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7월 들어 워싱턴 DC는 주로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살인, 강도사건 들의 급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사회면의 칼럼니스트 코트랜드 밀로이 씨는 최근 한 칼럼을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은 아담스 모간에 있는 어떤 식당에서 나오고 있는 중이거나 노스이스트 H 스트릿에 있는 ATM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꺼내고 있는 중이다. 당신은 (워싱턴의 관광명소가 모여있는) 몰에서 당신의 여자친구와 관광중이거나 또는 조지타운 당신 집의 드라이브웨이에 서있는 중이다. 당신은 아마도 휠체어에 앉아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급작스레 지옥의 문이 열리면서 어린 불량배 한 녀석이 당신의 얼굴에 권총을 겨냥하거나 칼을 당신의 목에 들이댄다. 당신은 강도를 당하고 있는 것인데 당신이 돈만 잃는다면 당신의 행운의 별들에 감사를 드려야 한다.”
13세부터 15세 사이의 흑인소년들이 다섯 명 내지 여섯 명씩 떼지어 돌아다니면서 자동차를 훔치기도 하고 권총을 휘둘러 강도짓도 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에게 성폭력을 하는가하면 돈을 빼앗고도 총을 쏘아 죽이기도 하기 때문에 (7월1일부터 15일까지 15명이 살해되었음) 찰스 램지 워싱턴 DC 경찰국장은 ‘범죄 긴급상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밀로이 기자가 지적한 것처럼 흑인들간의 폭력(black on black)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지타운 등 워싱턴 노스웨스트 부유층 지역에서도 권총강도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며 희생자들이 백인인 경우도 많아 흑인들간의 폭력사건들보다 더 매스미디어의 지속적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게 밀로이의 주장이다.
밀로이가 인터뷰한 램지 경찰국장은 금년에 워싱턴 DC에서 강도죄로 체포된 청소년들이 95%나 증가되었다면서 강도에는 폭행이 수반되는 것을 흔히 보게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램지는 권총소지죄로 체포된 청소년들이 많이 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금년 7월초까지 워싱턴 DC에서 무장강도죄로 체포된 청소년들의 수는 420명이나 된다. 그런데 그중 두 번 내지 다섯 번 체포된 청소년들 수가 364명이고, 52명은 6회 내지 10회, 그리고 네 명은 11회 내지 14회 체포된 전력을 가지고 있다는 무서운 통계가 있다. 어떤 아이가 다섯 번 체포되어도 메릴랜드 로럴에 있는 옥힐 청소년시설로 보내져서 3개월 있다가는 문제아들의 그룹 홈으로 보내진다는 것인데 소년법원의 심리는 비밀이기 때문에 그 사실이 경찰에 통보도 안 되고 있다가 여섯 번째 범죄를 일으키고 체포되어야 비로소 경찰이 알게 된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근본 문제는 그런 아이들이 흔히 아버지 없는 집에서 자라왔다는 사실이다. 미혼모라는 점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성도덕의 타락 가운데서 남자들은 또 남자들대로 여자를 성적 쾌락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결혼해서 여자와 결혼관계에서 생기는 아이들을 책임지겠다는 생각이 꿈에도 없는 상황이 아버지 없이 자라는 많은 청소년들을 배출하게 된다. 자식을 고이고이 길러도 자식농사 성공하기가 어려운 것을 생각하면 아버지 없이, 또 특히 무책임한 10대 후반의 엄마 밑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장래가 비뚤어지는 것은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어른들의 감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도 TV나 비디오게임에서 배우는 것은 무엇인가? 사소한 문제라도 권총이나 다른 무기를 휘둘러 해결(?)하려드는 태도와 더불어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미화하는 랩 뮤직 비디오 등의 영향으로 아이들을 망가뜨리기 십상일 것이다.
물론 즉석에서 만든 폭발물(IED)와 자살대원들 때문에 매일 50명 내지 100명 씩 죽어가고 있는 이라크에서의 테러리즘보다야 아직은 좀 낫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워싱턴 DC와 기타 큰 도시들에서의 범죄 증가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테러 행위임에 틀림없다. 이라크에 민주주의와 자유를 심어준다는 명목으로 쓰여지는 수백, 수천 억 불의 전비가 미국 국내의 범죄 퇴치 내지 예방에 쓰여진다면 미국이 좀더 안전한 사회일 터인데 그렇지 못하다는 데 민간통치의 한계가 있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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