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객이 뉴욕의 한 상점에서 판매중인 텔리비전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한두 해 전만 해도 선택은 간단했다. 스크린 크기가 37인치 이하면 LCD를 고를 일이고 37부터 43인치 사이면 플라즈마였다. 그보다 더 큰 것은 프로젝션 세트를 고르면 됐다. 그러나 평면 TV의 크기가 커지면서 그 구분이 희미해졌다. 50인치 스크린이라면 3,000달러쯤에서 시작하는 플라즈마가 2,000달러에 조금 못미처 시작하는 프로젝션 모델을 대신할 만하다. 그렇지만 40인치쯤이라면 LCD와 플라즈마 사이에서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가격도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LG전자 제품 중 가장 인기 있는 플라즈마인 42인치짜리 42PC3D는 2,000달러쯤 하는데 42인치짜리 LCD 인 42LC2D는 2,100달러다.
도대체 LCD와 플라즈마 중 어떤 것이 더 좋은 텔리비전일까?
플라즈마, 색상·관람각도·움직임 좋아
LCD는 밝은 데서 잘보이고 해상도 높아
품질·가격 큰 차이 없어 환경따라 선택
우열을 가리기 위해 첫번째로 할 일은 케케묵은 고정관념을 버리는 일이다. 플라즈마라면 스크린에 오래 비춰진 이미지의 흔적이 남는 소위 ‘번 인’이 아직도 있는 줄 알지만 요즘 나오는 플라즈마에서 ‘번 인’은 두어 시간 다른 프로그램을 보고 나면 사라진다. CNET의 홈 비디오와 오디오 담당 선임편집자 데이빗 카트마이어에 따르면 플라즈마는 과거보다 전체적으로 더 튼튼해졌다. 요새 새로 나오는 스크린 대부분의 기대 수명은 6만시간(LCD도 6만시간)이다. 그만큼 보고 나야 그 밝기가 반쯤 줄어든다는 것인데 6만시간이라면 매일 7시간씩 23년을 봐야 한다.
그렇지만 한 가지 고정관념은 바꿀 필요가 없다. LCD가 플라즈마보다 더 환하고, 밝은 빛 아래서 더 잘 보인다는 점이다. 또 LCD 스크린은 플라즈마처럼 방안에 켠 불빛을 반사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판매원들은 밝은 조명을 켠 방에서 보기에는 LCD가 적합하다고 추천한다.
그런데 LCD는 너무 밝다. CNET의 홈디어터 컨설턴트인 케빈 밀러는 LCD 화면을 25% 어둡게 해도 눈이 멀 정도로 환한 그림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맨해턴에 있는 CNET 테스트 센터에서 42인치 비지(///)오 L42 HDTV LCD(1600달러)에 대해 품평하던 밀러와 카츠마이어는 90으로 맞춰져 있는 백라이트의 강도를 1부터 100까지 표시된 눈금 중 10에 놓았을 때 화질이 최고였다고 말했다.
밝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화면에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밝은 톤과 가장 어두운 톤의 범위를 말하는 콘트라스트 비율이다. 현재 그 부문의 최상품인 40인치짜리 소니 KDL-40XBR2 LCD(3500달러)와 파이오니어의 50인치 PDP 5070HD 플라즈마(4000달러)를 놓고 비슷한 밝기로 조정해 본 결과 파이오니어의 스크린이 더 밝고 더 깊이 있고 더 세밀하게 보였다. 그것은 모두 콘트라스트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플라즈마의 검정색이 LCD보다 더 깊어 보인다고 밀러는 말했다.
콘트라스트 비율은 스크린의 질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판매사들이 내세우는 숫자는 비현실적이다. 4,500:1, 7,000:1이라고 쓰여 있더라도 진짜 그 비율로는 밝은 빛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눈이 아플 사람이 많다. 밀러는 이미지의 질을 최적화시킨 현실적인 세팅의 콘트라스트 비율은 플라즈마나 LCD나 300:1과 400:1 정도라고 말한다. 플라즈마는 LCD보다 더 나은 콘트라스트를 만들 수 있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고 환한 방에서는 전혀 소용이 없다.
콘트라스트 다음으로는 색채의 포화상태와 정확도가 중요하다. 이 방면에서는 플라즈마가 LCD를 능가해 왔지만 기술 발달로 지금은 비슷해졌다. 둘 다 전반적으로 색채가 비슷해 보이지만 LCD는 정면으로 봐야 제일 보기에 좋다. 측면에서 보면 색이 조금 바래 보인다. LCD 제조사들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사실 그렇게 큰 차이는 없지만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플라즈마는 어느 각도에서 봐도 똑같다. 따라서 스포츠 바 같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빅 스크린으로 플라즈마가 제격이다. 그렇지만 LCD도 30도 이내의 각도에서라면 최상의 화질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러니까 소파에 몇 명이 앉아서 보는 데는 지장이 없다.
다음으로 살펴야 할 것이 해상도다. 이미지를 만드는 화소의 숫자를 말하는데 42인치 세트라면 대부분의 플라즈마와 LCD는 스크린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768개의 선을 갖고 있다. 그런데 플라즈마는 선당 1,024화소, LCD는 1,280이나 1,366화소로 이루어지니 세세한 것이 잘 보여야 하는 비디오게임에는 LCD가 더 낫다. 그러나 영화나 스포츠의 경우에는 플라즈마의 높은 콘트라스트 비율이 해상도 부족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하이데피니션이라면 720선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최상은 1980선이다. 즉 1920화소로 된 선이 1,980개란 말이다. 현재까지 플라즈마 제조사들은 50인치 이상 대형 세트만 하이데피니션으로 제작하고 있어 값이 비싸다. 파이오니어의 50인치 PRO-FHD1은 1만달러나 한다.
1,080선짜리 LCD는 작은 것도 있다. 37인치짜리도 있으며 값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소니 KDL-40XBR2도 1,080선이라 HD-DVD 영화를 보면 배우의 머리카락이 한올 한올 식별될 정도다. 그러나 화소수가 반밖에 안 되는 파이오니어의 PDP-5070HD로도 그 정도는 자세히 볼 수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플라즈마가 조금 더 낫다. LCD 보다 콘트라스트 비율도 더 높고, 관람 각도도 더 넓으며, 움직임도 더 잘 보여준다. 그러나 LCD는 밝은 불빛 아래서 더 잘 보이고 해상도도 더 높다.
궁극적인 선택은 TV가 걸릴 곳이 어디고 그것으로 무엇을 볼 것인지에 달려 있다. 어두운 방에서 영화를 보기에는 플라즈마가 더 낫고, 환한 방에서 게임을 하기에는 LCD가 더 좋다. 그렇지만 그 차이도 과거보다 훨씬 줄어들고 있다.
TV를 선택할 때는 스크린 제조 기술 이외에 가격, 스타일, 특정 모델의 품질 수준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두 가지 테크놀러지로 만든 제품을 모두 판매한다. 가격대도 비슷하게 책정해 손님이 결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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