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는 미국의 세기였고, 21세기도 그럴 것”이다. 지금까지 대로라면 마르고 닳도록 그럴 것 같다.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지구촌의’Big Brother’가 된 미국의 절대 우위의 군사력이 그 어느 때보다 힘을 내세우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그 것만도 아니다. “힘이면 다냐?”하며 등 돌리는 나라들이 있고, “그건 아니다”하며 눈치 뜨는 나라들도 있다. 새삼 ‘절대’를 거부하는 또 다른 ‘절대’를 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어찌 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 팀이 이끄는 미국이 9.11사태이후 지구촌의 이웃들을 ‘적과 동지’로 양분. 줄서기를 강요하다보니, 예기치 못했던 뒷 탈이라도 난 것이 아닌지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게 있어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 이름같이 ‘아름다운나라’인가. 먼저 이웃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얼마쯤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북쪽중국이 ‘동북공정’에 열을 올린다. 고조선, 고구려, 백제, 발해사를 ‘중국의 소수민족사’로 왜곡한다. 중국 당국이 중국 랴오닝성 장하현 고구려 성산성 입구에 세운 표지석을 보면 “고구려 정권은 중국 동북 소수민족의 지방정권”이고, “고구려민족은 중국 고대 황하민족(중국인) 대가정의 일원이었다”고 적고 있다.
백두산도‘중국의 영산’이란다. 지난 6일에는 2007년 1월 28일, 지린(吉林) 성장춘에서 개최되는 제 6회 ‘동계아시안게임’의 성화를 백두산 천지에서 채화하는 가하면, 백두산(중국명;창바이산)일대를 재개발. ‘창바이산’이란 이름으로 자국 상표화하려는 야심도 드러내고 있다. 역사 왜곡뿐만 아니라 영토야욕, 더 크게는‘한반도의 일단 유사시’ 한반도 북쪽을 아예 꿀꺽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음을 우리는 본다. 남쪽일본의 역사왜곡이나 ‘독도’를 자기네 땅 ‘다께시마’라고 빡빡 우기는 억지는 우리 모두가 잘 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자. 만약에 지난 1950년 이후 오늘까지 한국에서 미국이 차지한 자리와 역할을 ‘중국’과 ‘일본’이 행했다면, 중국과 일본이 ‘미국’ 보다 한국을 위하는 더 ‘좋은 나라’와 더 ‘좋은 민족’이 되었을까. 저렇게 역사왜곡과 영토야욕을 서슴지 않는 중국과 일본인데, 무엇을 더 기대할 것인가. 한 민족의 혼까지 짓밟고 망가뜨렸을 저들이기 십상이다.
미국이 ‘아름다운 나라’라고 손을 들어 주기에는 자기들만의 국가이익을 좇는 집권세력들의 손속이 너무나 사납고 혹독하다. 지구촌 가족들은 정의로운 지도력을 원하고, 미국의 포용과 자주적인 변화를 돕는 인내를 원하건만, 오늘의 미국 일꾼들은 ‘무지막지 한 힘’만을 내세우고 이웃들의 고통을 못 본 척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과 맺었던 인연들은 어떠한가.
반세기 넘게 절대 병력을 휘두르면서도 미국은 오늘까지 우리들 앞에서 ‘역사왜곡’을 말하지 않았고, 한 치의 땅도 욕심내지 않았다. 이것만으로도 이웃으로서 미국은 중국이나 일본보다 ‘아름다운 나라’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한 때 서울에서 돌림병처럼 횡행했던 “무조건 반미”를 되새김질 해 보아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어느 길을 택하는 것이 한국의 앞날. 한반도의 앞날을 위해 더 유익한 선택인지 깊이 성찰해보아야 할 때다.
14일 워싱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두 정상 사이의 신뢰를 쌓고 그동안 다소 소원했던 두 나라 관계가 전통적이면서도 “협력적 동맹관계”로 새롭게 자리 잡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북한문제가 노대통령의 짐이 될 것이다.
북핵문제, 미사일문제, 금융제재, 인권문제 등을 안고 있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하여 6자 회담은 되살려내야 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 또한 긴요한 사안임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미국 정부의 ‘포용과 인내’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나 한미 FTA협상은 원칙이 이미 정해진 문제다. 두 나라의 다음 50년을 지탱하여 갈 사안이다. 두 나라의 외교안보적 측면과 정치경제적 차원의 국가이익이 상호보완 되는 합의가 있기를 기대 한다.
김우정
전 SF 평통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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