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골프 글렌 마트

시카고지역 한인상권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휘몰아치고 있다. 한인상권은 시카고시 남부와 로렌스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한인타운 인근에 몰려있었으나 근래들어서는 서버브지역으로 계속 확산 추세에 있다. 올해들어서는 여기에 더해 타주에서 형성된 대형 마트들이 속속들이 시카고에 진출하면서 한인상권은 한층 더 성장하는 한편으로 큰 지각변동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현재 형성돼 있는 시카고일원의 대표적인 한인상권을 직접 찾아가 한인생활공간의 중심축을 차지하는 그 현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대형 한인 샤핑몰로 도약
서버브 한인밀집지역내 노른자위 위치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서버브 지역인 글렌뷰, 노스브룩, 데스 플레인스, 나일스, 스코키의 중심축인 골프와 밀워키길 교차로 서쪽 1마일 부근에 위치한 30여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대형 샤핑몰 ‘골프 글렌 마트’는 한인 상권이 확고히 형성된 대표적인 곳이다. 골프 글렌 마트는 작년과 올해 약 2년에 걸쳐 한인 업소의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곳이라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인 업소 현황
장충동 왕족발과 중식당 쌍용이 위치하고 있는 샤핑몰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골프 글렌 마트에는 이 밖의 한인 운영 매장으로 중외갤러리아 1·2호점, 일식당 이찌이찌, 잭슨 클리너, 이진우 척추신경과, 성삼한방병원, 미건 의료기가 성업 중이다. 또한 ‘친구집’이라는 주점 및 노래방이 오는 9월 오픈 예정으로 내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네일스 시저 미용실에도 한인 한 명이 코너 하나를 임대받아 아가다 미용실이라는 이름으로 영업 중이다. 특히 중외갤러리아 1호점 안에는 한국인삼공사 직판장인 정관장 홍삼, 이롬 황성주 생식 시카고 총판장, 보성녹차전문점과 이불 마트가 있고, 2호점에는 김치냉장고, 고전가구, 한복·내의, 비디오 전문점 등 여러 샵인샵(shop in shop) 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골프 글렌 마트에는 식당, 주점, 백화점, 병원, 세탁소, 미용실 등 의식주와 관련된 대부분의 샤핑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대형 한인 원스탑 샤핑몰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 골프 글렌 마트에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인 업소 외에도 아랍, 인도 그로서리를 비롯해 필리핀 식당은 물론 24시간 운영해 한인들도 즐겨 찾는 오메가 레스토랑이 위치하며 밸류 시티(Value City) 백화점이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초대형 주차공간도 마련돼 있다. 장충동 왕족발의 김진규 실장은 “우리 가게가 문을 연 지도 벌써 8년째인데 장사가 잘 되고 한인들이 많이 몰리다보니 한인 업소들도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고객들이 더욱 늘어나는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며 “이제는 단골손님이 많아서 평일은 새벽 4시까지 일요일은 새벽 2시까지 거의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유동인구 많고 교통 편리
골프 글렌 마트가 상권으로서 주목받는 이유는 한인 손님 계층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장충동 왕족발·노래방 같이 한인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음식·주점을 비롯해 이찌이찌, 쌍용 같은 식당이 있어 왕래하는 한인이 많다. ‘친구집’이라는 이름의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주점 및 노래방의 가을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베키 최 대표는 “골프 글렌 마트에 문을 열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이곳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중심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젊은 종업원들을 고용해 젊은이들의 광장을 만들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골프 글렌 마트는 시카고 북서부의 중심 도로인 골프길 상에 위치한다는 것 외에도 94번이나 294번 고속도로와의 입출입구가 근방에 있어 미중서부 타주 한인 고객들에게도 주요 샤핑 장소로 부각되고 있다. 중식당 쌍용에서 근무하고 있는 홍하옥씨는 “지리적 이점과 교통이 편한 점 때문에 요즘이 불경기라 많이 말해도 각종 한인 모임과 파티가 많아 장사가 잘 되고 있다”며 “요즘은 특히 환갑이나 칠순 파티 또는 결혼 피로연 예약 손님이 많다”고 말한다.
▲업소간 결속해 한인 상권화 추진
지난 5월 13일에는 골프 글렌 마트 샤핑몰에 입점해 있는 12개 한인상가들이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한인상권을 보다 활성화시키자는 취지에서 효도경품대잔치 행사를 벌여 홍삼, 김치냉장고, 공기정화기, 왕복 항공권, 보석 상품권, 미용실 이용권, 음식 상품권 등 푸짐한 경품을 제공해 좋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당시 참여 업체들은 어머니날을 기념하기 위해, 60세 이상 된 참석자에게 빨간 카네이션과 나노 은 치약을 선물로 주었고 추첨 결과를 지켜보러 온 사람들에게 식사와 떡, 음료도 제공하는 등 한인 고객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중외갤러리아의 케이 박 대표는 “골프 글렌 마트는 한인 밀집지역 한 복판에 위치한 대형 한인 샤핑몰로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한인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이곳에서 더욱 한인 상권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업체들간 더욱 결속하고 공동 마케팅도 계속 벌여나가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정무 성삼한방병원 원장도 “밀워키길에 있다가 골프 글렌 마트로 작년에 이전했을 때만해도 한인 업소는 장충동 왕족발과 쌍용 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정말 한인 상점이 많이 생겨 왕래하는 한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한인 업체 대표들 간에 유대관계도 강하기 때문에 한인 몰로 더욱 번창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렇듯 골프 글렌 한인 상권은 시카고 현지인들이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조금씩 조금씩 일궈, 이제는 대규모로 발전된 곳인 만큼 앞으로 얼마나 더 큰 거대 한인 상권으로 도약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