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장점 진솔하게 담아라
백지를 메워야 하는 고통과 기쁨은 누구나 겪어봤으며 지금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글쓰기는 전문 작가라고 해도 쉬운 일이 아니며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대입 지원서를 작성하는 고교 시니어들이 피할 수 없는 관문이 에세이 작성이다. 대학당국에서 질문하는 내용에 500자 이내로 짧은 에세이를 써야 하는 경우도 있고 별도의 페이지에 1,000~5,000자 이내로 써야 하는 중문의 에세이도 있고 학교마다 그 요구사항이 다르기도 하다. 대학 지원서에 필요한 에세이 작성 요령을 알아본다.
논리적이고 완벽한 것보다
인간적인 면모 드러나야
심오한 토픽은 피하고
재미있고 편안한 문체로
‘필요한 인재’부각시켜야
■대학에서 에세이를 요구하는 목적
고교 성적, SAT점수, 과외활동 기록만으로는 학생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추천서는 타인이 보는 학생평가이다. 그러나 에세이는 학생 스스로 자신에 대해 표현하고 있으므로 학생의 배경, 가정환경, 성격 등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학생 자신으로 보면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고 자신을 가장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에세이이다.
■학교가 찾고 있는 학생임을 보여줘야 한다
대입 지원 에세이의 정형은 없다. “이렇게 써야 한다”는 공식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논리적일 필요가 있고 인간성과 개인적인 면모가 드러나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문법이나 스펠링에 오류가 없는 것이 좋지만 17세나 18세 젊은이들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사정관들은 없다. 예를 들면 1969년 한 학생이 대입 지원 에세이에서 우주공학을 연구하고 싶다면서 달에 첫 착륙한 우주인의 이름을 루이 암스트롱이라고 기록했다. 이 학생은 재즈 트럼펫 연주자였으므로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과 연주자 루이 암스트롱을 혼돈한 것이다. 그러나 이 학생은 입학허가서를 받았고 지금은 우주공학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유명대학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처럼 대학은 완벽한 천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구성원을 원한다. 따라서 대학 에세이 작성 전에 그 대학에 관해 충분히 조사하고 알아볼 필요가 있다.
■자신다워야 한다
읽는데 집중력을 요구하는 심오한 토픽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재미있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토픽을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자신만의 독특함이 드러나야 하지만 문어체로 현란한 수사력을 동원할 필요는 없다. 인쇄체로 평상시에 사용하는 편안한 단어로 구어체로 쓰는 것이 괜찮다고 칼리지보드에서는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일 필요는 있다. 처음 스키를 배울 때 뺨에 와닿는 바람의 느낌이 어땠는지, 토론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기를 기다리는 순간 긴장감이 어땠는지 등.
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표현해야 한다.
■희망과 긍정과 용기를 주는 글이면 호평 받을 수 있다
18세 소년 소녀가 뭐 그리 대단한 삶을 살았겠는가?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에 소재한 포모나 칼리지 수석 입학 사정관인 부르스 포치는 “답답한 현실에 희망을 느낄 수 있고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지원자의 에세이를 읽어 내려간다.”고 말하고 있다. 또 그는 ‘나는 왔고, 보았고 그리고 정복했노라’ 혹은 ‘나는 세상을 구했다’ ‘나는 스포츠 영웅이다’는 식의 에세이는 사정관들에게 거부감을 준다고 귀띔했다.
그의 경험으로 보아 위에 지적한 스타일보다 더 나쁜 에세이는 점수와 추천서, 활동내역은 전혀 뒷받침이 되고 있지 않은데 에세이만 너무 번쩍 번쩍 빛날 정도로 ‘총명하게 쓰여진 것’이다. 이는 십중팔구 누가 대필해 줬거나 혹은 너무 많은 도움을 받은 에세이로 간주된다고 그는 지적하고 있다. 이 보다 더 나쁜 것은 인터넷이나 ‘베스트 에세이’책에서 본 듯한 에세이. 요약하면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을 쓰라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부루스 포치는 학생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가 형제가 있는지, 부모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고교를 다녔고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알고 싶다고 했다. 성적에서는 천재나 영웅이 보일지언정 에세이에서는 인간을 보고 싶다는 얘기다. 그것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간, 만들어져 가고 있는 인간을.
■부모나 외부인의 지나친 개입은 피한다
에세이를 최종 완독할 때도 부모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문법이나 스펠링에 ‘독수리 눈’을 가지고 있는 친구 2명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 부모는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 힘들어 자녀의 에세이를 불필요하게 굴절시킬 염려가 있으므로 비켜서 있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대신 에세이 작성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녀에게 좀 더 일찍 시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주라고 칼리지보드측에서는 조언하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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