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의 괴물 ‘주몽’ VS 영화의 주몽 ‘괴물’
TV드라마의 시청률 정상을 기록중인 ‘주몽’과 극장가에서 맹위를 떨치는 ‘괴물’. 두 작품은 모두 8월 현재 드라마와 영화를 대표하는 흥행 상품으로 시청자와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다.
TV 사극 ‘주몽’은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쓰러져가는 드라마 왕국 MBC를 지탱하는 유일무이한 밑천이 되고 있다. 영화 ‘괴물’은 같은 기간에 비슷한 규모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한반도’와 함께 한국영화의 힘을 보여주는 할리우드 대항마로서 국산 대작 웰메이드 영화의 자존심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의 대표 강자 ‘주몽’과 ‘괴물’이 이끌고 있는 다양한 효과에 대해 살펴봤다.
드라마의 괴물 ‘주몽’의 효과
방송사 기살리기, 고구려 사극 전성시대, 상대 경쟁 프로제압
300억원이 소요된 MBC 특별 기획 사극 ‘주몽’은 앞선 대작 사극 ‘신돈’의 신통치 않은 성적과는 달리 올해 MBC의 시청률을 그나마 지탱해주는 유일무이한 드라마가 되고 있다. KBS와 SBS에 비해 방송사 전체 점유율이 전반적으로 참패를 거두고 있는 와중에 주몽의 40%를 넘나드는 일주일 두번의 고공 시청률은 전체 평균에도 막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최완규, 정형수라는 스타 작가가 만났고 ‘인어아가씨’로 흥행의 맛을 보고 감을 아는 이주환 PD가 손을 잡고 촘촘한 드라마 얼개를 기존 사극 형식으로 풀지않고 ‘트로이’ ‘글래디에이터’ 같은 퓨전의 색채를 입혀 젊은 시청자들까지 끌어모았다. 분명한 것은 400억원을 쏟아부은 SBS ‘연개소문’이 초반부터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것과 대비되면서 결국 시청자를 잡아끄는 힘은 탄탄한 드라마라는 것을 새삼 입증하고 있다.
’괴물’의 천만 관객 돌파가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주몽’은 이미 천만 관객 시대를 매주 두번씩 열고 있는 모습이다. 인구 4800만명중 40%의 시청률 이란 것은 대략 계산해도 월화 ‘주몽’ 방송 시간에 천만 시청자 이상이 TV앞으로 한꺼번에 몰려온다는 얘기다. 시청자들은 일주일에 두번씩 괴물 같은 ‘주몽’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보는 셈이다.
’주몽’의 효과는 경쟁 프로그램에도 미치고 있다. ‘주몽’과의 경쟁사 드라마 대진표는 결국 드라마 참패로 이어져 오고 있다. SBS의 ‘101번째 프로포즈’가 조기종영의 쓰라림을 맛본 이후 이성재 김민정 엄태웅 등 호화 캐스팅으로 제작되고 있는 ‘천국보다 낯선’도 지난해 MBC ‘가을 소나기’가 가진 최저 시청률 기록에 육박할 정도로 재앙적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KBS도 마찬가지다. 안재욱 이보영 주연의 ‘미스터 굿바이’와 이어 방영중인 오만석 윤은혜 주연의 ‘포도밭 그 사나이’가 시청률에서 쓰나미같은 재앙에 휩싸였다. 주연급 배우들의 소속사는 ‘주몽’ 대진운을 피하고자 차기작 캐스팅에 주저하고 있을 정도다.
영화계 주몽같은 ‘괴물’의 효과
상반기 이어 또다시 1000만 돌파 영화 기대,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성공 모델, 경쟁 영화 흥행 참패
지난 5월 프랑스 칸느 영화제 현지로부터 이미 호평받으면서 흥행에 대한 흐믓한(?) 예감은 적중했다. 최단기일 100만 200만 관객 동원에 이어 급기야 800만 기록까지 단숨에 갈아치우며 모든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광복절을 전후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할 예정인데다 ‘왕의남자’가 기록중인 최고 흥행 기록 돌파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괴수영화라는 신선한 소재, 반미, 코미디 등을 가족이라는 큰 틀 안에서 무겁지 않은 오락영화로서 풀어낸 봉준호 감독의 마술같은 연출과 관록있는 배우들의 열연이 기존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성공의 공식을 만들어 냈다.
’괴물’보다 2주 앞서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는 역시 100억원이 소요된 대작, 아직 손익분기점이 되는 관객 450만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괴물’은 개봉과 동시에 일주일도 안돼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300만을 돌파하면서 이미 이후 들어오는 관객은 모두 수입으로 잡히게 됐다. 기존에 해외 판권과 부가판권 수입이 컷기 때문이다.
’괴물’도 ‘주몽’처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다른 영화들의 흥행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전체 스크린수의 1/3이 넘는 개봉관 수인 620개 스크린 수도 문제였거니와 워낙 흥행 돌풍을 일으켜 영화들마다 개봉관을 잡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또 감히 비슷한 시기에 내거는 용기도 감행할 수 없었다. 이렇게 저렇게 개봉 시기를 조정하다가 붙은 이준기의 ‘플라이 대디’도 역시 쓴맛을 보고 있다.
’왕의남자’가 그랬듯 스크린 쿼터 축소문제에 있어 ‘괴물’의 흥행 성공은 쿼터 축소 여론을 모으는데 오히려 정반대의 논거를 제공할 모순도 존재한다.
시청자와 관객들은 과거 어느때보다 냉정하고 솔직하고 단순하다. 잘만든 작품이라면 언제나 자신의 솔직함을 내비치고 마음을 열고 지갑을 연다. ‘주몽’과 ‘괴물’은 결국 시청자와 관객에게 가장 솔직한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대표적 문화 상품이 되고 있다. 업계 제작 관계자들은 요즘 이같은 현상에 대해 ‘주몽’과 ‘괴물’ 같은 작품을 하나 만들고 내세울수 있으면...하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일인가? 제작 현장에서 하는 말처럼 ‘운칠기삼’도 이만하면 대단한 ‘운칠기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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