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연방의회 하원 전 의원과 상원 일부 의원을 뽑는 중간선거가 실시된다. 9월4일 노동절을 끝으로 여름휴가는 다 지나고 미국 의회는 9월 한달동안 정기회기에 들어가지만 앞으로 2달밖에 남지 않은 중간선거가 워싱턴 정가의 지대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2006년 중간선거의 중요한 이슈는 무엇인가? 물론 국제 테러에 대한 국가의 안보가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른다.
지난 11일 9.11 테러사태의 5주년을 지내면서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문명을 위한 투쟁’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그 중요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올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계속 상하 양원 다수당의 위치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민주당은 이라크 전쟁의 지지부진을 들먹이며 국가안보를 위한 공화당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면서 하원에서 만이라도 다수당을 차지하려고 부심하고 있다.
물론 9.11 이후 지난 5년 동안 국가안보가 중요한 과제로 되어 있어서 2004년 선거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신보수주의를 제창한 공화당이 대통령과 상하 양원 의회를 차지, 남북전쟁 이후 3번밖에 없는 행정부와 의회 독식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2006년 중간선거에서는 국가안보 이상으로 경제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될 조짐을 보여준다. 1,004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지난 6일에서 9일까지 실시한 CNN 여론조사에 의하면 올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경제(28%)로 되어 있고, 이라크(25%), 테러(18%), 도덕성(15%), 이민(14%) 등의 순서로 나왔다.
그러면 공화당과 민주당이 올해 중간선거에서 내거는 경제 이슈는 무엇인가.
공화당이 중간선거의 경제 이슈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크게 나누어 2가지이다. 하나는 국민 경제의 전반적 실적이다. 공화당은 GDP 성장이 2·4분기에 3.6%로 튼튼하고, 실업률이 8월에 4.7%로 낮으며, 생산성이 1·4분기에 4.3%로 건실하므로 국민 경제의 전반적인 전망이 낙관적임을 내 세운다.
더 나아가 공화당은 전통적인 보수주의에 자유주의를 가미한 소위 ‘온정적 보수주의’(Compassionate Conservatism) 경제정책을 실시해 왔다. 기업에 대한 세금혜택과 정부보조가 전통적인 보수주의 경제정책의 수행이라고 한다면, 10년동안 7,000억달러를 투입하는 메디케어 처방약 프로그램, 각종 연방정부 사회 프로그램 등은 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의 내용을 이룬다. 부시 정부는 온정적 보수주의 경제정책을 꾸준히 시행해 왔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공화당이 제창하는 경제 이슈에 대응하여 다른 문제점을 들고 나오고 있다. 첫째, 공화당이 주창하는 국민경제의 낙관적 전망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민주당은 국민경제 전반보다는 국민 경제생활 자체의 비관적 전망을 부각시키다. 7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4.1%로 인플레이션이 오고 있고 실업률과 합해 ‘빈곤지수’가 9%로 비교적 높으며,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있으며, 8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난 9개월간 가장 낮은 수치라는 주장이다. 얼마전에 센서스국이 발표한 2005년 대표적인 미국 가정의 소득이 겨우 1.1%밖에 오르지 아니 하였고,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이 인구의 15.9%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둘째, 공화당이 실시하고 있는 온정적 보수주의 경제정책이 실패하고 있음을 민주당은 강력하고 주장한다. 메디케어 처방약 프로그램보다는 국민 건강보험 프로그램이, 줄기세포 연구의 제한보다는 정부의 연구보장과 보조가 철저하게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화당의 온정적 보수주의 경제정책은 전통적 보수주의자로부터도 환영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자유주의자로부터는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주창하는 경제 이슈가 얼마나 중간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지는 알 수 없지만, 대통령직과 연방의회 양원의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에 대한 비난이 최소한도 하원에서 만이라도 민주당의 과반 다수를 점하게 할지 모를 일이다. 가능 유권자의 여론조사는 53% 대 43%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10% 앞서고 있고, 등록 유권자의 여론조사는 56% 대 40%로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16%나 선두를 달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백 순
연방 노동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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