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스폭발사고로, 로렌스길 2층짜리 주상복합형
한인업소 다수 입주
한인업소가 다수 들어서 있는 한인소유의 로렌스길 소재 주상복합형 건물이 개스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인해 상당부분 붕괴됐다.
시카고시 소방국에 따르면 27일 오후 7시30분쯤 3318 로렌스길에 위치한 2층짜리 건물에서 개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일어나 건물의 상당부분이 파손됐다. 소방대는 이 건물과 소방본부간에 연결된 알람장치가 울리자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이미 폭발사고가 난 후였다. 이번 사고로 건물 뒤쪽은 거의 대부분이 파손됐으며 건물 앞쪽도 유리창이 부서지는 등 큰 피해를 냈다. 또한 폭발 당시 유리창의 파편이 튀어 나가면서 인근에 있던 여성 1명과 어린이 1명이 각각 무릎과 머리 부분을 다쳤으며 일부 한인업주들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국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인근 김호 한방원의 김호 원장은“7시가 넘어 퇴근길 건물옆을 지나가는데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가 나서 뒤돌아 보니 검은 연기가 자욱히 올라왔다며 당시의 정황을 설명했다. 또한 건물에 입주해 있는 푸드마트에서 일하는 휴마이어씨는 갑자기 뻥하면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빌딩이 흔들려 건물을 빠져나왔다며 건물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 건물 2층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차니타이씨는 6명의 어른 관원들과 함께 준비운동을 하던 도중 갑자기 차가 사고나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건물이 흔들려 관원들과 건물을 급히 빠져나왔다. 당시를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전했다. 이 건물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마이크 아부씨는 개스폭발 같지 않다. 개스가 폭발하면 불이나야 하는데 당시에는 불이 나지 않았다. 사고가 나기전 지하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물이 발목높이까지 차 있었다. 건물이 무척 낡은데다가 관리가 허술해 일어난 것 같다 면서“지금은 전기도 안들어오고 장사도 못해 손해가 막심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인소유인 이 건물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업소도 다수 포함돼 있어 동포업주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층은 상가용이고 2층은 거주용인 이 건물에는 아세아백화점과 함께 선교원, 옷가게, 잡화점, 세탁소 등 5개의 한인업소가 입주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세입자들은 건물에 문제가 많았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잡화점 She’s New York의 전혜정 대표는 항상 내부 수리 중이었고 건물이 무너질 당시도 2층을 수리하고 있었다. 너무 낡은 건물이라서 언젠가 사고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이 붕괴되던 당시의 정황에 대해 퇴근하기 직전 7시 정각에 홀로 상가 내부 오피스에 있다가 밖으로 나가려고 통로에서 전화를 하던 중 주위 사방에서 공사하는 듯한 쿵쿵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영화에서처럼 뒷쪽에 있던 천장부터 무너져내리면서 점점 다가오길래 죽을 힘을 다해 뛰쳐나왔다. 지진인줄 알았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씨는 무너져 내리는 천장을 다 피하진 못하고 파편에 맞아 목과 얼굴에 상처를 입은 상태다.
이 건물에서 영업한 지가 20년 이상 됐다는 전스 테일러의 전정자씨는 건물이 100년도 더 돼 부실하기 짝이 없는데 항상 시멘트 덧칠만 살짝하고 말았다. 재작년에는 아세아백화점 확장공사를 하면서 벽을 다 뜯고 기둥을 하나 뽑았다. 그것도 전문업체에 용역을 준 게 아니라 서사장이 멕시칸 몇 명 데리고 직접 이것저것 지시했다. 자기 마음대로 공사를 많이 한 건물인데 그간 어떻게 안전검사를 통과했는지 모르겠다. 겉치장은 알바니팍 지원으로 해결하고 내부는 손 안댄 지 오래다. 안이 다 썩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물주에게 물어봤더니 보험든 게 없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리곤 했으니 보험이 없을 수가 없다. 세입자들의 피해에 대해 보상하기 싫어서 그런 것이라고 전했다. 드레스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2층에서 계속 소리가 나길래 올라가봤더니 상태가 심각했다. 돌이 계속 떨어져서 안되겠다 싶어 건물주에게 연락하려고 내려가던 찰나 천장이 한번에 무너졌다. 그 와중에 팔이 찢어져 병원에서 꿰맸다”고 전했다.
한인 세입자들은 거의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정자 대표는 장사도 안되는데 보험 들 돈이 어디 있겠느냐며 우리 뿐 아니라 이곳에 입주한 상인들 중 보험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세입자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건물주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등 공동 대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건물주는 28일 오전 본보와의 통화에서“재작년 확장공사 한 적 없다. 보수공사 같은 것도 하지 않았다. 난 그 건물에 공사를 한 적이 없다. 단지 건물 천장이 무너져 내린 것일 뿐, 기둥이 없어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임명환,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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