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고
▶ 백 순 <연방 노동부 선임경제학자>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얼마가 지나면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를 능가할 것이라든지 인도 경제도 곧 뒤따를 것이라는 경제예측들이 1990년 후반부터 쏟아져 나와 세계경제계에 논란이 되어 왔다. 그러한 경제예측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재 각각 11.3%(2006년 2/4분기)와 9.3%(2006년 1/4분기)로 고도성장하고 있는 중국경제와 인도경제를 연계추정하면 몇 년 내에 그들 경제가 GDP로 미국경제를 추월하게 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21세기의 초를 넘어 가면서 중국경제와 인도경제를 포함한 ‘뜨는 경제’의 힘이 놀라울 정도로 성장하고 있어서 세계의 경제와 정치와 세력구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 예측된다. 선진경제(Developed Economies)가 1994년 전 OECD 회원국인 북미주, 서양 유럽, 일본, 호주-아시아 등이라고 한다면, 뜨는 경제(Emerging Economies)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의 BRICS(Brazil, Russia, India, China)와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폴 등을 포함한 발전도상의 경제들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겠다. 뜨는 경제의 힘은 얼마나 강력한 것인가?
뜨는 경제의 2005년 경제수치가 그 경제의 힘이 무시 못 함을 증명한다. 세계경제에 대비해서 뜨는 경제는 인구가 82%, GDP가 51%, 수출이 43%, 외화보유가 70%로 되어 있어서 그 힘의 강력함을 과시한다. 두려운 것은 뜨는 경제의 성장속도가 너무 빨라서 뜨는 경제가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경제생산 규모를 볼 때에 1950-70년에만 하더라도 뜨는 경제가 세계 GDP의 40%를 차지하였었는데 현재 7-9%롤 성장하는 추세로 보아서 2025년이면 세계경제규모의 63%를 점하게 된다는 예측이고, 현재 10대 경제대국 가운데 뜨는 경제 중 중국과 브라질만이 끼어 있는데 2040년이 되면 BRICS와 멕시코 등 5개의 뜨는 경제 국가들이 10경제대국에 편입된다는 전망이다. 자동차 보유수를 비교해 보면 현재 미국이 1억5천만대를 보유한 것에 비해 중국과 인도가 합하여 겨우 3천만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2040년이 되면 미국의 2억대를 훨씬 능가하는 7억5천만대를 소유하게 된다는 통계예측이다. 이렇게 강력해지는 뜨는 경제의 힘이 세계의 경제와 정치와 세력구도 등 3분야에 어떠한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
뜨는 경제의 강력한 힘이 가져 올 첫째 변화는 세계경제구조에 불균형이 조장되는 현상이다. 세계경제구조의 불균형은 자본이익 대 노동임금의 불균형과 무역의 불균형 등 2가지이다. 중국과 인도와 구 소련국가에서 15억 내지 30억의 값싼 노동자가 세계노동시장에 공급하게 되면 세계경제의 자본/노동 비율이 매우 낮아지고 경제이론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노동임금은 떨어지고 자보수익은 올라가게 된다.
실제로 그러한 결과가 일어났다. 미국의 경우 2000년 이후 대학졸업자의 실질중간임금이 -6% 떨어졌고 G10경제의 국민소득대비 임금비율이 2000년 60.2%에서 2006년 58.8%로 떨어졌다. 반하여 G7경제의 GDP대비 기업이익이 2000년 11.5%에서 2006년 15.4%롤 크게 늘어 났다. 선진경제를 중심으로 자본이익 대 노동임금의 불균형이 뜨는 경제 노동력의 대량공급으로 인하여 더 커졌다는 것이다. 자본이익 대 노동임금의 불균형은 세계경제질서에 새로운 불안정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다른 불균형은 무역의 불균형이다. 뜨는 경제의 수출이 대폭증가하고 선진경제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선진경제의 무역적자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일본 이외에, 선진경제의 무역적자는 미국 8,397억 달러, 유로지역 209억 달러이다. 반하여 인도를 제외하고 뜨는 경제의 무역흑자는 중국 1,359억 달러, 러시아 1,396억 달러, 브라질 461억 달러로 그 규모가 엄청나다. IMF의 교역 Current Account 통계에 의하더라도 현재 선진경제가 7,000억 달러의 적자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뜨는 경제는 6,000억 달러의 흑자를 간직하고 있다.
무역의 불균형은 뜨는 경제가 세계외환보유의 거의 70%이상을 점하고 있고 동시에 미국과 선진경제의 정부본드, 주식, 부동산 등 자산에 투자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에 뜨는 경제의 재정시장에 불안정요소가 확대되는 경우 세계재정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 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둘째 변화는 에너지자원 및 원자재의 학보를 위한 경쟁이 뜨는 경제와 선진경제 사이에 치열하게 되고 더 나아가 제3세계의 자원권을 취득하기 위한 신경제식민주의가 일어날 것이 예측된다. 이는 뜨는 경제의 고도성장으로 인하여 에너지와 원자재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의 석유수입은 현재 9,100만 톤에서 2020년 18억6,0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이며, 중국의 구리수입도 현재 300만 톤에서 2020년 2,000만 톤으로 폭증할 것임을 독일은행이 최근 예측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상 세계정치구도의 변화도 예상된다. 중국경제의 급격한 부상으로 인도와 일본이 미국과 가까운 동맹으로 되어 가고 있고, 러시아경제의 힘은 구 소련 국가와 발칸반도와 아랍중동지역에 적지 아니한 지정학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브라질경제의 떠오름은 남미와 북미에 만만치 아니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할 것이 예상된다. 더구나 Word Bank, IMF, UN안보리, G7등 국제기구에 뜨는 경제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적어도 21세기 초반의 세계는 강력한 뜨는 경제의 힘으로 인하여, 자본 대 노동의 불균형과 무역의 불균형, 신경제식민주의 태동, 새로운 지정학적 변화 등을 경험하게 될 것이 예상된다.
백 순 <연방 노동부 선임경제학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