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달러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뭐가 있을까.
한국이라면 돈 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길거리 분식에서부터 한식까지 무궁무진하고 때로는 식후 커피 한잔까지 해결 할 수 있는 비용일 것이다. 그러나 LA 한인타운에서 10달러로 식사와 커피 혹은 디저트까지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일부 식당에서는 떡볶이나 라면 한 그릇도 7~9달러나 하고, 하다 못해 식후에 즐기는 팥빙수도 9~10달러,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무려 7.50달러에 육박하는 곳이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세금과 서비스 팁까지 가세하다 보면 점심식사비 혹은 식후 디저트 비용만 일인당 10달러를 훌쩍 뛰어 넘기 일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갑에 10달러 달랑 한 장 들어있는 날이면 점심 장소를 선택하기도 불안한 것이 현실이다.
점심 사정이 이럴진대 저녁 식사는 오죽할까. 분위기 좋은 하이-엔드 레스토랑이 아니라도 평범한 식당에서 밥 한 공기 먹고 나오면 식사 값으로만 20달러를 훌쩍 넘기기 일쑤며, 여기에 소주 한잔 혹은 식사 후 커피 한잔과 케이크 한 조각이 플러스되면 저녁약속 비용으로 30~40달러는 우습게 소비되는 것이다. 아무리 소비가 미덕이라지만 평범하게 먹는 식사로 만만치 않은 돈이 나가는 것은 왠지 아깝기 짝이 없다. 특히 어린 시절 집 앞 분식집에서 코 흘리며 먹던 떡볶이 한 그릇, 김밥 한 그릇을 돈 만원 가까이 지불하고 사먹는 것이 왠지 억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이같은 문제를 누구보다 절실히 피부로 접하는 사람들은 주머니 사정이 빡빡한 봉급쟁이 직장인들, 유학생, 백수(?)들일 터. 이들을 위해 LA 한인타운에서 10달러로 든든한 밥에 식후 커피한잔까지 포함한 끼니 때우기 프로젝트에 나서 봤다.
반가운 사실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발품을 팔면 한인타운에도 3~6달러 식사메뉴를 갖춘 식당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 5달러 이하의 식사도 생각보다 많았는데 ‘싼 게 비지 떡’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훌륭한 한끼를 제공하는 이 식당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인심 등 가장 기본적인 조건에 충실하여 오랜 세월 사랑을 받고 있었다.
10달러 한 장으로 배불리 밥 먹고 스타벅스 커피 한잔까지 곁들일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한다.
오랜 세월 변함없는 맛과 부담 없는 가격으로 사랑 받아 온 할매집.
백반세트 2.99~3.99달러… 고향맛 그대로
할 매 집
3122 W. 8th Street LA (213)385-0655
공기밥과 찌개, 밑반찬이 차려진 백반세트가 2.99~3.99달러라면 믿어지는가.
정겨운 고향집 할머니같이 푸근한 할매집은 설렁탕과 시금치국은 2.99달러, 청국장과 해장국, 동태찌개는 3.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24시간 내내 제공한다.
또한 오전 5시~낮 12시는 김치 콩나물국, 닭곰탕, 순두부, 미역국을 2.99달러에 제공하는데 2.99짜리 음식은 세금을 포함해도 3.20달러며, 3.99달러 음식은 세금포함 단돈 4.30달러. 4~5달러로 든든한 한끼를 해결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판매하고도 수지가 맞을지 궁금해 업주에게 물어보자 “요즘은 불경기라 청국장이 하루 300그릇 정도 팔리지만 전에는 400그릇씩 팔렸다”며 “많이 팔리니까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맛은? 구수하면서도 정겨운 청국장과 된장찌개는 그윽하면서도 깊은 맛에 잃었던 입맛이 고스란히 되돌려주며 정갈한 반찬도 입맛을 돋운다. 찌개에 밥 한 공기가 허전하다면 조기구이를 추가하자. 단돈 1달러를 더 내면 지글지글 구워진 맛깔 나는 조기 한 마리를 곁들일 수 있다. 주 7일 24시간 영업한다.
단돈 3.99달러에 즐길 수 있는 할매집의 청국장. 밥과 반찬 등과 함께 서브된다.
싼게 비지떡이라고?“천만에, 맛도 끝내줘”
숟가락 젓가락
3417 W. 6th Street LA (213)739-4321
6가와 켄모어에 위치한 숟가락 젓가락. 이름에서부터 입맛이 도는 이 곳은 본래 김밥과 라면, 떡볶이 등이 주를 이루던 분식점이었으나 최근 각종 찌개와 냉면, 설렁탕, 떡만두국 등 각종 한식에 일식 롤, 테리야끼까지 선보이는 등 메뉴를 대폭 확장했다.
특히 오전 11시~오후 2시는 저렴한 가격의 런치스페셜을 제공하는데 김치찌개, 된장찌개, 고추장찌개, 콩비지, 설렁탕, 떡만두국, 잔치국수, 비빔국수, 콩국수, 쫄면, 소고기 볶음밥, 김치 볶음밥 등이 모두 5.49달러로 세금까지 포함해 6달러다. 또한 김치, 떡, 만두, 참치, 치즈가 들어간 각종 라면과 김밥, 캘리포니아 롤, 치킨 테리야끼 롤이 4.99~5.99달러다.
이정희 매니저에게 맛에 대해 물었다. “미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해 맛을 내기 때문에 담백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라는 설명. 특히 이 집의 자랑인 눈물 쏙 빼는 최루탄 떡볶이와 최루탄 라면, 매콤하면서도 동시에 시원한 ‘불 냉면’은 매운 맛을 좋아하는 고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데 좋은 재료와 정성이 맛의 비결이라고. 월~토요일 오전 10시30분~오후 11시30분 영업.
이정희 매니저가 추천하는 푸짐한 양의 치킨 데리야끼와 캘리포니아 롤.
설렁탕 2.99… 동태찌개 3.99달러
엄 마 집
3126 W. 8th Street LA (213)385-0655
엄마집은 어머니가 차려주신 듯한 손맛과 정성이 느껴지는 정겨운 식당이다.
할매집과 같이 8가와 카탈리나에 위치한 엄마집은 오전 5시~오후 11시 설렁탕과 시금치국, 닭곰탕과 미역국 등을 역시 2.99달러에,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김치콩나물 해장국을 3.99달러라는 믿을 수 없는 가격에 판매한다.
어디 이뿐인가. 시금치국, 동태찌개, 청국장, 해장국은 낮 11시~오후 11시 3.99달러, 콩비지찌개와 장국밥, 닭곰탕, 떡국, 만두국, 떡만두국, 선지 해장국, 야채죽은 4.99달러. 세금까지 포함해도 4.30~5.40달러 이내에 푸짐한 한 그릇 식사가 해결된다.
밥과 찌개만으로는 허전한 사람들을 위해 오전 9시~오후 11시30분까지 1달러를 더 내면 맛있는 조기 한 마리가 서브되는데 단돈 5달러로 엄마가 차려주신 듯한 정성 가득한 찌개와 밥, 생선이 오른 따끈따끈한 밥상을 받을 수 있다.
오랜 세월 변치 않는 사랑을 받으며 자리를 지켜온 엄마집은 이 외에도 각종 찌개와 구이, 조림 등 다양한 한식 메뉴를 갖추고 있으며 메뉴마다 ‘어머니의 손맛’을 담았다고 자랑하고 있다. 주 7일 24시간 영업.
엄마집의 대표메뉴 동태찌개는 얼큰하면서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단 돈 3.99달러에 맛 볼 수 있다.
안주용 갈비 한 접시 3.99달러
이 가 주
600 S. New Hampshire Ave. LA (213)385-0521
밥집은 아니지만 믿을 수 없는 파격적인 가격에 안주를 제공하는 이가주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지만 술 한잔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올해 말까지 갈비 한 접시에 3.99달러, 모든 꼬치류를 1.99달러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3.99달러짜리 갈비가 오죽하겠냐고 생각한다면 오산. 지글지글 달궈진 석쇠판에 양파 위에 소복이 쌓인 갈비는 가격을 믿을 수 없을 만큼 푸짐하고 맛도 훌륭하다. 이가주가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에 안주를 제공하는 이유는 새로 출시한 ‘살얼음 소주’의 홍보를 위해서다. 살얼음 소주란 온도조절 기술을 통해 만들어낸 얼음이 살짝 낀 독특한 소주로 이가주의 제프 연 사장의 야심작이다. 연 사장은 “살얼음 소주를 알리기 위해 갈비를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싱글벙글이다.
3.99달러 갈비는 소주를 주문하는 테이블에 한해 한 접시씩만 시킬 수 있는데 이 외에도 꼬치구이 3.99달러, 김말이 2.99달러 등 저렴한 안주로 부담 없는 술자리를 즐길 수 있다. 주 7일 오후 5시~새벽 2시.
푸짐한 양과 탁월한 맛의 갈비는 이가주가 야심차게 준비한 살얼음 소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마켓 내 간이식당들>
장도 보고 밥도 먹고 일석이조를 노리는 사람이라면 마켓 코너에 위치한 간이 식당들을 눈여겨보자. 조그마한 간이식당이라고 무시했다가는 큰코 다치는 것이, 일반 식당에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 맛도 훌륭하고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주마켓과 한남체인 등 마켓 내 분식집 들은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각종 메뉴가 5달러 내외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한남체인 내 중식집 ‘북경’은 왕소고기만두가 5달러, 야채만두가 5.50달러며, 분식집 ‘만두랑’은 떡라면 4.59달러, 떡볶이는 5.49달러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또한 ‘열차 우동’집에서는 우동이 4.62달러, 김밥 4.16달러에 판매된다.
가주마켓에 있는 중국집 ‘전가복’의 짜장면은 5달러, ‘가주 우동코너 긴자야’의 우동과 잔치국수 5달러, 캘리포니아 롤도 5.50달러에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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