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얼마가 지나면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를 능가할 것이라든지 인도 경제도 곧 뒤따를 것이라는 경제예측들이 1990년 후반부터 쏟아져 나와 세계 경제계에 논란이 되어 왔다.
21세기의 초를 넘어 가면서 중국 경제와 인도 경제를 포함한 ‘뜨는 경제’의 힘이 놀라울 정도로 성장하고 있어서 세계의 경제, 정치, 세력구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 예측된다. 선진 경제(Developed Economies)가 1994년 전 OECD 회원국인 북미주, 서유럽, 일본, 호주 등이라고 한다면, 뜨는 경제(Emerging Economies)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의 BRICs와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을 포함한 발전도상의 경제들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겠다.
뜨는 경제의 힘은 얼마나 강력한가? 2005년 경제수치가 그 힘을 증명한다. 세계 경제에 대비해서 뜨는 경제는 인구가 82%, GDP가 51%, 수출이 43%, 외화 보유가 70%로 되어 있다. 게다가 그 성장속도가 너무 빨라서 뜨는 경제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경제생산 규모를 볼 때에 1950~70년 만하더라도 뜨는 경제가 세계 GDP의 40%를 차지하였었는데 현재 7~9%를 성장하는 추세로 보아서 2025년이면 세계 경제규모의 63%를 점하게 된다는 예측이고, 현재 10대 경제대국 가운데 뜨는 경제 중 중국과 브라질만이 끼여있는데 2040년이 되면 BRICs와 멕시코 등 5개의 뜨는 경제 국가들이 10경제대국에 편입된다는 전망이다. 자동차 보유수를 비교해 보면 현재 미국이 1억5,000만대를 보유한 것에 비해 중국과 인도가 합하여 겨우 3,000만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2040년이 되면 미국의 2억대를 훨씬 능가하는 7억5,000만대를 소유하게 된다는 통계예측이다.
이렇게 강력해지는 뜨는 경제의 힘이 세계의 경제, 정치, 세력구도 등 3분야에 어떠한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
첫째 변화는 세계 경제구조에 불균형이 조장되는 현상이다. 세계 경제구조의 불균형은 자본이익 대 노동임금의 불균형과 무역의 불균형 등 2가지이다. 중국, 인도. 구 소련국가에서 15억 내지 30억의 값싼 노동자가 세계 노동시장에 공급되면 세계경제의 자본/노동 비율이 매우 낮아져 노동임금은 떨어지고 자본수익은 올라가게 된다.
자본이익 대 노동임금의 불균형은 세계 경제질서에 새로운 불안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다른 불균형은 무역의 불균형이다. 뜨는 경제의 수출이 대폭 증가하고 선진경제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선진경제의 무역적자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일본 이외에, 선진경제의 무역적자는 미국 8,397억달러, 유로지역 209억달러이다. 반하여 인도를 제외하고 뜨는 경제의 무역흑자는 중국 1,359억달러, 러시아 1,396억달러, 브라질 461억달러로 그 규모가 엄청나다.
뜨는 경제가 세계 외환보유의 거의 70% 이상을 점하고 있고 동시에 미국과 선진경제의 정부본드, 주식, 부동산 등 자산에 투자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에 뜨는 경제의 재정시장에 불안정 요소가 확대되는 경우 세계 재정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 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둘째 변화는 에너지자원 및 원자재의 확보를 위한 경쟁이 뜨는 경제와 선진경제 사이에 치열하게 되고 더 나아가 제3세계의 자원권을 취득하기 위한 신경제 식민주의가 일어날 것이 예측된다. 이는 뜨는 경제의 고도성장으로 인하여 에너지와 원자재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상 세계 정치구도의 변화도 예상된다. 중국 경제의 급부상으로 인도와 일본이 미국과 가까운 동맹으로 되어 가고 있고, 러시아 경제의 힘은 구 소련 국가와 발칸반도와 아랍 중동지역에 적지 않은 지정학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브라질 경제의 떠오름은 남미와 북미에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할 것이 예상된다.
적어도 21세기 초반의 세계는 강력한 뜨는 경제의 힘으로 인하여, 자본 대 노동의 불균형과 무역의 불균형, 신경제 식민주의 태동, 새로운 지정학적 변화 등을 경험하게 될 것이 예상된다.
<백 순> 연방노동부 선임경제학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