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정씨, 멀리서 온 보람이 있네요
일일관광을 위해 올랜도 파크에서 부랴부랴 달려온 리차드 정(69)씨. 거리가 먼 관계로 새벽부터 준비해 본보 근처 시카고 한인타운에는 오전 6시경 도착했다고. 처음엔 날씨가 좋지 않아 고생할 것 같았던 여행이었는데 의외로 편안하고 볼 것도 많아 참여하길 잘했다는 귀띔이다. 그는 사실 많은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일리노이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는 줄 몰랐다. 참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중에 한국이나 타주에서 누가 놀러오면 이 코스 그대로 소개해줘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 지역에서 33년간 살아온 정씨는 얼마전 운영하던 스시집 ‘후지’를 딸에게 넘긴 뒤 은퇴, 현재 겨울은 캘리포니아에서 보내고 있다. 그는 여기 살 때는 몰랐는데 다른 주에 가보니 다들 일리노이주 경관을 부러워하고 시카고시가 아름답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이렇게 일일관광도 오는 것 아니겠냐고 전했다.
이종희?종현?종숙자매, 우리는 항상 함께 다녀요
여행 내내 같이 다니는 여성 3명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알고 보니 자매인 이들은 원래부터 무엇이든 항상 같이 할 정도로 형제간의 우애가 두텁다고. 83년 미국으로 이민올 때도 따로 오지 않고 모두 함께 왔다는 전언이다. 맏이 이종희(72)씨는 같이 다녀야 뭐든 재미있는 법이라며 심지어 우리는 한국 나갈 때도 항상 같이 간다고 귀띔했다. 일일관광을 주관한 국제여행사와의 인연도 깊다. 이민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자매들이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에 여행을 갔는데 그 때 가이드가 현 강성영 대표라고. 둘째 이종현씨(70)은 생각해보면 그것도 참 질긴 인연이라고 웃었다.
홍영숙씨, 다음에도 또 참가하겠어요
이번 여행으로 일일관광에 세번째 참여한 홍영숙씨(54, 나일스). 교회 친구들과 함께 왔다. 맨 처음 일일관광을 시작하던 날(9월 1일)부터 제일 먼저 신청했다고. 참여할 때마다 내용이 좋아 토, 일 상관없이 앞으로도 계속 신청할 생각이다. 그는 재미있어서 만사 제쳐 놓고 온다며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온 지는 올해로 28년째 접어든다. 이민생활을 바쁘게 하다보니 이제껏 마음 놓고 여행갈 만한 기회가 없었다고. 그는 자식들 다 키우고 내보낸 뒤 할 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일일관광이라도 있어 한인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다며 생각해보니 한국일보 직원들은 휴일에 못쉬게 돼서 안됐다는 마음이 있지만 이렇게 저렴하고 알찬 코스가 앞으로도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영식씨, 손해보고 장사하는것 같아
몰튼 수목원에서 박영식씨는 단풍이 참 곱게도 물들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시카고에 오래 살았어도 볼 만한 곳이 이렇게 많은 줄 모르고 있었다고. 그는 국제여행사 강 사장이 좋은 장소를 워낙 잘 찾아내니 나야 따라다니면서 그저 감탄할 뿐이라고 말했다. 알찬 일일관광의 경비가 단돈 60달러라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박씨는 여행 오기 전에는 솔직히 가격이 싼 만큼 내용도 별 것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의외로 실속있고 편안해 오히려 손해 보고 장사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박계령?준형남매, 오랜만의 나들이 신나요
이날 일일관광에 참여한 이들 중 유이(?)한 미성년자 박계령양(12)과 박준형군(9) 남매. 또래가 없어서 이동 중 심심해보이기도 했으나 목적지에 내리면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왕성한 호기심을 과시했다. 오랜만의 여행인지라 나름대로 들뜬 모습. 누나인 계령양은 집에만 있다가 밖에 나와 돌아다니니 기분이 좋다며 셀폰 카메라로 주변 경치를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으로 동생 준형군은 점심식사를 꼽았다. 박군은 중국식 뷔페가 정말 맛있었다며 하지만 날이 추워서 또 오고 싶지는 않다고 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멜리사 김, 일일관광 더 연장해줘요
여행을 끝낸 뒤 멜리사 김씨는 오래간만에 이렇게 밖으로 나오니까 참 좋다며 일일관광을 몇달 더 연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루 알차게 여행하는 것이 괜히 날수만 늘린 다른 여행보다 피곤하지도 않고 더 낫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하루 만에 돌아보는 코스 선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내실 있는 여행을 준비해준 한국일보와 국제여행사에 고맙다며 사의를 전하기도 했다. 일일관광 신청은 한국일보의 광고를 본 뒤 결정한 것이라고. 그는 솔직히 광고만큼 유익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실제로 접해보니 과장이 아니었음을 느꼈다며 오늘 하루 굉장히 보람되게 보낸 것 같다고 기뻐했다.
조종문?최영자부부, 모처럼의 기분전환이죠
조종문, 최영자 부부는 간만의 자유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코스는 아름답게 숲을 물들인 단풍이었다고. 조씨는 지금 한국 내장산, 설악산 단풍이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며 내가 사는 곳 주위에 이런 데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좀더 많은 관광 코스 개발을 주문하기도 했다. 최영자씨는 오늘처럼 주변 자연 풍광을 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시카고 시내 구경을 못해본 한인도 많을 줄로 안다며 미국에서 시카고시가 가장 아름다운 시 중 하나인 만큼 한국일보에서 시내관광 위주로 하나쯤 개발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윤여송씨, 스트레스가 확 풀립니다
먹고 살기 바빠 이런 경치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네요. 윌링 사는 윤여송씨(66)는 일일관광 내내 아쉬움과 보람이 섞인 감탄을 연발했다. 일리노이에 28년동안이나 살아오면서도 주변에 찾아가볼 만한 곳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는 것. 평상시 일상에 분주하다가 이렇게 여행을 오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라는 윤씨는 왠지 후련하면서 조만간 다시 찾아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을 것 같다. 마음도 후련하고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말했다.
이준희씨, 대타로 왔다 즐기고 가네요
시카고에 사는 이준희씨는 다른 사람 대신 일일관광에 참여한 경우. 그는 원래 동생이 가려고 신청했는데 관광 당일 할 일이 생겨 급히 대타로 왔다면서도 교회갈 준비를 하다가 별 생각없이 황급하게 따라왔지만 일단 와보니 예전에 보지 못했던 게 많아 기분이 무척 좋다고 말했다. 관광 코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전쟁기념관이라고. 11살이었던 1.4 후퇴 때 포탄이 넘어다니던 기억을 떠올리게 돼 잠시 지난날을 떠올리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씨는 시카고에는 지난 87년부터 살기 시작, ‘장모님’ 식당 등에서 주방장으로 근무하는 등 뛰어난 음식 솜씨를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최성용씨, 불통즉통, 통즉불통이오
일일관광 보건담당으로 동승한 최성용씨는 알링턴 하이츠 타운내 늘푸른 보화당 원장이다. 이날 날씨가 추워 자칫 연로한 관광객들의 체력이 저하될 수 있다며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계절이 바뀔 무렵 일교차에 조심하지 않고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면 병고를 겪기 마련이라며 요즘이 특히 주의해야 할 때이므로 다들 건강을 유념하시라고 당부했다. 이번이 일일관광에는 처음 참여한 것이라는 최 원장은 한방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서로 통하면 아프거나 상처받지 않고 서로 통하지 않으면 불편해지는 법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모르던 사이임에도 불구, 서로 말을 트고 사이 좋게 지내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말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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