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정<칼럼니스트>
지난 날 분열과 대결의 역사가 남긴 상처를 치유 하고, 나라와 국민이 하나로 통합된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임을 일깨우며, 노무현 대통령은 말한다. “과거 대결과 반목의 역사에서 비롯된 감정의 응어리는 이제 씻어내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최소한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반면에 과거역사의 과오에서 비롯된 정통성 시비나 자격시비도 이제 역사의 평가로 돌립시다. 그래서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이루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라고…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제61주년 기념식장에서 보여 준 ‘용서와 화해’에 대한 노무현대통령의 각별한 의지는 ‘대통령 스스로에 대한 다짐’으로 이해되고, 그 결과가 우리들 눈앞에 드러날 때 국민들의 지지와 박수를 받게 될 것이다.
노대통령이 우리 민족의 안전과 평화 그리고 미래의 번영을위하여, 무엇보다 먼저 챙긴 것은 ‘분단 상황의 지혜로운 관리’이다. 남북관계에서 인권이나 국민의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더욱 중요하기에 (북한에 대하여)적대적 감정을 자극해서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당부한다. 정부는 확실한 억지력을 가지고 철저히 대비하는 동시에 관용과 인내로써 북한을 설득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어갈 것‘이니, 국민들은 ‘가슴 속에 남아있는 분노와 증오의 감정도 이제 넘어서야한다고 청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날 북한이 저지른 전쟁과 납치 등으로 고통 받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북한에 대해 관용과 화해의 손을 내민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지만, 그러나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평화롭고 번영된 삶을 위해서는 넓은 마음과 긴 시야로 지난날을 용서하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가자”고 머리를 숙인다. 그렇다. 하루라도 빨리 용서하고, 하나 되어야 할 북한이다. 그러나 전우를 산하에 묻고, 불구의 몸이 된 6•25 참전 상이용사, 전사자 가족 그리고 참전 용사들의 가슴의 응어리를 어이 할 것인가.
지금 “남한의 적화는 끝나고, 통일만 남았다”고 어르며, “우리의 적이 누구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보수논객들의 입은 또 어찌할 것인가. 손 마주잡아 주어야 할 북한까지 저렇게 억지스러운데…
노대통령은 “북한은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해야함”을 강조하는 한편 북•미 양자관계를 개선하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6자회담이 성공하면 미국은 동북아시아를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로 만드는데 주도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의 손을 들어준다. 또 ”…이 지역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인권의 가치를 앞당겨 실현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 이라고 뜻을 같이 한다.
노무현대통령은 9월“한•미 정상회담”과 제3차 FTA협상을 의식한 듯 미국에 대한 보다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미국은 세계최대의 시장이자, 최고의 시장이다”는 사실을 말로 시인한다. 한국은 “그동안은 일본의 성장모델을 쫓아왔지만, 이제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일본을 넘어 설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고 역설하며 “그러자면 미국시장에서, 특히 서비스산업에서 미국과 경쟁하여 성공을 이루어 내야한다”고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나선다.
노무현 대통령은 다시 한번 더 국민들에게 호소한다.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한다”고 밝히며, ”개인의 생각은 각기 다를 수 있지만 국민의 뜻은 하나로 통합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그 방법까지 제시한다. ” 유일한 방법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원리의 핵심은 “상대주의와 관용” 이며 ”규칙을 존중하는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이 변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판을 흔들고, 기세는 등등했다. 그러나 올해는 국민과 하나 되겠다는 모습이다. 보기 좋고, 듣기 좋으니 나라의 복이다. 대통령으로서 원하는 것을 스스로 실천하여 본을 보여준다면 더욱더 나라와 민족의 큰 복일 것이다.
“이제 더 큰 도약을 이뤄가야 할 때”라고 말하는 노대통령은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끊임없이 혁신하고 창조해나가면, 참여정부가 마무리되는 2008년에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며 “10년 안에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 국가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희망찬 청사진을 내보여준다. 믿고 싶은 이 말들이 그렇게 좋기만 했다. 모국의 밝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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