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예방과 재활
지난 2001년에 골프 레인지에서 연습을 하던 도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쓰러졌었던 박모씨(68). 심장수술 후 중증 뇌졸중(중풍)으로 꼼짝 못하던 게 엊그제 같지만 꾸준한 재활운동과 물리치료로 현재는 운전도 혼자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또 다른 박모씨(63·LA 거주)도 지난 2003년 뇌졸중으로 쓰러졌었지만 현재 거동이 불편한 왼손에 보조기구를 끼고 ‘가주 신경재활클리닉’에서 재활을 향한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중년 이상이면 누구에게나 생길 가능성이 있는 뇌졸중. 특히 최근에는 40, 50대 한인 환자들도 증가 추세에 있다. 장원철 신경내과 전문의는 “나이가 들면 뇌졸중 발생 위험률이 올라간다”며 “40대에서부터 60대 초반의 중장년층은 현재의 건강을 자신해 뇌졸중의 위험요소인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등을 방치하다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60대 후반의 노인층에 비해 40, 50대 중년층에게는 혈압과 관계가 있는 출혈성 뇌졸중이, 65세 이후는 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으로 인한 뇌졸중 발병도가 높다. 뇌졸중과 뇌졸중의 새로운 재활치료에 대해 장원철 신경내과 전문의와 ‘가주 신경재활클리닉’의 에디 최 물리치료사의 도움말을 빌어 알아보았다.
팔·다리 마비, 시야 장애 등 일단 의심을
중년 고혈압·당뇨·콜레스테롤 위험 인자
#뇌졸중이란?
미국에서 뇌졸중은 심장병, 암, 사고 등에 이어 남성 사망원인 4위에 꼽히는 질환이다. 소위 ‘풍을 맞았다’고 말하는 뇌졸중은 한방에서 전신이나 반신 또는 팔다리 등 신체 일부가 마비되는 병을 일컫는 것. 뇌출혈 발작증후군이라고도 말한다. 또한 뇌졸중을 일으키게 하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진 병을 통틀어 뇌졸중이라고 한다. 뇌졸중은 크게 뇌에서 부분적으로 혈액 공급량이 줄거나 막혀 생기는 뇌경색, 뇌혈관이 터져 생기는 뇌출혈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위험요소
장 전문의는 “40~50대 뇌졸중 환자들이 늘어나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아직 나에게는 병이 없다’고 건강에 너무 자신하거나 무관심하기 때문”이라며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거나 신체적인 사인이 오더라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우, 심장질환 등 성인병은 뇌졸중의 위험요소로 꼽힌다. 평소 그런 지병을 앓고 있고, 혈압이 많이 올라가거나 갑작스런 신체장애가 나타나면 일단 전조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직계가족 중 뇌졸중병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병력이 없는 경우보다는 발병 위험률이 2배나 높다. 장 전문의는 “하지만 직계가족이라고 해서 뇌졸중이 유전적으로 생길 수 있다고 해석하기보다는 뇌졸중의 위험요소, 즉 혈압, 당뇨 등이 유전성을 띠기 때문에 가족 중 병력이 없는 사람보다 위험률이 높은 것”이라 설명했다. 뇌졸중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며 생활습관이나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으므로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심장병·고혈압 환자의 경우 통계적으로 11월에서 3월에 뇌졸중 발병률이 높다. 고혈압이나 당뇨, 콜레스테롤, 심장질환 등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성인병 환자라면 평소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한편 마비라고 해서 모든 마비증상이 뇌졸중의 전조증상은 아니다.
신경은 뇌에서부터 시작해 팔, 손끝까지 복잡하게 연결돼 있으며 연결된 부분 중 어는 곳에라도 문제가 있으면 일시적인 마비 증세나 감각 신경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장 전문의는 “일반인이 뇌졸중의 진단을 내리기는 어려우므로 갑작스런 증상이나 전조증상이 의심될 때에는 즉시 주치의나 병원을 찾도록 한다”고 당부했다.
#예방법
뇌졸중은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위험요소가 되는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등은 꼭 정기 체크하도록 한다. 40대 이후는 정기 건강검진에 빼먹지 않도록 한다. 당뇨나 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주치의와의 적극적인 관리 및 식이요법을 통해 잘 관리하도록 한다. 식생활적으로는 소식하며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하되, 콜레스테롤이 높은 지방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숨이 찰 정도의 빨리 걷기 등 하루 30분~1시간 정도로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40~50대 중년층은 술, 담배를 줄이고 스트레스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뇌졸중의 새로운 재활 치료-신경 재형성(Neuroplasticity) 이론
뇌졸중으로 반신마비가 왔다면 재활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물론 재활치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상황이어야 한다.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심장병이나 혈압 등이 잘 관리된 상태 또는 병 악화가 되지 않는 경우라면 재활치료에 임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뇌졸중으로 마비된 부분은 운동으로 보완하며 오른쪽 신체를 쓸 수 없게 마비됐다면 왼쪽을 사용하는 운동을 중심으로 재활치료가 이뤄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경재형성(Neuroplasticity)으로 뇌졸중 또는 교통사고로 인한 뇌 손상 이후 죽어버린 뇌 세포 주위 세포를 자극해 원래의 기능을 회복하는 재활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장 전문의는 “뇌졸중으로 상처 입은 뇌신경으로부터 그 신경이 하는 일을 다른 신경으로 넘기게 되는 트레이닝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주 신경재활클리닉’의 에디 최 물리치료사는 “신경 재형성 이론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뇌졸중이나 뇌 손상 이후, 뇌 기능을 조절하는 영역에는 뇌 손상 이후 손상된 부분과 손상이 되지 않은 부분이 함께 존재하는데, 손상된 부분 주위의 손상되지 않은 부위를 정확하게 자극하고 지속적인 운동으로 재활치료를 하게 되면 뇌에서는 손상이 되지 않은 부분에서 손상된 부분의 기능을 다시 프로그램(re-program)해 최대한 기능회복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뇌피질의 운동 기능조절은 9일 정도만 운동제한이 되어도 조절 기능이 주는데, 물론 환자마다 틀리겠지만, 신경재형성에 의한 꾸준한 재활운동으로 환자는 공을 집지 못하던 손으로 동전까지 집을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며 “지속적인 기능 회복은 손상된 시간의 정도에 관계없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혹 이런 증상이 ...
1. 언어장애-말하는 것도 문제지만 발음 표현이나 이해력에 문제가 생긴다.
2. 마비증세-팔 다리가 안 움직인다. 또한 갑작스럽게 힘이 많이 빠지거나 감각이 없어진다. 보통 뇌졸중은 뇌혈관 문제라서 오른쪽, 왼쪽으로 신체를 딱 반 가르듯이 한쪽에 마비증세가 나타난다.
3. 심한 두통-보통의 두통과는 성질이 다른 심한 두통이 갑작스레 찾아온다.
4. 어지럼증-몸에 균형이 떨어지고 어지러운 증세가 나타난다.
5. 시야 장애-갑작스럽게 오른쪽이나 왼쪽 등 한쪽 눈의 시야가 안 보인다든지, 커튼을 친 듯한 시야 장애를 느낀다. 또한 주변 시야가 떨어져 환자 본인은 잘 못 느껴도 문제가 있는 쪽으로 자꾸 걸리고 넘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글 정이온 객원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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