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의 기능과 건강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중·장년층들에게서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아주 흔하게 나타난다. 너무 흔한 병이라 당뇨 또는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겪고 있으면서도 또한 등한히 하기 쉬운 게 바로 신장 건강이다. 사랑의 신장협회 신장건강 세미나 등 신장 건강에 대한 활발한 환자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두만 신장내과 전문의는 “신장 질환의 80%는 당뇨나 고혈압이 주원인”이라며 “신장을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당뇨나 고혈압 모두 초기부터 식이요법, 운동 등으로 꾸준히 잘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몸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신장건강에 관해 강두만 신장내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알아보았다.
신장 질환 80%는 고혈압·당뇨 탓
운동과 식이요법 통해 비만 막아야
#신장의 역할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것으로 잘 알려진 신장은 노폐물 거르기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한다.
먼저 심장에서 펌프 활동으로 혈액이 배출되면 그중 20%에 해당하는 많은 혈액이 신장에서 사구체를 통해 걸러지며, 불필요한 배설물은 걸러져 소변으로 나오고, 몸에 필요한 성분은 재흡수된다. 혈압을 조절하며, 수분 대사도 조절하는데 신체에 물이 많은지 적은지에 따라 체내 수분의 양을 조절하는 대사작용을 한다.
또한 전해질의 재흡수 또는 배설을 통해 심장 활동을 제어하기도 한다. 적혈구를 형성하는 호르몬도 분비해 빈혈을 예방하는 내분비 작용을 한다. 뼈에 필요한 칼슘대사에 필요한 호르몬을 활성화시키며, 비타민 D는 콩팥에서 가장 활성화가 돼 칼슘이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신장 이상을 살피는 검사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살필 수 있는 검사로 대표적인 것은 바로 피검사와 소변검사. 이를 통해 크레아티닌(Creatinine) 수치를 살펴보게 되는데, 보통 크레아티닌 수치는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아지면 콩팥(신장) 기능이 나빠진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한인 여성의 경우 0.9 ㎎/㎗까지 정상으로 본다. 한인 남성은 1.2 ㎎/㎗ 정도가 정상. 강 전문의는 “하지만 크레아티닌은 근육 대사 물질이기 때문에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농도가 다소 높아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근육량이 많은 미국 남성의 경우 1.5 ㎎/㎗ 까지도 정상으로 보기도 한다.
이 크레아티닌 수치를 분모로 하고 1로 나눈 뒤 100을 곱하면 콩팥 기능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크레아티닌 수치가 1로 나왔을 경우 1로 다시 나누고 100을 곱하면 100이 나오는데, 이 수치가 바로 1분간 신장에서 피를 걸러주는 수치다. 1분간 100cc 정도 피가 걸러지면 정상으로 본다. 크레아티닌 수치가 2.0~3.0 ㎎/㎗이상이면 신장기능이 매우 저하된 상태.
한편 크레아티닌 수치는 성별, 몸무게, 나이에 따라 틀리게 나타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정상적인 사람도 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신장질환이 있다면 기능 약화가 더 가속화될 수 있다. 또한 크레아티닌의 수치에 변화가 없고 정상이어도 소변에서 단백뇨가 나오면 신장에 이상 징후가 있을 수 있다는 신호가 된다.
단백뇨로 알부민, 글라블린 등 단백질이 빠져나갈 수 있는데, 당뇨 및 고혈압 환자에게서는 단백뇨가 나타나기 쉽다. 당뇨병환자는 단백뇨가 심해지고, 신장 기능의 약화로 몸이 붓거나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며 고혈압환자 역시 합병증으로 만성 신부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 기능이 망가지는 주요 원인
만성 신부전증 등 신장 질환의 80%가 당뇨병과 고혈압이 주된 원인으로 나머지 20%는 염증, 만성 신우신염, 선천적인 질환, 유전에 의한 신장에 물혹이 생기는 다낭성 신장질환 등이 있다.
“소금섭취 줄이고, 건강보조제 함부로 먹지 말아야
강 전문의는 “한인 환자 중 35세부터 당뇨가 있었지만 관리를 너무 잘해 70세가 가까워 오는 지금도 신장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당뇨병 환자의 경우 대부분 10~15년 사이에 신장 질환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평소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크레아티닌 수치를 통해 신장 사구체 여과율이 1분간 10 cc이하로 걸러주는 것으로 나타나면 콩팥 대체요법으로 신장 이식이나 혈액 투석을 해야 한다”며 “LA 및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도 많은 60대 이상의 한인 신장질환 환자들이 혈액 투석을 받고 있거나 신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부로 먹는 건강 보조제, 화학적인 약물이나 자연적 약물 모두 신장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관절염에 먹는 진통 소염제는 중풍, 심장마비의 위험성, 고혈압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혈압이 올라가면 신장기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 강 전문의는 “최근에는 신장 건강을 고려해 만들어진 혈압약, 단백뇨로 알부민, 글라블린 등 단백질을 배출하지 않게 하는 당뇨환자를 위한 약물도 나와 있어 주치의와 상의해 본인에게 맞는 알맞는 약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금 섭취, 주의해야 한다는데
소금은 나트륨과 염소가 결합한 것이다. 소금 자체가 혈압을 올려주는 것이 아니라 소금이 들어가면 물을 잡아주고 혈압이 오르게 되며 신장 질환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만성 신부전증 등 신장 질환을 앓고 있으면 소금 및 칼륨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 한국 마켓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저나트륨 소금은 짠맛을 위해 염화 칼륨이 첨가돼 있는데, 염화 칼륨이 대부분 신장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경우 심장 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뇨 및 고혈압, 신장 질환자는 적정량의 염분 및 칼륨 섭취를 위해 주치의와 꼭 상의한다.
*신장 건강에 얽힌 잘못된 상식
-오줌이 안나온다. 시원치 않다?
신장 질환보다는 전립선또는 방광목 문제인경우다. 방광목은 요도 입구를 둘러싸는 부위로 남성의 경우 전립선에 붙어있다. 건강한 젊은 사람의 경우 방광에 300 cc 정도 차이면 뇌에서는 소변을 보라고 지시하게 되는데 남성의 경우 50세 이상 나이가 들면 전립선이 커지거나 방관 주변 근육이 쭈그러들고 소위 오줌발이 시원치 않다는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너무 자주 화장실 갈 때 또는 밤중에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늘었을 때
나이들어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은 역시 전립선이 커지거나 방광 근육이 약해진 경우로 풀이할 수 있다. 남성은 역시 전립선 문제일 수 있으며 여성은 방광염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물론 만성 신부전증의 증상으로 야간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피가 섞여 있다
혈뇨가 나오면 어디가 문제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신장, 방관, 요관 등 어느 부위때문에 혈뇨가 나오느냐에 따라 염증인지, 또는 신장 질환인지 여부를 검사하게 된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에 염증이 생겨 혈뇨가 나오기도 한다. 신장에 염증이 생기는 신우신염의 경우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을 나타내기도 하며 결석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소변 색깔 신장질환과 관계?
소변 색깔은 신장 질환과 아무 관계가 없다. 하지만 당뇨병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경우 포도당이 소변으로 나올 수 있어 진할 수 있으며 다뇨는 당뇨병의 특징이다.
-소변에 거품이
역시 소변 거품으로는 어떤 질환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단백뇨가 많이 나오는 경우 거품이 꺼지지 않는다. 단백뇨가 있다고 의심되면 바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정확하게 하는 것이 좋다.
-빈혈
빈혈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로 만성 신부전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신장을 튼튼하게 하려면
신장질환은 당뇨와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당뇨와 고혈압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체중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의 경우 혈압이 높아지기 쉽다. 체중을 줄이면 앞으로 생길 수도 있는 신장 기능 이상을 예방해 주며 신장 질환 외에도 다른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신장기능과 관절의 상태를 잘 검사에 자신에게 맞는 수영, 빨리 걷기, 에어로빅 등 심혈관계 운동을 하는 게 좋다. 강 전문의는 “조깅 클럽이나 마라톤 동호회 등에 가입하면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 더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노년층의 경우 라임댄스도 효과적. 또한 건강한 신장 관리를 위해서는 혈압, 혈당 수치 조절은 물론이고 콜레스테롤 조절도 매우 중요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 동맥경화, 고혈압 등 위험이 높아지며 고혈압이 생기면 신장 질환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한편 당뇨나 고혈압이 없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30~40대는 5년만에 피검사, 소변검사를 통해 신장 기능 건강 여부를 살피고 50~60대는 3년에 한번, 60대 이후는 1년에 한번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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