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유방암 인식의 달’ 증상과 조기진단
’자가진단 매모그램’
10월은 유방암 인식의 달이다.
미국 암협회(ACS) 보고에 따르면 유방암은 피부암보다 더 흔한 암으로 여성 사망률이 폐암다음으로 2번째로 높다. 하지만 한인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병되는 암은 최근 발표된 ACS의 ‘2006 캘리포니아 암실태 조사보고서’와 가주 보건부 산하 암감시센터(CSS)의 ‘가주 아시아계 암통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방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드랜드힐스 카이저 병원 메디칼센터 내 유방암센터에서 15년째 매모그램 촬영을 담당해온 매모그래퍼(mammographer), 김명애(미국명 콜렛)씨는 “아직까지도 한인 여성들은 유방암 검진에 대해 소홀히 한다”며 “한 50대 한인 여성은 조직검사 후 암으로 진단을 받았지만 친구나 친척으로부터 그릇된 정보를 얻고, 자연치료를 하겠다며 병원치료를 거부해 암세포가 유방뿐 아니라 다른 부위까지 전이돼 더 이상의 치료를 어렵게 만든 경우도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21만명의 여성이 유방암을 진단 받고 있으며 약 4만명의 여성이 유방암으로 생명을 잃고 있다.
18세부터 생리 10일내 자가검진 습관화
가족병력이나 사이즈에 관계 없이 발병
▲50대 유방암에 잘 걸린다
유방암은 호르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방암의 85%는 50대 이후 여성들. 40대 후반에서 시작해 50세가 되면 갱년기(폐경기)가 시작되면서 호르몬 균형이 고르지 않게 된다. 하지만 우드랜드힐스 카이저 원 메디칼 센터의 폴라 뉴델 방사선과 과장은 “최근에는 20대나 30대 여성들에게서도 유방암이 나타난다”며 “젊은층 여성들이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위험도가 더 높으며 젊은층의 경우 정기적인 유방암 진단과 검사를 받지 않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 지적했다.
18세 이후부터는 매달 월경 후 10일 내에 자가검진(self exam)을 해야 한다. 한편 35세 이전의 젊은 여성의 유방 조직은 단단하며 탄력이 있으므로 유방 촬영인 매모그램보다는 초음파 검사를 받기도 한다. 유방암은 자가 검진 외에도 전문의의 진찰, 매모그램, 초음파 검사 등으로 발견할 수 있으며 이중 한 가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가검진, 의사 검진, 매모그램 등을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가슴에 멍울이 만져진다고 다 유방암인 것은 아니다
유방에서 덩어리나 멍울(lump)이 발견되거나 그 멍울이 변화가 있으면 우선 그것이 암과 관련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멍울이 잡힌다고 해서 다 암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대부분의 멍울은 암이 아니다. 대개 10개 중 8개는 무해한 멍울로 판명된다.
▲유방암 진행기
유방암은 병세에 따라 0~4로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0기는 아주 초기의 유방암 또는 전이되기 이전단계(pre-cancer)로 이때 암세포는 유방 외로 퍼지지 않은 경우다. 이때 암세포를 잘라내면 암이 없는 것처럼 치료될 수 있다.
1기 역시 초기 단계. 종양이 1인치 미만으로 암 세포가 겨드랑이 림프절이나 유방 외 다른 부위에서 발견되지 않은 경우다. 2기는 종양이 1인치(2cm) 미만 또는 1~2인치, 2인치 이상인 경우가 될 수 있는데, 이때부터는 암세포가 겨드랑이 림프절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3기는 종양이 2인치 미만 또는 이상으로 림프절에 암세포가 발견되며 그 외 가슴벽, 늑골, 근육을 포함해 유방의 다른 부위에서 발견될 수 있으며 유방 피부가 선홍생이며 부어있을 수 있다. 마지막 4기는 종양이 뼈, 허파, 간 또는 뇌 부위 등 다른 신체기관으로 퍼진 경우로 손쓰기 매우 어려워진 경우다.
김 매모그래퍼는 “0기와 1기에는 소금결정 같은 암세포가 2~3개가 모여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아주 미세한 암세포 알갱이는 매모그램에서 찾아낼 수 있다”며 “0기와 1기에 암세포를 찾아내면 초기에 암조직을 발견,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대신 치료도 좀더 간단할 뿐 아니라 적절한 치료를 통해 다른 부위로 전이를 막고 완치될 확률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소금알갱이 크기도 찾아내”
카이저병원 매모그래퍼 김명애씨
<매모그램을 통해 나타난 유방암>
▲매모그램을 검사해야 하는 이유 및 얼마나 자주 검사해야 할까?
매모그램은 유방암으로 발전될 위험성을 일으키는 아주 미세한 조직까지도 발견해 유방암의 위험을 최소화하며 조기 발견하면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대신 부위만 간단히 제거해 유방을 보존하고 과다한 수술을 피할 수 있게 한다. 매모그램은 적은 양의 엑스레이 광선을 이용해 유방의 아주 작은 변화까지도 잡아낼 수 있는 검사방법이다.
특히 암세포가 아직 유선 즉 관내 암종(DCIS·Ductal Carcinoma in Situ)이나 또는 유방조직의 소엽 암종(LCIS·Lobula Carcinoma in situ) 등 제한된 경우는 조기 유방암으로 이때는 오직 매모그램에 의해서 발견될 수 있다.
소엽암종은 당장 암은 아니나 암으로 발전될 위험이 높다. 이런 소엽암종 같은 종양을 가진 여성의 경우 양쪽 유방 중 하나에 침윤성 유방암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년 1%씩 증가하며 20년 후에는 그 위험률이 18%나 된다. 침윤성 유방암은 2기 이상의 유방암을 말하는 것으로 암이 유방 주위의 세포에 퍼지고 뼈, 허파, 간, 뇌 등 신체 다른 부위에 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면 97%까지 치유율을 기대할 수 있으며 0기에 발견되면 정상 수명대로, 1기는 5년 생존율이 95%, 2기는 5년 생존율이 70% 이다. 40세 이후는 매년 1회 정기적인 매모그램 검진을 해야 한다.
“건강을 과신해 매모그램 검사를 빼먹지는 마세요. 매모그램은 소중한 당신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매모그래퍼로 카이저 병원 우드랜드힐스 유방 센터에서 15년째 일하고 있는 김명애씨는 “많은 한인 여성들이 요즘에는 매모그램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듯 보이나 아직도 매모그램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매모그램 검사 때 나오는 엑스레이 광선으로 유방암이 생긴다는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기도 하며 혹시나 그 검사로 인해 아프거나 잘못될까 봐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모그램 검사 때 노출되는 엑스레이 광선의 양은 오히려 공항에서 통과하는 엑스레이 광선보다 양이 더 적은 편”이라 설명했다.
가슴을 내놓는 것이 익숙지 않은 한국적 마인드 때문에 검사를 게을리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무언가 잡히는 것이 있어 검사를 해본 뒤 아무 이상이 없어 몇 년간 검사를 빼먹다 다시 검사하면 암세포가 발견되는 경우도 흔하다.
김씨는 “57세의 한 환자는 2004년경에 매모그램을 검사해 보니 아무 이상이 없어 검사를 3년간 빼먹다 올해 다시 검사해 보니 암세포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 환자가 매년 검사를 빼먹지 않았다면 지금보다는 좀더 작은 암세포를 조기 발견했거나 치료가 좀더 수월했을 것”이라 지적했다.
매모그램이나 초음파 검사로 잡아낼 수 있는 종양의 모양은 대략 21가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40대 후반이 호르몬 불균형으로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좀더 높지만 젊더라도 조기 발견을 위해 자가검진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유방암 검사실에서 오랫동안 유방 촬영 매모그램을 해오면서 많은 여성들이 암이 이미 유방 전체에 퍼진 후에야 매모그램 검사를 하러 오고, 암 판정 후에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나 키모테라피 등 힘들고 번거로운 치료를 받으며 많은 고생을 하는 것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며 “특히 27, 38 등 젊은 여성이 암 판정을 받으면 내 딸 같아 너무나 안쓰럽다”고 토로했다.
유방암의 조기 검진을 위해서는 자가검진이 필수이며 자가검진으로 뭔가 잡히거나 분비물이 생기면 즉시 의사의 진료 및 매모그램 검사를 해봐야한다. 물론 커다란 물혹이 생겼거나 뭔가 잡힌다고 다 암은 아니다. 김씨는 “매모그램은 소금알갱이 같은 굉장히 작은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다”며 “매모그램 검사를 했다면 다음 검사까지 15~18개월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숙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울 삼육중학교에서 영어선생을 하던 김씨는 27세에 미국으로 유학을 와 로마린다 대학에서 방사선과 테크니션을 공부했다. 40년간 엑스레이실에서 근무해온 김씨는 커뮤니티 봉사로 샌퍼난도 밸리 지역의 여러 한인 교회, 성당 등을 다니면서 한인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유방암 전도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카이저 병원에서는 우수 의료진으로 선정돼 ‘에브리데이 히어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씨는 “스트레스도 유방암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며 “커피나 콜라 등 카페인 음료는 멀리하고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식사, 수면, 운동 등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 관리를 하면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운동부족인 경우 뼈와 근육이 굳어 정확한 매모그램을 하기에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며 “매일 30분~1시간 정도 손, 발 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풀어주며 걷는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 및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의심해야 할 증상들
☞ 덩어리 혹은 혹 같은 것이 유방 속에서 만져진다.
☞ 젖꼭지에서 분비물이 나오거나 때로는 핏물이 나오기도 한다.
☞ 유방이 변형되기도 한다.
☞ 유방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부어오르기도 한다.
☞ 통증이 있으며 피부에 빨간 기가 돌기도 한다.
☞ 젖꼭지가 안으로 움푹 패이기도 하며 젖꼭지에 딱지가 생기기도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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