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케이지는 9·11 영웅중 한명인 존 맥러플린을 표현하는데 큰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주연
니콜라스 케이지 인터뷰
잔해에 깔려 22시간, 고통 이해하려 애써
한국인 아내 덕에 김치 좋아해 ‘중독자’
지난 9일 개봉된 9.11 테러를 다룬 ‘월드 트레이드 센터’(World Trade Center-영화평 ‘위크엔드’판 ‘무비 리뷰’면)에 주연한 니콜라스 케이지와 지난달 13일 베벌리힐스의 포 시즌스 호텔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케이지는 이 날 뉴욕에서 영화 홍보에 참석, 인터뷰는 위성중계를 통해 이뤄졌다.
-9월11일 당신은 어디에 있었으며 당신은 건물 잔해 속에 갇혔다 구조된 뉴욕 항만경찰 존 맥러플린을 어떻게 묘사하려고 했는가.
▲LA에서 자고 있는데 전화소리에 깨어 일어나 TV를 봤다. 도무지 사실이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TV에 비치는 이미지는 너무 충격적이고 끔찍한 것이었다. 존을 표현하는데 큰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자기를 희생하고 남을 구하기 위해 사지로 들어간 살아있는 영웅이어서 가급적 사실에 충실하게 나타내려고 애썼다. 그를 실제로 만나기 전 몹시 신경이 쓰였지만 그는 날 편하게 해주면서 무슨 질문이든 다 받아줬다. 나는 그를 비디오 카메라로 찍으면서 수천번 질문했고 그 뒤 테입을 보고 또 보면서 존의 액센트와 행동 등을 공부했다.
-감독 올리버 스톤과 윌역의 마이클 페냐와 일한 경험에 대해.
▲우리 셋은 연습 때부터 삼위일체가 되어 일했다. 올리버는 세밀한 것에까지 각별한 신경을 썼는데 그는 존과 윌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구조대원들을 모두 정확하게 묘사하려고 집착했다.
-세상은 9.11 뒤로 충분히 치유됐다고 보는가. 이 영화가 치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과거 재미있는 영화들을 만들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줬는데 이 영화에 나오기 얼마 전부터 좀 깊게 파고들어 뭔가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었다. 그런데 진짜 내 기도에 대한 답처럼 올리버가 전화로 9.11에 관한 각본이 있으니 한 번 읽어보라면서 보내왔다. 올리버가 감독하는 데다 인간 영혼을 긍정적으로 쓴 글에 너무 감동해 즉석에서 출연 제의를 수락했다. 난 특히 5년 전 TV로 참상을 본 뒤 대답을 찾으며 자란 어린아이들에게 어떤 답을 주고 싶었다.
-이 영화는 화해에 관한 것이라고들 하는데 9.11 테러 목격 직후에 당신이 느꼈던 감정은 어땠는가.
▲그것은 우리의 삶과 마음을 변화시키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에 나오는 영웅들의 희생과 이야기를 정치적 발언으로 약화하고 싶지 않다. 생존과 용기에 관해 사실적으로 그린 올리버 스톤의 영화를 사람들이 보고 즐기기를 원한다.
-잔해소품들이 너무 진짜 같은데 연기하면서 육체적 고통과 호흡곤란을 경험했는가.
▲22시간 잔해에 깔린 사람의 역을 하면서 진짜로 고통을 느꼈다한들 불평할 처지가 못된다. 난 존의 고통을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영화에서 당신은 아내에게 “당신이 날 살게 했어”라고 말했는데 실제 삶에서 당신 부인(한국인 앨리스 김)은 어떻게 당신에게 힘을 주고 또 당신으로 하여금 가족 일체감을 형성하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가.
▲그 말은 같은 장면을 재촬영할 때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다. 나와 아내는 늘 함께 있다. 그녀는 날 적극적으로 지원해 큰 도움이 된다. 내가 로케이션 때문에 여행을 할 때도 우린 함께 다닌다. 그녀는 할리웃이나 연기에는 관심이 없는데 그것은 내게 하나의 변화다(그는 과거 배우나 가수들과 결혼했었다). 나는 우리가 공생관계를 유지한다고 느끼는데 우리는 서로를 열심히 지원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크게 만족하고 있다.
-당신은 가족간 밀접한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인데 듣기에 매우 가까운 가족관계를 가진 한국인인 당신 아내가 당신의 그런 생각을 옹호하는가.
▲적어도 내가 가진 한국인 가족은 관계가 매우 밀접하다. 우린 1주일에 한번씩 모두 모여 식사를 하는데 참 즐거운 경험이다. 이탈리안(케이지는 이탈리아계) 가족과 비교하면 좋을 것이다.
-15세난 아들 이후 두번째로 아버지가 됐는데 느낌은 어떤가.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갓난아기의 이름을 그렇게 유별난 것으로 골랐는가.
▲웨스턴이 지금 15세가 되기까지 우리는 결코 2주 이상 떨어져 있어 본 적이 없다. 우리는 서로 가능한 한 많이 본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나는 뉴질랜드에서 찍은 ‘반지의 제왕’과 호주에서 찍은 ‘메이트릭스’ 출연을 거부했던 것이다.
웨스턴을 낳은 지 15년이 지난 지금 난 보다 침착해졌는데 내 생애 둘째 아들 칼-엘을 봤다는 것이 매우 행복하다. 그 이름은 앨리스가 독특한 이름을 원해 고른 것이다. 나는 아들 이름을 ‘에덴의 동쪽‘에 나오는 제임스 딘의 이름을 따 칼로 지으려고 했는데 아내가 특별한 이름을 원해 내가 좋아하는 대중신화 속 이름인 칼-엘을 찾아낸 것이다.
-한국에 당신 팬이 많은데 방문할 계획은.
▲2주 후 태국을 방문하는데 앨리스는 그 때 아버지를 보려고 한국에 갈 예정이다. 난 스케줄 때문에 확실치는 않지만 틀림없이 언젠가 다시 방문할 것이다.
-당신 장남이 몇 년 전 태권도 도장에 다닌 것으로 아는데. 둘째도 태권도를 배우기를 원하는가.
▲웨스턴은 검은 띠까지 딴 뒤 잠시 쉬었는데 얼마 전 다시 시작, 지금 정 사범에게 배우고 있다. 칼-엘은 조금 더 큰 뒤 본인이 결정할 일로 난 그 아이가 항해를 좋아하길 바란다.
-한국음식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난 정말 한국음식을 즐긴다. 김치의 매운 맛과 양념 맛은 진짜로 마음에서 떠나질 않는데 난 김치 중독자가 돼 늘 먹는다. 적어도 1주에 한 번은 먹고 앨리스의 어머니가 찾아올 때면 더 자주 먹는다.
-영화 속에서 잔해에 깔려 있으면서 연기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는가. 거의 비연기적 연기인 셈인데.
▲연기와 잔해와 주위환경의 불편함은 오히려 상상력을 격려, 연기에 도움을 줬다. 그런 제한 조건은 나를 나의 내면 속으로 몰입하도록 만들어 오히려 날 구속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올해는 이탈리아의 거장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출생 1세기가 되는 해인데 그와 그밖의 전반적 이탈리아 영화가 당신에게 준 영향은.
▲로셀리니의 ‘무방비 도’도 내게 영향을 줬지만 그 보다는 펠리니가 내겐 더 큰 영향을 주었다. ‘달콤한 인생’에서의 마스트로이안니의 연기는 내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칼-엘을 바라볼 때 그에게서 당신을 얼마나 찾아보는가.
▲칼-엘을 보면 다정한 느낌을 갖게 되고 또 그 아이는 너무나 멋진 미소를 지녔다. 아들은 우리 둘을 다 닮았는데 내 몸에 앨리스의 얼굴을 했다.
-여가선용은.
▲난 철학에 관심이 깊고 항해를 좋아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책읽기가 내 취미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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