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티칼리지에서 UC 및 칼스테이트 대학원으로 편입한 김동욱(왼쪽에서 3번째부터), 강진성, 성정민씨가 LACC 수학과 교수(맨왼쪽 애나톨리 니콜라이척 교수, 맨오른쪽 로저 울프 교수) 및 다른 편입 학생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UC등 4년제 편입 앞장 선 LACC 수학과
UC및 대학원 편입, 한인학생들을 통해본다
미국 교육제도에서 한인 학생들이 가장 활용하지 못하는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교육자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지적하는 것이 있다. 캘리포니아 곳곳에 널려 있는 109개의 커뮤니티 칼리지들이다. 커뮤니티 칼리지들은 단순히 직업훈련 및 성인교육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매년 1만6,000여명에 UC의 문호를 열어준다. 커뮤니티 칼리지들은 이를 위해서 편입센터가 따로 있을 뿐 아니라 각 학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클럽 및 장학금을 통해 편입을 원하는 학생들을 학업 및 재정적으로 돕고 있다. LA 시티칼리지(LACC)의 수학과를 방문해 UC 및 대학원에 성공적으로 편입한 한인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성적 우수하면 유학생들도 장학금 지급 혜택
친절한 교수들, 추천서 잘 써주고 튜더링까지
전국 커뮤니티 칼리지 중에서 수학을 제일 잘하는 칼리지가 어디일까. 샌타모니카 칼리지도, 동부에 어디 있는 특별한 칼리지도 아니다. 여기 한인타운에 있는 LA 시티칼리지가 전국 챔피언이다.
LACC는 미수학협회(AMA)가 2년제 칼리지들을 대상으로 주최하는 수학경시대회(National Mathematics Competition)에서 2004년 전국 우승을 차지하고 지난해에도 전국 2위에 오르는 등 화려한 실력을 자랑한다. 약 30명에 달하는 수학 클럽 회원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 내년 3월에 열리는 경시대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LACC 수학과장인 로저 울프 교수에 따르면, 수학 클럽이 단순히 대회 준비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르친다고 한다.
따라서 LACC에서 미적분 과정(calculus sequence)을 이수하고 수학 클럽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80%가 UCLA에 진학하거나 대학 학위가 있는 경우 칼스테이트 LA 대학원 과정에 진학한다.
지난해 경시대회에서 전국 개인 우승을 차지한 성정민(34)씨는 유학생으로 이민 와 처음에는 어학원을 다녔었다.
한국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성씨는 미국에 유학을 오면서도 사실은 놀러왔다고 한다. 그러나 LACC에 와서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학 클럽에 참여하면서 마침내 공부 환경을 접했는데 유학생이기 때문에 학비가 캘리포니아 주민보다 무려 10배로 높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학원보다는 저렴했다.
지난해 경시대회에서 3,000달러의 상금을 공동우승자와 나눈 성씨는 현재 칼스테이트 LA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교수가 되는 것이 꿈으로 내년에 석사학위를 받은 후 박사과정에 들어갈 계획이다. 강진성(19)군의 경우,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벌써 LACC에서 수학 클래스를 이수하기 시작했다. 강군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UC샌디에고에 합격했지만 LACC를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많다.
학비가 싸서. 집에서 가까워서. 그리고 “교수님들이 너무 친절하고 잘 가르쳐 줘서”라고 설명하는 강군은 1년만에 편입준비를 마쳐 2학년을 아예 뛰어넘고 올해 UCLA 기계공학과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
강군은 “사실 처음에는 UCLA에 불합격됐으나 LACC 교수가 추천서를 써주고 격려해 주어 UCLA로부터 다시 합격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강씨에 따르면, 수학과 사무실에 항상 교수가 있어 수시로 찾아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수학 수업뿐 아니라 앞으로 대학 진학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한편 김동욱(25)씨는 뉴욕에 거주했으나 UC계열에 진학하기 위해 LA로 온 케이스. 동부에 유명한 대학이 많지만 아이비리그를 빼면 UC 수준의 대학이 없다는 김씨는 캘리포니아의 커뮤니티 칼리지가 UC 편입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UC편입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2001년에 LACC에 등록한 김씨는 “일하기 시작하면서 클래스를 적게 할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결국 편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씨는 “수학 클럽에 가입하면서 입상을 하는 등 성과가 보이니까 동기가 부여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04년 LACC가 전국 수학경시대회에서 전국 우승을 차지했을 때 팀멤버였던 김씨는 마침내 이번 가을학기에 UC샌디에고 컴퓨터과학과에 편입, 5년 전 LA에 온 목적을 달성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인 학생들이 커뮤니티 칼리지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칼리지 내 학과마다 장학금을 수여한다는 사실이다. 수학과의 경우, 지난해 9명의 학생에 500∼1,0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그리고 LACC 재단에서는 매년 40명에 1,0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하는데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같은 장학금을 받고 있다.
성정민씨는 유학생으로서 재정보조를 받을 수 없었지만 학과 장학금은 유학생에게도 주어진다. 성씨는 그리고 학생조수(TA)로 일할 수 있어 유학생 학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성씨의 경우 수학과를 비롯해 여러 학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금액이 2,000달러에 달했다.
LACC 수학과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파이샵’(π shop)이라는 투터링 서비스로 UCLA 학생들도 찾아와서 수학문제를 푸는데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울프 교수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어떤 학생들은 교수보다는 급우를 통해 배울 때 가장 잘 배운다”며 많은 학생들이 투터링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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