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대학탐방은 11학년에 마쳐야
고교 시니어의 가을은 사색의 계절도 아니요, 천고마비의 계절도 아니고, 온 들판이 와인 빛깔로 물드는 만산홍엽의 계절도 아니다. 시니어의 10월은 대입전략의 계절, 즉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학점과 크레딧을 들고 적진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입시전쟁의 계절이다. 이미 행보가 빠른 학생들은 지원서를 제출하는 대로 입학허가서를 보내주는 롤링 입학시스템을 갖춘 대학에 지원, 오는 핼로윈 전에 몇 개의 입학허가서를 손에 쥘 수도 있고 이런 학생에 자극받은 부모들의 잔소리와 조바심 또한 거세어 지는 계절, 시니어의 입시 스트레스 줄이는 방법 8가지를 뉴스위크지가 소개하고 있다.
지원서 제출 너무 많으면 지쳐 “ 6곳이 최적”
선착순 지원 활용하면 핼로윈 전 입학허가 가능
대학·전공 선택때 부모의 지나친 간섭은 금물
식사시간엔 다른 학생의 점수와 비교 자제를
AP클래스를 더 듣기 위해 12학년 점심을 매번 거르는 학생도 있다. 경쟁자의 학점을 망쳐놓기 위해 동급반 학생의 물리 프로젝트를 훔쳐가는 학생도 있고 올 A만을 강조하는 부모를 만족시키기 위해 킹코에서 성적표를 위조하는 틴에이저도 있다. 이는 2006년 8월에 책방에 나온 ‘목적 있는 학생들의 비밀’(The Secret Lives of Driven Kids)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러나 대학입학 사정관이나 카운슬러들에 따르면 꼭 이와 같이 하지 않더라도 조용히,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며 대학문에 들어갈 수 있다. 그 비결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1. 미리 시작하고 잘 챙긴다
몸무게를 줄이려면 덜 먹고 운동은 더 많이 해야 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처럼 대입지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면 나름대로의 전술이 필요한데 사실 그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차지하듯이 남보다 좀 더 일찍 출발하는 것이다.
고교 신입생인 9학년부터 야단법석을 떨 필요는 없지만 이때부터도 조용히 대학탐방은 시작할 수 있다. 단 이때는 아직 가고자 하는 특별한 대학이 정해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정할 필요도 없으므로 방문하고자 하는 학교의 타입에 중점을 두도록 한다. 도심지역의 큰 주립대학과 작은 인문대학을 방문해서 비교해보고 교외지역의 사립대학도 방문해 보는 식이다.
이런 여행을 11학년 전에 가족휴가를 이용해 끝내놓으면 대학선정 시 훨씬 조망권이 넓어진다. 그리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은 온라인 말고 직접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4년간 몸담을 학교를 직접 방문해서 학과정과 학생회 활동 등을 살피고 자신의 가치와 스타일에 맞는 학교로 선택의 폭을 좁혀나가도록 한다.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11학년 말까지는 모든 SAT를 다 봐놓고 대학탐방도 끝내놓도록 한다. 에세이는 12학년 전 여름방학부터 준비에 들어간다.
스탠포드 대학의 3학년에 재학 중인 제시카 테일러는 고교 시니어 때 13개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했는데 각 대학마다 마닐라 폴더와 샤피펜으로 준비해서 매일 밤 한 시간씩 각 대학의 에세이에 신경을 썼다고 말한다. 그래서 비록 13개라는 많은 대학에 지원했지만 서두르거나 혼돈됨이 없이 차분히 준비해서 지원한 대학의 절반으로부터 입학허가서를 받을 수 있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2. 완벽한 숫자를 찾아낸다
위에 언급한 학생의 13개 대학 지원이 다소 많아 보이지만 학생 중에는 20개, 25개 심지어 30개 대학에까지 지원하는 사례도 밝혀지고 있다.
지원서의 경우 최고 70달러의 서류제출비용을 감안하면 지원서 제출비용만도 장난이 아니다. 이렇게 지원하는 대학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온라인 지원이 가능해진데다가 경쟁률 또한 점차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에 따르면 이렇게 많은 숫자의 지원은 학생의 전력 낭비를 초래한다. 한 대학마다 정성껏 준비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꼭 재정지원이 많이 필요하거나 운동특기자이거나 특례입학이 적용되어야 하는 학생을 제외하고는 6개 정도면 완벽한 숫자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2개는 안정권 대학, 2개는 가능성 있는 대학, 그리고 나머지 2개는 도전하고 싶은 대학으로 분류해서 지원하라는 것이다.
3. 공통 지원서(common)와 선착순 지원(rolling-admission)
예전에는 대학 지원서가 간단하기 이를 데 없었다. 소셜 시큐리티 번호와 부모 이름, 그리고 지원서에 직접 에세이를 쓰면 됐다.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 공통 지원서(Common Application)이고 300개 이상의 우수대학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어느 대학에서나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정보를 기록하게 되어 있는 이 지원서는 매년 7월 1일이면 업데이트되어 온라인에 뜨기 때문에 준비성 있는 학생들은 얼마든지 미리 활용할 수 있다.
많은 대학들이 이 공통지원서 외에 더 많은 보충자료를 원하고 있지만 에세이의 절반은 공통지원서와 비슷하다.
스트레스 없이 대학에 입학한 많은 학생들이 조언하고 있는 것은 적어도 한 개의 롤링입학 시스템 대학에 지원하라는 것이다.
많은 대학들이 아직도 전통적인 입학전형을 밟고 있어 얼리 디시전 학생은 12월에 합격통지서를 받아보게 되고 나머지는 4월1일 전까지 허가서가 당도하지만 롤링 시스템을 갖춘 대학들은 지원 후 몇 주만에 입학허가 여부를 보내준다.
따라서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10월 말에 있는 핼로윈 전에 남보다 먼저 입학허가서를 손에 쥘 수도 있다. 일단 한 대학에서라도 오라는 곳이 있으면 다음 지원은 훨씬 느긋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4. 주인공은 시니어 본인이다
대학입학 비즈니스의 주역은 학생이어야 한다. 부모가 마닐라 폴더를 들고 설치는 주연 역을 맡고 자녀가 조연 역을 맡으면 일이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언제까지 자녀의 뒷설거지를 해줘야 할 지 보장할 수 없는 일이다. 자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한 지금이라도 떠 넘겨야 한다. 가고 싶은 대학 정하는 것도 그렇고 전공 선택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앞장서서 조타수 역할을 해봐야 결국 자녀가 대학가서 헤매다가 전공 바꾸느라 시간 낭비하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전문가들은 일침을 놓고 있다.
부모의 간섭을 줄이는 한 방법 중에는 저녁식사 시간에는 대학지원에 관한 화제를 제한하는 것도 포함된다. 대신 일요일 저녁 7시로 정해서 그날은 부모가 지원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도와줄 사항은 없는지, 업데이트는 되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부모는 단지 자녀에게 선택을 잘하면 반드시 입학허가서가 오는 대학이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만 심어주고 입학되거나, 거부되거나, 웨이팅 리스트에 올라가는 등의 세부사항은 자녀의 몫으로 남겨둔다.
5. 소문에 의존하지 않는다
입시철이 되면 참새들의 입방아가 한창이다.
“누구는 SAT 점수 얼마를 가지고 그 대학에 지원했는데 거절 됐다더라”에서부터 시작해서 “누구는 무슨 대학에 지원한다더라”에 이르기까지. 명문대학들은 각 고교마다 쿼타가 있기 때문에 특정대학 입학은 같은 고교생끼리 경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쟁을 줄이기 위해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에 경쟁자의 지원을 막기 위해 일부러 흑색선전이나 루머를 퍼뜨리는 경우도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칼리지 커리어 센터에서 Naviance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자신의 고교에서 어떤 학점과 SAT 점수를 받은 학생이 어떤 대학에 입학했는지 통계를 볼 수 있다>
Naviance 활용하면 수년간의 입학 통계자료 한눈에
성숙한 성인은 비록 가까운 상대라고 하더라고 몸무게와 수입을 물어보지 않는 것처럼 사려 깊은 시니어는 비록 가까운 친구라고 해도 SAT 점수나 지원대학 리스트를 물어보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뉴스위크지는 밝히고 있다. 그리고 부모들도 자녀의 지원대학에 대해 물어오는 질문에는 “지금도 이런 저런 옵션을 찾고 있는 중인가 봐요. 맞는 대학을 잘 골라낼 것으로 믿어요” 정도로 대답하면 무난하다.
6. 도움 되는 정보를 활용 한다
소문에 끌려 다니면 스트레스 치수만 올라가지만 정확한 정보를 활용하면 망상과 번민을 줄일 수 있다. 미 전국 1,500여개 고교에서는 이미 890달러짜리 Naviance로 불리는 소프트 웨어를 사용하고 있고 학생들은 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몇 년 동안 자신의 고교에서 어떤 학점과 SAT 점수를 맞은 학생이 어떤 학교에 입학되었는가라는 통계가 나와 있다. 이를 활용하면 자신의 학점과 표준시험 점수에 준해서 어떤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안전한지 현실적으로 감을 잡을 수가 있다.
7. 전문가를 고용할 때는 현명하게
대학지원절차가 복잡해짐에 따라 전문가를 고용하려는 유혹에 사로잡힐 때가 많다. 미국에서 학교를 나온 메인스트림의 부모들도 그러한데 하물며 여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보지 못한 한인 1세 부모들로서는 더욱 그렇다. 대학 입학 카운슬러를 잘 만나면 “학생의 몸에 꼭 맞는 대학” 입학이 훨씬 용이해 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주인공은 학생 자신이어야 하며 더구나 자신의 명성에 흠이 되는 학생은 받지 않거나 거절하는 사립 카운슬러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카운슬러란 학생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단점은 보완해서 학생의 가치와 스타일에 맞는 대학을 골라서 지원, 합격률을 높여주는 것이 목적이어야 하는데 특정학생은 탑 명문대 입학이 불가능하므로 아예 서비스조차 하지 않으려는 왜곡된 각을 가진 카운슬러는 부모들이 알아서 피해야 한다는 것.
8. 이 또한 지나가나니
인생은 산 넘어 산이고 강 건너 강이다. 지금 당장은 대학입학이 지상과제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밤잠 설치고 격분할 일은 아니다. 중학교에 재학중인 자녀를 둔 부모가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자녀를 둔 부모에게 “아무것도 아닌 걸 가지고 그리 노심초사 할 필요 없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지나고 나면 먼지처럼 가벼워질 짐이기도 하다. 고뇌하지 말고 과정을 즐기는 선에서 학생과 부모 모두 마음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미리 계획하고 정리정돈 잘하면서 진행하다보면 어느새 대학문 앞에 서 있을 날이 올 것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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