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으로서 이국땅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힘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인적 창구가 있어야 이민자로서의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수민족이 정치적 힘을 배양하는데는 보팅 파워를 확보함으로써 원하는 정치인, 공직자를 선출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시카고지역의 한인들은 각종 후보자들을 위한 기금조성행사, 선거 캠페인 등을 통해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도 투표율은 유권자 인구수에 비해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에 본보는 오는 11월 7일 실시되는 본 선거에 보다 많은 한인들의 투표참여를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한인유권자 등록 현황을 비롯한 커뮤니티내 전반적인 선거 분위기를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정치력 신장…투표가 관건
한인유권자 등록률·투표율 여전히 낮아
오는 11월 7일로 다가온 본 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시카고 한인들 역시 유권자 등록에 참여하거나, 후보자들을 위한 각종 후원 모임을 주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수민족으로서 권리 행사의 시발점으로 인식되고 있는 유권자 등록의 경우 지난 2001년 본보가 최초로 한인 유권자 등록수를 집계한 이후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1년 당시 본보가 쿡카운티 선관위로부터 유권자 명부를 입수, 성씨를 토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카고와 쿡카운티내 한인 유권자 수는 각각 1,691명, 4,799명으로 총 6,490명으로 집계 됐었다.
이후 금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변화를 살펴보면 유권자 등록 마감 기한이었던 지난 10일 까지 신규로 유권자 등록을 마친 한인들은 총 744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한인교육문화마당집과 노인복지센터, 한인사회복지회 등 세 기관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통해 신규등록 한 유권자가 385명, 돈 샴펜 쿡카운티 순회판사 후보가 실시한 유권자 등록 대행 교육 과정 후 대행인 20명이 개별적으로 확보한 359명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쿡카운티를 비롯한 각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등록을 마친 한인 유권자들, 마감일은 지났지만 오는 24일까지 유예 기간 동안 신규 등록하는 한인들의 숫자 까지 합치게 되면 실제 유권자들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외에도 선거가 있었던 지난 2002년과 2004년도에도 유권자 등록을 마친 한인들이 적지 않아 금년의 신규 등록자들까지 합치면 지난 2001년의 6,490명보다 1천명에서 1천5백명 정도는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벌어진 캠페인을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등록한 한인유권자들도 있을 것이나 그 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인 등록 유권자들의 숫자는 여전히 전체 유권자수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실정이다. 지난 2000년도 인구센서스를 기준으로 일리노이주내 한인 가운데 18세 이상으로 미국 태생이거나 한국 태생으로 시민권을 취득한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 수는 총 2만5,158명으로 집계됐다.(본보 2003년 8월2일자 1면 보도) 그러나 이중에서 실제 유권자 등록을 마친 한인들은 2001년도의 6,490명에다 그후 신규 등록한 한인들을 앞서 언급한 1천5백명에서 개인적 등록자를 포함해 최대 3천명으로 잡는다고 하더라도 총 유권자 숫자에는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커뮤니티가 더욱 더 많은 한인들이 유권자 등록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계몽하거나 분위기를 조성하는 움직임이 여전히 절실한 것이다.
물론 단순히 등록 유권자의 숫자만 높이는 것만으로도 불충분하다. 한인사회의 보팅 파워를 통한 정치력 신장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많은 한인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다. 주지사 선거라든지 연방상하원의원 선출 등 선거 규모가 큰 경우에는 한인 유권자들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 그러나 노스필드타운쉽 등 일부 서버브지역의 경우 현재 등록된 한인유권자들의 수만 보더라도 적은 득표만으로도 당선이 가능한 교육위원이나 평의원(trustee) 등의 로컬 선거에서 충분히 보팅파워를 발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01년 치러졌던 노스필드타운쉽 평의원 선거에서 한인 스티브 김씨는 재선에 도전했으나 214표차로 낙선한바 있다. 당시 노스필드타운십내에는 1,137명의 한인 유권자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모두 투표에 참여했더라면 김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었다. 커뮤니티로서는 한인들이 특정 지역에서는 유권자수도 많지만 실제 투표율도 무시못할 정도라는 것을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따라서 한인사회가 보팅파워를 통해 권익을 보호하고 정치적인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유권자 등록과 함께 바쁘더라도 실제 투표를 해야한다. 투표가 곧 커뮤니티의 힘이기 때문이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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