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슨 칼리지와 같은 단과대학은 대학원생이 없기 때문에 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진다.
카네기 멜런 대학은 7개 칼리지를 통해 다양한 전공 분야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만8,864명의 지원자 가운데 6,357명이 합격됐다.
우등생 지원자 급증에
명문 많은 북동부 탈피
타지역 대학으로 진학
새로운 일류대로 격상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요즘 마음이 편하지 않다. 대입원서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데 에세이는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이다. 아니 에세이는커녕 아직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 결정할 기력도 나지 않는다. 과연 내 성적으로 아이비리그에 들어갈 수 있을까. 벌써 좌절감이 앞선다. 자기보다 성적과 경험이 화려한 데도 떨어진 선배들의 이야기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주류사회에서도 대입시즌을 맞아 최근 미국의 3대 주요 시사주간지가 일제히 대학 가이드를 발행하거나 관련 기사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US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유명한 대학 랭킹을 지난 18일 발표했고 ‘뉴스위크’는 21일자 이슈에서 ‘새로운 아이비’라며 아이비리그 외에 요즘 뜨는 대학 25개를 선정했다. 한편 ‘타임’지도 21일자 이슈에서 ‘하버드가 무슨 필요 있나’(Who Needs Harvard?)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로 명문대 외에도 좋은 대학들이 많다고 소개하면서 초조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다. 반드시 하버드만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 이들 시사주간지를 통해 알아본다.
실력위주 현실, 명문대 가치 덜 중요
학생자신에게 맞는 대학선택 바람직
이미 많은 학부모들이 왜 명문대에 가기 더 어려워지는지 잘 알고 있다. 학생 정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고등학생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에 만족하지 않고 대학에 가기 원하는 학생들이 급증, 지원자들의 실력과 열정이 그 어느 세대보다 더 뛰어나다는 지적이다.
하버드 대학의 입학 학장 빌 핏즈시몬스는 자신의 세대만 해도 인구의 4분의 3이 아이비리그에 갈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나마 대학에 가는 학생도 부자가 아니라면 주립대학이나 커뮤니티 칼리지에 가는데 그쳤다. 그러나 아이비 대학가운데 특권계층 바깥의 학생들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계속되면서 지원자들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하버드의 경우 지난해 입학한 학생들 가운데 연수입 6만달러 이하인 저소득층이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따라서 입학 경쟁률도 높아져 프린스턴의 경우 지난해 지원한 고교 수석졸업자들을 5명중 4명꼴로 퇴짜놓아야 했다. 예일도 아이비 사상 최저의 합격률을 기록했는데 이같은 사실은 물론 학부모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지만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아직 깨닫지 못하는 것이 있는데 우등생들이 늘어난 만큼 일류 대학도 덩달아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엘리트 대학이라고 하면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스탠포드, MIT, 칼텍, 시카고 대학 등을 꼽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더 복잡하다. 우선 지역적으로 더 넓어졌다. 하버드 웨스트레이크 아카데미의 학생과장 섀런 쿠시오는 5년 전만 해도 대학 투어를 북동부 대학들만 했으나 올해에는 남부의 윌리엄 앤드 매리, 리치몬드, 데이빗슨, 조지 워싱턴 대학과 캐나다의 맥길, 토론토 대학 등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과거에는 평판이 좀 떨어졌을지 몰라도 우등생들이 몰리면서 명문대로 격상되고 있다.
또 요즘 뜨는 명문대학들은 조그마한 인문대학이 많다.
소련의 스푸트니크 발사 이후 명문대학들이 연구 중심의 종합대학으로 발전, 교수들이 학생 교육보다는 연구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지만 인문대학들은 더 개인적인 교육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의 데이비슨 칼리지에 재학하는 제임스 산체스(21)는 자신이 명문대로 갔다면 지금쯤 저명한 교수들을 위해 비커나 닦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대학원생이 없는 데이비슨에서 치매 연구에 참여해 곧 연구논문의 공동저자가 될 예정이다. 그는 연구논문이 의대 합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많은 대학 전문가들은 사실 아이비리그와 같은 명문대의 가치가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002년 경제학술지 ‘쿼털리 저널 어브 이코노믹스’에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명문대에 합격됐으나 덜 유명한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이 20년 후에 어떻게 사는지 추적한 결과 명문대를 졸업한 급우들과 같은 수준의 수입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천 500’가운데 상위 50권에 드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운데 대학교육을 아이비에서 받은 사람은 7명에 불과하다.
또 아이비대학의 부러운 동창 네트웍도 실적 위주인 오늘날의 경제, 특히 직장이 7∼8번 바뀌는 것이 보통인 지금은 덜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을 선택할 때 브랜드 네임보다 학생에 맞는 대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늘 강조한다. 또 한가지 기억할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 대입의 현실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밝다고 한다.
학생들이 제1 지망대학에 합격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많은 학부모들은 많아야 20%가 아닐까 생각할 것이다. 사실은 70%에 가깝다는 것이다.
우정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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