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희 기자
프로즌 요거트
프로즌 요거트(frozen yogurt)의 인기가 요즘 상승일로다.
두달전 LA 타임스에 ‘핑크베리’ 기사가 나간 후부터는 만나는 사람마다 그 얘기고, 한인타운의 커피샵들도 앞다퉈 프로즌 요거트 메뉴를 내놓고 있다.
내 주위에도 요거트의 매력에 빠져 틈만 나면 먹으러 다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움과 셔벗의 상큼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며 중독 증세를 보이는 동료도 있고, 한동안 꽂혀서 매일 생각난다고 난리를 치더니 이제야 간신히 평상심을 되찾았다는 친구도 있다.
덕분에 나도 이들을 따라다니며 핑크베리를 비롯해 미아페, 미스터 커피 등 여러 군데서 요거트를 먹어보았다. 프로즌 요거트의 매력은 그 부드러운 입자와 새콤한 뒷맛에 있는 것 같다. 아이스크림처럼 너무 두껍거나 달거나 리치하지 않고, 한 스푼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으면서 발효제품 특유의 새콤한 맛이 입 속을 개운하게 정리해주기 때문에 아무리 먹어도 부담이 없고 질리지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딸기, 바나나, 블루베리, 키위 등 각종 생과일을 타핑으로 얹을 수 있는데 이 생과일과 요거트의 조화가 아주 절묘하게 상큼하다.
프로즌 요거트는 요거트 가루, 우유, 설탕을 혼합해 동결시킨 것이라고도 하고, 요거트 믹스와 아이스크림 믹스를 섞어 동결시켜 만든다고도 한다. 집집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 이유는 각자 섞는 원료의 배합에서 오는 차이일 것이다. 나의 입맛으론 핑크베리의 요거트가 다른 요거트보다 새콤한 뒷맛이 좀더 강하게 느껴졌는데 친구들은 바로 그 맛 때문에 중독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거트가 특히 여성들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저지방, 저칼로리라는 점일 것이다. 살찔 걱정이 아이스크림에 비해 반 정도는 줄어들기 때문에, 죄책감 없이 탐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먹어서도 안 되는 것이 저지방 혹은 무지방 우유를 사용한다 뿐이지 결코 칼로리가 적다고는 할 수 없으며 또한 유산균이 들어있어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날 수도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요거트 열풍이 한국서 건너온 것으로, 한국서는 벌써 2~3년전부터 프로즌 요거트가 유행하기 시작해 레드망고, 요거베리, 펄베리, 아이스베리, 일크레미노 등 체인점들이 수없이 많다고 한다. 요즘 LA 인근에서도 요거트 전문점을 내는 사람들은 모두 한인들인데 놀랍게도 우리보다 미국인들이 더 열광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니 프로즌 요거트는 또 하나의 한류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핑크베리 이후 키위베리, 스노베리 등의 이름을 딴 프로즌 요거트 전문점들이 계속 나오고 있으며 대부분 프랜차이즈로 여러 체인점을 내는 것이 목표인 듯 하다. 하루에 1,000여명이 줄을 서서 사먹는다는 핑크베리의 경우 프랜차이즈 신청자가 너무 많이 몰려 대리점 내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샤킬 오닐이 프랜차이즈 신청서를 냈고, 라스베가스의 호텔에서도 핑크베리의 입점을 유치하려고 전용 비행기까지 보내 사장을 모셔간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이에 따라 한인타운의 커피샵에도 일제히 요거트 메뉴가 등장하고 있다. 라치몬트의 미아페, 6가와 웨스턴의 미스터 커피와 3가의 그 자매점 미스 커피, 6가와 옥스포드의 로프트, 코리아타운 플라자의 니콜스, 채프먼 플라자의 보스코 빵집 등이 최근 ‘프로즌 요거트 개시’를 내건 곳들이다.
갑자기 인기라니까 마구 들어서는 것인지, 다들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한꺼번에 요이땅 하고 눈에 띄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몇년전 보바티가 유행했을 때처럼 바야흐로 지금은 요거트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 분명하다.
프로즌 요거트에 맛을 들인 사람으로서 한가지 바람은 가격이 좀 적당(reasonable)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핑크베리는 컵의 크기가 스몰, 미디엄, 라지, 세종류가 있어서 중간 사이즈의 컵에 3개의 타핑을 얹어 먹어도 4.95달러인데, 한인타운에서는 한 컵에 무려 7.50달러나 받는 곳도 있다. 점심 먹고 입가심하러 잠깐 들렀다가는 점심값보다 더 많이 쓰고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좀 심하다고 툴툴거리는 사람이 나뿐 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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