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이 위해 할 일
아이를 키우려면 책 속의 상식을 현실화해야 한다. 부모가 되기 전보다는 몸과 마음과 생활자세에서 좀 더 절도와 절제가 필요하고 부부 둘만 살 때에는 굳이 필요 없던 것들도 실천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이 모든 것이 작위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탔으므로 신출내기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해줘야 하는 현실적인 몇 가지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1. 유언장을 작성한다
젊디젊은 나이에 웬 유언장? 하지만 귀하는 이미 후세를 두었다. 상속자가 생긴 것이다. 유사시에 가지고 있는 재산과 유품을 누구에게 주고 싶다는 정도의 공식적인 문서가 필요하다.
아이를 위해서. 만약 아무 것도 쓸 것이 없다면 유고 시 아이의 가디언이 누가 되어야 한다는 정도만이라고 써두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그리고 몇 년마다 점검해서 첨가할 것은 더하고 아이가 자라서 더 이상 필요 없는 사항은 빼는 작업을 계속해 나간다.
2. 대학 학자금을 저축한다
너무 이르다고? 천만에. 세월은 바람처럼 휙휙 지나가 버리고 다시는 되돌아와 주지 않는다. 한번 지나가 버린 기회는 진수성찬이라고 해도 다시 먹을 수가 없다. 빨리 시작하면 ‘화려한 여름휴가’를 꼭 희생해야 할 필요가 없다. 아침 커피와 베이글을 희생하는 차원에서 마감 지을 수 있다.
연봉 6만달러인 전형적인 미국인이 자녀를 4년제 주립대학에 보내려면 자녀가 태어나서부터 하루에 4달러42센트만 저축하면 가능하다.
3. 많이, 아주 많이 사진을 찍는다
아기의 몸은 아직 별 볼일이 없다. 얼굴 표정을 생생히 담는 것이 요령이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꼭 아기에게 ‘스마일’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 있는 그대로 순간 순간을 포착하도록 한다.
호기심에 가득 찬 동그란 눈망울, 세상사 고민이라곤 없는 환한 미소, 어쩔 줄 몰라하며 망설이는 모습, 사슴처럼 순한 눈매, 그린 듯이 자고 있는 모습, 자신의 요구를 당당히 주장하며 방자하게 울어 재치는 모습, 조개처럼 입을 꼭 다물고 있는 모습…, 모두가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귀한 모습들이다.
4. 생명보험을 매입한다
자녀에 대한 ‘현실적인 사랑’의 표시로 이 만한 방법도 없다. 얼마짜리를 매입해야 하는지는 온라인에서 체크해 볼 수 있다. life-line.org나 혹은 재정기획가들에게 문의해 보도록 한다.
5. 매스터 캘린더를 만든다
가족마다 다른 색상의 마커를 고른다. 아이에게도 직접 색상을 고르게 한다. 그리고 커다란 달력에 각자의 이벤트와 약속을 각기 다른 색상으로 표시해 나간다.
기억할 어린시절 만들기
지금은 가슴에 메마른 바람이 분다고 해도 두고두고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추억들이 있다면 각박한 현실도 얼마든지 버티어나갈 수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낸 사람은 행복한 생을 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정을 추억이 가득한 박물관으로 만들고, 아이의 어린 시절을 ‘햇살 따스한 창가’처럼 채색해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부모의 과거를 회상해 본다
부모 스스로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장난감, 게임, 음악, 책 등을 돌이켜보고 이런 것들을 자녀에게 소개한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시대를 초월한 유년의 공감대와 연대감이 생길 것이다.
2. 휴가여행을 챙긴다
꼭 호사스러운 여행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매년 가족끼리 떠나는 휴가 여행은 아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낯선 외지에서 혀끝을 알싸하게 만드는 톡 쏘는 약수는 아이에게 콜라보다 인상적일 수 있고 드높은 창공을 치솟아 오르는 독수리의 날개 짓이 아이에게 평생 비상에 대한 꿈을 간직하게 할 수도 있다.
3. 크리스마스 트리를 추억이 어린 오너먼트로 장식한다
매년 여행지에서 기념이 될 만한 오너먼트를 고르게 하거나 아니면 해마다 찍은 사진을 오너먼트식 프레임에 넣어 걸어도 된다. 다 성장한 후 크리스마스 때 집에 찾아와 성탄절 나무를 보게 되면 추억이 주렁주렁 열려 있을 것이다.
4. 문화생사에 참여한다
친구 집의 하누카 파티, 라마단 축제, 차이니스 뉴 이어 갈라 등 민족성이 깃든 문화나 축제행사에 자녀들과 함께 참여하면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지구촌의 돌아가는 속내를 파악하게 된다.
5. 구닥다리를 보관해 창조성을 길러준다
아기 때부터 쓰던 모자, 오래된 옷들, 액세서리를 보관했다가 행사나 절기 때마다 아이에게 이들을 활용하도록 권유해 본다. 포복절도할 기상천외한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100%이다.
6. 생일 전통을 시작해 본다
해마다 같은 케이크를 굽거나 그 날만은 아이가 좋아하는 별식을 매해 같은 것으로 해주는 것이다. 아이에게 생일 하면 생각나는 특별한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입맛으로 아이를 영원히 붙잡아 메어둘 수가 있다.
7. 기본적인 장난감을 매입한다
자고 나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장난감을 다 대줄 수는 없다. 대신 블럭, 공, 퍼즐 등 기본적인 장난감을 몇 개 가지고 있으면 아이가 창조적으로 활용하며 즐길 수 있다.
8. 자연으로 나간다
자연은 시작도 끝도 없이 무한대로 펼쳐지는 고원과 같다. 아이는 선연하고 강인하게 피어 있는 선인장 꽃을 만날 수도 있고 온천지가 깨어남으로 술렁이는 봄 들판을 거닐 수 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대 자연으로 나가 생명의 신비와 삶의 유한함과 우리도 결국 자연의 순환도로 선상에 있음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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