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벨룽의 반지 4부작’의 ‘라인의 황금’중 한 장면.
바그너의 대작 ‘링’만 80회 관람한 남가주 바그너 소사이어티 슬로언(왼쪽) 회장과 보헤미안 클럽 이주헌 회장.
“바그너 선율에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
올해로 130년이나 되는 뮤직 페스티벌
내년부터 바그너 증손자의 딸이 주관
‘니벨룽의 반지 4부작’새 프로덕션 선봬
9년 걸리는 티켓 1년만에 입수 큰 행운
바이로이트 축제는 19세기 독일이 낳은 불멸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를 기리는 뮤직 페스티벌이다. 올해는 7월25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으로 개막해 8월28일 ‘트리스탄과 이졸데’로 막을 내렸다. ‘Bayreuther Festspiele 2006’이 올 페스티벌의 공식명칭.
2006년 페스티벌은 여러 의미가 있다. 첫째, 축제 연도 수가 130년이나 된다. 둘째, 85세인 바그너의 증손자 볼프강 바그너가 퇴진하고, 내년부터는 그의 딸 카타리나 바그너(28)에게로 페스티벌 주관권이 한 세대 넘어간다. 셋째,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은 5년마다 새 프로덕션을 선보이는데 올해가 그 첫 해이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바그너 팬으로 인해 티켓을 구하려면 9년이 걸린다고 한다. 실제로 오페라 강의에서 만난 뮌헨의 독일인 부부는 10년을 기다렸다고 한다. 만나는 독일인마다 동양인인 나에게 어떻게 표를 구했느냐며 의아해 한다. 나는 미국에서 바그너 소사이어티와 동행했다고 했지만 1년만에 표를 구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사실 그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
이 점에서 남가주 바그너 소사이어티 슬로언 회장에게 깊이 감사한다. 20년 전 알게 돼 지금까지 받은 값비싼 선물이 너무 크고 많았다. 그는 바이로이트에 이어 9월 토론토, 이번 오렌지카운티의 링 관람으로 링만 80회를 봤다. 말 그대로 바그너 매니아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바그너 소사이어티 일행은 이번 OC 공연 후 그를 위해 링 80회 관람기념 파티를 해주기로 했다. 그는 바이로이트에만 21번 왔다.
나와 항상 동행해 주던 브루스 역시 바그너 광. 그는 바이로이트 방문이 11번째이고 독일 오페라 극장과 박물관을 모두 뒤진 경력이 있다.
페스티벌 하우스 인근
바그너 살아 숨쉬는 듯…
<바이에셰르 호프 바이로이트>
바그너는 작곡가지만 철학에 관심이 많았고, 정치혁명가요, 극작가이며 이상을 가진 사상가였다. 그의 음악에 익숙하지 않을 때까지는 저항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Prelude’라 부른 서곡 등 그의 음악의 테마 선율에 빠지면서 나는 그에게서 헤어날 수 없었다.
남가주 바그너 소사이어티 회원인 우리 일행 25명은 바이로이트역에서 스무 발자국 정도 거리인 바이에셰르 호프 바이로이트에 묵었다. 저 멀리 ‘그린 힐’이라 부르는 산 방향으로 걸어서 20분 거리에 페스티벌 하우스가 보였다. 또 반대방향의 올드 타운(바그너의 박물관이 있다)은 걸어서 20분 거리.
우리는 길이 온통 바그너의 사진·동상·책자로 즐비한 상점을 통과해 올드 타운의 ‘EUL’(OWL)이라는 식당에서 첫 저녁파티를 가졌다.
이 식당은 바그너 생존시 친구와 가족이 자주 들르던 곳. 식당에는 벽시계가 있는데 시계 바늘은 바그너가 타계한 오후 4시에 멈춰서 있다. 벽에는 온통 바그너와 그의 오페라 작품에 출연한 출연자들의 사진으로 메워져 있다.
상가 주변 온통 사진·동상 즐비
생존시 가족과 자주 들렀다는 식당
벽시계조차 타계한 시간에 멈춰있어
링 사이클 세 번 연주중 마지막 감상
한인 베이스 연광철씨 출연
합창단엔 한국인 여자 1·남자 3명 흐뭇
나는 8월19일 ‘파르지팔’(Parsifal), 20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The Flying Dutchman), 21일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und Isolde), 22일 ‘라인의 황금’(The Rhine Gold), 23일 ‘발퀴레’(The Valkyrie), 하루 쉬고 25일 ‘지그프리트’(Siegfried), 또 하루 쉬고 27일 마지막으로 ‘신들의 황혼’(The Twilight of the Gods)을 봤다. 링 사이클은 세 번 연주되는데 마지막 공연을 보게 된 셈이었다.
특히 한인 베이스 연광철이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마르케왕 역을 맡았다. 전세계 바그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이 주최한 갈라 디너에서 연광철(메트와 계약)을 만날 기회가 없어 아쉬웠으며, 합창단에 여자 1명과 남자 3명이 한국인이라서 흐뭇했다.
이번 축제의 주요 배역을 보면, 8월19일 ‘파르지팔’에서 알폰스 에베르즈, 클링조르역에 존 웨그너, 쿤드리역에 에벌린 헤르리치우스, 20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서 달란드 역에 야아코 라이하넨, 센타역에 애드리엔느 더거, 에릭역에 엔드릭 워트리히, ‘라인의 황금’에서 워탄역에 포크 스트럭만, ‘발퀴레’에서 지그문트역에 엔드릭 워트리히, 지플린드역에 아드리앤 피존카, 브룬힐데역에 린다 왓슨, ‘신들의 황혼’에서 지그프리트역에 스티븐 굴드, 브룬힐데역에 린다 왓슨 등이었다.
어제(6일) 오렌지카운티 퍼포밍 아츠 센터에서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4부작’(The Ring of Nibelungen·이하 ‘링 사이클’)이 개막됐다. 11일까지 이어지는 링 사이클은 러시아 키로프 오페라(음악감독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17일간 펼치는 마린스키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장장 16∼17시간의 링 사이클을 관람한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독일 바이로이트 바그너 축제에 직접 가서 구경하는 것만 할까. ‘9년은 기다려야 표를 구한다’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을 다녀온 음악동호인회 ‘보헤미안 클럽’ 이주헌 회장의 올 바이로이트 축제 참관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
< 리하르트 바그너 동상>
19세때 베토벤 곡 듣고
작곡가 되려고 결심
바그너는 1813년 5월22일 독일의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나 19세에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듣고 작곡가가 되려고 결심했다. “나는 신을 믿고,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믿는다”라고 했듯 두 작곡가를 존경했다.
21세 때부터 작곡을 시작, 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뷔르츠부르그, 리가, 런던, 파리, 드레스덴, 취리히 등에서 27년간 정치망명생활을 했다. 비엔나, 뮌헨, 트리프셴을 거쳐 바이로이트에 정착했다.
1883년 2월13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사망했으며 시신은 기차로 바이로이트에 옮겨졌다.
<바이로이트 바그너 뮤직>
페스티벌 티켓 안내
티켓 가격은 5∼170 유로. 전화와 이메일로는 예매가 안되며, 반드시 편지로 써야 하고 그것도 확답을 받을 때까지 매년 써야 한다.
되돌려오는 티켓은 오전 10시∼정오까지 표 값의 5배를 주고 사야 하는 관계로 그곳에도 암표장사를 드문드문 볼 수 있다.
티켓 구입은 Bayreuth Festspiele, Kartenburo, Postfach 100262, 95402, Bayreuth, Germany로 신청하면 된다.
웹사이트 www.festspiel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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