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에반스에 개발중인 주택단지 ‘바트램 트레일’의 매스터 플랜. 러닝과 하이킹용 트레일이 표시되어 있다.
콜로라도주 하일랜즈 랜치에 사는 히스 애드칵이 집 동네 트레일을 따라 뛰고 있다.
2년전 덴버 근처로 이사 온 히스 애드칵은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서면 바로 숲 속의 오솔길에서 달리기를 원했다. 자기 집 뒷마당이 대자연에 접한 집을 원한 그는 덴버에서 16마일 남쪽에 위치한 더글러스 카운티 소재 2만2,000에이커 면적의 새 커뮤니티 ‘하일랜즈 랜치’에 정착하기로 했다. 작은 소나무와 떡갈나무 사이로 난, 거의 70마일에 달하는 트레일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애드칵처럼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전거용 도로나 보도가 아니라 흙으로 된 오솔길이 집 근처에 나 있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요즘 주택개발업자들은 황야에 수마일의 트레일을 만들고 있다. 넓은 땅에 새로 개발하는 커뮤니티에서 가장 두드러진 경향이지만 이미 복작거리는 타운들도 트레일을 만들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달리기 인구 작년 4천만명… 수요 갈수록 늘어
주택 소유주가 원하는 편의시설중 1위 차지
바이어들 선호도 포착 개발업자들 앞장서 만들어
“그동안 주택 개발업자들은 집을 살 사람은 골프 치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인데도 새 집을 팔 방법은 골프 코스밖에 없는 것처럼 골프장을 지어왔지만 요즘 새로 개발되는 커뮤니티에는 트레일 시스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워싱턴의 연구단체인 ‘어번 랜드 인스티튜트’의 선임 연구원 에드 맥메이언은 말한다. 주택구입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개발업자들이 포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국주택건설업자 협회에 따르면 장차 주택소유주들이 새로운 커뮤니티에서 누리고 싶은 편의시설 중 1위를 달리는 것은 공원이나 실외수영장이 아니라 트레일이다. 이 협회의 2004년도 조사에서 트레일을 원하는 장래 주택구입자는 57%에 달했다. 이 단체의 연구담당 부회장 고팔 알루왈리아는 “우리가 가진 모든 자료들은 모두 트레일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증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업자가 깨뜨린 돌을 깔아 만든 길이건, 숲 속의 사슴이 지나 다녀 자연히 만들어진 길이건 오솔길 달리기는 러너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변화하는 주변 경치와 적막함, 발아래 밟히는 흙의 부드러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자연을 사랑해도 대자연의 품속으로 들어갈 시간은 점점 적어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제 막 창업된 테크놀로지 회사에서 일하는 스캇 던랩은 캘리포니아주 우드사이드에 있는 자기 집 근처 좁은 산길에서 트레일 러닝을 하면 ‘미니 휴가’를 갖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예전처럼 며칠씩 산속에서 백패킹을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트레일에서 그 고적한 기분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아웃도어 인더스트리 파운데이션’에 다르면 2005년에 트레일에서 달리기를 한 사람은 4,000만명으로 1998년보다 22.1%가 늘었다. 같은 기간 달리기보다 시간을 더 많이 소비해야 하는 야외 활동 인구는 감소했다. 백패킹은 22.5%, 산악자전거는 6.9%가 줄어들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콩코드 소재 ‘그레이트혼 프라퍼티즈’ 사장인 개발업자 존 로빈스는 트레일을 만들면 집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 것을 희망하여 3개의 프로젝트에 깐 도로의 길이 보다 더 길게 트레일을 만들고 있다. 35만~100만달러대인 ‘홈스 앳 우드랜즈’는12월에야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빽빽한 숲 속으로 돌을 깔아 만든 트레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문의 전화사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다고 로빈스는 말한다.
조지아주 에반스에 ‘바트램 트레일’이라는 커뮤니티를 개발하는 사람들도 오솔길을 만들어 야산을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 6만5,000~10만달러대인 필지를 구입자를 더 많이 끌어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바트램 트레일’을 개발중인 ‘블랜차드 앤드 캘훈’의 매니저 제이슨 와이터는 “집을 최대한도로 짓지 않았는데도 필지의 값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개발업자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트레일 네트웍을 만들고 있는데 대해 ‘올 아메리칸 트레일 러닝 어소시에이션’이 주도하는 ‘트레일 러닝 클럽’의 낸시 홉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빈땅을 사서 콘도미니엄이나 주택을 지으려는 개발업자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왔는데 요즘은 오히려 개발업자들이 새로운 커뮤니티를 계획하면서 트레일 시스템을 만들어준다”고 말하고 있다.
트레일을 만드는 데는 테니스 코트나 공원을 만드는 것만큼 비용이 들어간다. “트레일은 싼 게 아니다”고 ‘그레이트혼 프라퍼티즈’의 로빈스도 말하는데 아주 조심스럽게 평평하게 길을 만들고 입구에도 환하게 조명과 장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주택소유주들은 기꺼이 그 값을 치르고 근처에 트레일이 있는 집을 사 한다. 야산으로 통하는 긴 트레일까지 디자인에 포함시킨 최초의 커뮤니티 중 하나였던 일리노이주 그레이스레이크의 ‘프레이리 크로싱’이 10년 전 처음 생겼을 때 구입자들은 10마일짜리 트레일의 건설 및 유지비가 집 값에 추가되는 것을 가치 있다고 여겼는데 아직도 사람들은 아직도 그렇게 생각한다.
“평당 면적을 비교해볼 때 인근 다른 주택들보다 가격이 30% 비싼데 그중 15%는 아주 높은 에너지 효율 덕분이고 나머지 15%는 바로 트레일 시스템과 호수, 야산 덕분”이라고 이 커뮤니티를 개발한 ‘프레이리 홀딩 코퍼레이션’의 조지 래니 주니어는 말한다.
이처럼 개발업자들이 앞장서서 만들어주기 전까지 트레일 러너들은 주로 주와 로컬 정부가 만든 트레일을 이용했다. 지난 20년 동안 도시들은 ‘레일즈 투 트레일즈 컨서번시’라는 전국 조직과 협력하여 1만3,000마일이 넘는 철도 선로부지를 트레일로 전환시켰다. 이미 개발될 대로 개발된 커뮤니티에서 ‘레일즈 투 트레일즈’ 지원금은 녹지대를 확보하여 트레일을 개발할 최선의 방법이었다. 대형소매점과 어마어마한 주차장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었던 뉴욕주 헨리에타의 경우 2004년에 레일즈 투 트레일즈 지원금을 받아 개발한 전장 15마일의 선로부지는 ‘리하이 밸리 트레일’이라는 이름으로 주민과 장래 주택 소유주들로부터 크게 사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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