고 믿지 않았기에 무엇이 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무엇을 하던간에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또 그 결과에 책임을 지고 그 결과에 만족을 하고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각자가 한번 받은 삶을 자기만이 가질 수 있는 하나의 작품이라는 인생에 대한 소유의식을 심어주어서 각자 선한 의도로 열심히 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가 작고하면 3년상을 치러야 했던 그런 의무감으로 묶였던 종래의 부모관을 탈피해서 아이들이야말로 미래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대해주며 무엇을 하더라도 하루하루를 감사하고 살게 하고, 알던 모르던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매일 무엇인가 심으며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콩 심은데서 반드시 콩이 나고 팥심은데서는 반드시 팥이 나듯 우리는 꼭 우리가 뿌린 씨의 열매를 거둘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서 매일 매순간 노력을 아끼지 말고 세월을 아끼고 살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부모는 자식들이 각자 자기 길을 잘 찾아서 나아갈 때에 누구보다도 기뻐해주는 사람이지만 부모는 어디까지나 아이들이 배우자를 찾아 가정을 꾸미고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임시적인 보호자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우리도 이것을 잊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
과연 우리의 교육신조가 유대인들의 쉐마교육처럼 주효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각자 열심히 공부하고 일을 해서 우리에게 많은 기쁨을 안겨다 주고 각자 앞길을 헤쳐나가는 것을 볼 때 그렇게 많이는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으로 오직 감사할 뿐이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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