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개그夜’의 최고 인기코너 ‘사모님’의 김미려·김철민 MBC 코미디 부활의 신호탄
KBS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연기자보다 더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때도 MBC 코미디는 조용했다.
KBS와 SBS의 두 간판 프로그램 공개 녹화를 보고자 표 민원이 생기고 줄을 길다랗게 서는 광경을 MBC에서는 볼 수가 없다.
2~3초만에 한번씩 웃음을 유발하는 순발력 높은 개그로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두 프로그램과 달리 MBC는 과거 유행했던 콩트형식을 고수해 왔다. 코미디라는 것이 결국 복고라는 나름대로의 맥을 잡았지만 시청자들은 쉽게 과거 ‘웃으면 복이와요’ 식의 코미디로 곁눈을 주지 않았다. 그나마도 뒤늦게 타 경쟁프로그램의 스탠딩 코미디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했지만 이미 타이밍이 늦었는지 바뀐 개그도 통 먹히질 않았다.
코미디의 참패를 인정한 MBC가 절치부심끝에 새롭게 출범시킨 ‘개그夜’(노창곡 연출)에서 부활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지고 있다. 코너 명 ‘사모님’, 대표선수 김미려(24)-김철민(22). 이들이 기울어져 가는 MBC 코미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반응을 살피려 우리 둘이 함께 다녀도 아직 잘 모르던데요 ^^
가식적인 유한 부인, 졸부의 이미지를 한껏 갖춘 사모님(김미려 분)이 김기사(김철민 분)를 대동하고 차를 탄다. ‘운전~해’라는 나직하면서 끝이 치켜올라가는 목소리, 여기에는 비음에 야릇한 거부감이 한껏 뿜어져 내온다. 사치의 극치를 보이는 사모님은 김기사에게 포항제철로 가자고 한다. 도착하자 마자 갓 맨홀 뚜껑을 가져오라고 한다.
생뚱맞은 표정의 김기사는 마지못해 맨홀 뚜껑을 가져온다. 사모님은 이걸로 즉석복권을 긁으라 한다. ‘김기~사~ 일 고따구로 할거야~ ‘ 주고받는 엉뚱한 주고받음속에 방청석은 웃음이 한가득이다.
부잣집 사모님의 무식함을 통한 카타르시스라고 해야 할까요. 보는 사람에게는 아주 통쾌함을 주나봐요. (미려)
아이디어 회의는 의외로 한달도 안했어요. 컬투 공연 5일 올려보고서 반응 좋아 바로 코너에 투입됐죠.(철민)
개그 연기의 화려한 애드리브는 김미려의 몫이다. 하지만 맨살에 자켓 하나만 달랑 입고 나온 김기사 김철민의 오리궁뎅이 흉내와 생뚱맞은 표정처리는 ‘사모님’을 이끄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확실히 반응이 있기는 해요. 이때까지 MBC 에서 보던 것과는 좀 다르다는 얘기도 해주시더라고요. 녹화가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싸인요청도 들어오길래 정말 인기가 있는지 밖에 둘이서 나가보니 아직 썰렁하던데요. 호호호(미려)
누가 덜 웃기고 싶겠어요?. 하지만 여기서 제 역할은 조용히 받쳐주는 게 더 효과적이란 걸 알죠. 그런데 1번 카메라 감독님~ 저 말할때 좀 잡아주세요~~하하하(철민)
김미려, 조인성이나 소지섭보다 정찬우를 만난 것이 더 기뻐
김미려는 지난해 4월 홍대 선술집에서 컬투의 정찬우를 봤을때가 가장 기뻤던 일로 꼽는다. 그리고는 다음날 곧장 대학로 컬투 홀로 찾아가 개그우먼의 길을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1년남짓 만에 공중파 무대에 섰다.
개그우먼 하기전부터 TV로 개그를 연구하면서 봤어요. 몸으로 하는 개그는 싫더라구요. 공감가는 개그, KBS 의 강유미, 유세윤 같은 개그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허리케인 블루의 김진수, 이윤석이 최고였구요.
방송이 거듭되면서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던 언니가 이를 예쁘게 교정해준다고 하고 뭐 필요한거 없냐면서 갑자기 살갑게 대하는 걸 보고 인기를 피부로 실감했다고 한다.
김미려는 개그는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계단이라고 정의했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고마운 계단이란다. 궁극적으로 전 뮤지컬을 해보고 싶어요. 무대에서 자유롭게 제 끼를 발산하고 싶어요.
정찬우와 윤은혜를 섞어놓은 얼굴이라는 평에 대해 정찬우에게 얘기를 했더니 ‘너 뜨겠다’는 대답이 돌아와 웃었다는 김미려는 개그를 통해 실제 가족의 평화가 찾아온 것도 좋은 일이라고 귀띔했다.
김철민, 나중에는 자켓도 벗습니다
축구선수가 되고자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교내 미드필더로 제법 공을 잘차 나중에 축구로 성공해보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고. 고등학교 2학년때 수학여행가서 장기자랑에서 1등을 했어요. 나도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있다는 걸 그 때 알았죠. 아버지는 제가 축구를 그만두고 코미디 연기학과에 간 이후로 통 가족 내 대화가 없어졌어요. 그럴수록 더 이 악물고 잘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좋아하세요. 그게 바로 인기의 효과 아니겠어요. 하하하.
엉뚱한 사모님을 모시고 심부름 하는 김기사의 컨셉트중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맨살에 자켓이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냥 사모님 컨셉트랑 어울리게 좀 에로틱한 면도 주고 싶었고 특별히 뭔가 보여줄게 없을 거 같아서 그렇게 하고 나왔는데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네요.
김미려는 나중에 김기사의 옷을 벗기는 아이디어를 짜서 새로운 웃음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철민은 웃찾사의 김경욱 선배를 보면서 많은 걸 배우죠. 자료를 모으는 것 부터 시작해서 영상 음악 어느것 하나 놓치지 않아요. 결국 남을 웃기는 것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깨우쳐 준다고 말했다. 그에게 코미디의 맛을 일깨워준 대 선배는 심형래, 그 웃음을 잊을 수 없어 개그맨이 되고자 했다.
김철민은 ‘개그는 제2의 종교’라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지만 개그는 그 다음으로 중요한 종교와도 같다는 얘기다.
’사모님’의 두 콤비 김미려-김철민, 지금의 인기는 상대방의 덕택으로 돌린다. 여세를 몰아 ‘개그夜’가 3사 코미디 프로그램중에 1위를 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