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5일(미국은 7월4일 독립기념일) 7발의 미사일을 동해에 발사한 후 남한은 쌀과 비료지원을 중단하였고 미국은 대 북한 경제 제재를 다시 강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의 무역량이 아주 적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한 경제제재가 북한경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주간 경제지 비즈니스 위크도 7월24일자 ‘중국으로부터의 생명선(Lifeline from China)’이란 기사에서 북한과 중국이 무역을 활발하게 하고 있어 미국의 경제제재는 별 효과를 보지 못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992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이 남한, 중국, 미국 등 3개국과 교역한 규모를 살펴보면 남한과 중국과는 매년 교역량이 증가한 반면 미국과는 아직도 미미한 상태로 머물고 있다.
북한과 남한간의 무역총액은 1992년 1억7,300만 달러에서 2005년 10억5,500만 달러로 증가하였다. 그리고 북한과 중국간의 무역액은 1992년 6억9,000만 달러에서 2005년에 15억8,000만달러로 급증하였다. 참고로 남한과 중국의 무역액은 2005년 1,005억6,300만달러로 북한과 중국 무역의 64배였다.
북한과 미국의 무역액은 1992년 10만달러에서 2005년 580만달러로 늘었지만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남한과 미국의 무역총액은 2005년 719억2,900만 달러로 북한과 미국 무역의 1만2,400배였다. 북한과 미국간의 무역이 지지 부진한 이유는 1950년 한국전쟁시부터 미국정부가 ‘적과의 무역법(Trading With The Enemy Act of 1917)’을 적용, 북한과의 무역을 제한하였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모든 무역은 정부의 사전승인 없이는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지 조건으로 대북한 무역제재를 완화, 군민 공용 물자를 제외한 상품에 대한 무역제한을 해제했음에도 북한과 미국의 무역량은 늘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북한산 상품이 미국으로 수입될 때에는 아주 높은 벌칙관세를 부과하게 되어있다. 여기에 나타난 양국간 무역액도 거의 미국에서 북한에 수출한 금액이다.
북한과 남한의 무역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후 햇볕정책의 일환으로 매년 급성장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중국의 무역량에 훨씬 뒤떨어지고 있다. 대외 무역에서도 북한은 남한보다 중국에 더 의존하고 있다.
북한은 신의주를 통해 대 중국무역을 증진시키고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통해 남한과 무역 및 관광을 증진시켜 필요한 외화획득과 경제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무역 대상의 다변화로 한곳에 집중되는 위험을 줄이려고 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탈냉전 후 식량, 원유, 전략물자를 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대외무역까지도 중국 의존도가 거의 50%가 되고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여겨져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 경제가 중국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가? 북한이 남한과 통일국가를 만들기 전에 중국의 위성국가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북한이 중국의 동부3성(요령성, 흑룡강성, 길림성)에 이어 동북4성이 되는 것은 아닌가? 중국의 대북한 투자가 날로 증가하여 북한의 산업표준이 중국의 산업표준으로 되어 통일한국의 경제발전에 장애가 될 것이 아닌가? 중국과 북한이 한편이고 미국과 일본이 한편인데 이 두 진영에서 한국은 외톨이가 되는 것이 아닌가?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과 중국의 무역증강은 북한이 중국 경제발전 과정을 모방하게 됨으로 북한의 개혁 개방을 촉진시킬 것으로 보는 측도 있다. 북한의 개혁 개방은 경제발전을 가져올 것이고 남북한 통일의 길을 여는 것이 되며 통일시 통일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그러면 북한의 대 중국의존도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북한과 중국의 무역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남한의 무역을 더 늘리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한국이 유엔 결의안에 위배하면서 또 맹방인 미국의 대북 정책에 어긋나면서 까지 대 북한 투자와 무역을 증진 시켜야 되는가? 현 시점에서는 한국의 안보가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 중국 무역의존이 북한경제의 중국 종속화가 아니고 북한의 개혁 개방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이청광
칼스테이트 LA
마케팅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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