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망대
▶ 김현길 <지리학 박사.연방공무원>
통수권자들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탄핵안에 대한 도전이 여론화되고 있다. 반전운동가인 신디 시핸은 부시 대통령의 목장 앞의 땅을 5만2,500달러에 구입하고 탄핵이나 사임이 이루어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7월28일)가 보도했다. 언론은 부시와 노무현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민감하게 다루고 있다.
대통령 탄핵으로 세상을 놀랜 닉슨은 중국 경제발전에 도화선이 되었고 작금의 기적을 낳았다. “결국 그는 정직했다. 명예를 지킨 지도자였다”고 언론은 평한다.
미 합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32년 전 8월9일 아침 11시에 생겼다. 주인공은 제37대 대통령 리처드 M. 닉슨이다. 그는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서 탄핵결의안이 가결된(3월1일) 직후에 포드 부통령에게 자신의 특사를 보장받고 사임 형식을 택했다. 백악관 공문서 용지에 “나는 사임한다”라고만 적었다. 미 국민 전체의 비통한 국치로 충격을 받은 날이다.
사건 자체는 도청이다. 대통령 선거가 고조되면서 닉슨 측의 비밀공작원들이 DC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 사무실에 침입하여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던 일이다. 죄질로는 닉슨 정권의 선거방해, 불법 정치헌금, 수뢰, 탈세 등을 지적했다. 닉슨은 결백을 주장하면서 CIA에 지시하여 FBI 활동을 저지토록 사주했다. 그러나 백악관 연루, 보좌관들과 닉슨의 은폐활동이 수사관들에 포착되고 말았다.
최초의 대통령 탄핵결의와 사임은 미국 민주주의의 승리로 FBI의 직업정신과 삼권분립의 독립성으로 칭송을 받았다.
닉슨의 주요업적은 미국 대통령으로 처음 중국을 방문(72년2월21일)한 일이다. 마오쩌뚱이 예측한대로 화해를 먼저 청한 것은 역시 미국이었다. 미국은 중·소 관계에 편승해 중국과 대화 채널을 만들 필요성을 인식했다. 중국도 미국과의 관계개선으로 소련과의 대등관계를 유지할 의지가 있었다.
미국 언론은 정치적인 국익을 성취하기 이전에 냉전해소책으로 민간외교인 ‘핑퐁’ 교섭을 착수한 일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 탁구선수단이 중국을 방문(71년4월10일)하여 빙판길을 녹이는데 성공했다. 두달 뒤인 6월10일에 미국은 중국의 금수조치를 해제했고 그 다음달에 국가 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의 극비리 중국방문으로 실무협상을 마쳤다.
닉슨 대통령은 이듬해 2월21일에 전격적으로 북경을 방문해 상해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첫째, 두 나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서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둘째는 대만과 중국 문제는 외부의 간섭 없이 중국인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대만은 중국의 한 부분임을 인정한다는 골자였다. 그러나 미국은 6년 후에야 대만과 국교를 단절하고 북경 정부와 수교(79년1월1일)를 맺었다.
미중 외교정상화는 중국 시장경제의 도화선이 됐다. 한편으로는 공산주의 체제를 운영하면서 다른 한편은 자본주의 체제를 시도한 것이다. 지난 27년간 중국의 경제발전은 비약적이었고 세계적인 정치 경제의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닉슨의 마오쩌뚱 방문과 악수는 세계사의 전환점이 된 것이다.
상무성은 7월26일 중국이 일본보다 더 큰 수입국이 되었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의 주요 수출대상국은 캐나다, 멕시코, 일본, 중국으로 그중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 6월에는 작년보다 19%가 증가해 66조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시장이 되었고 독일(2009), 미국(2026)을 능가하는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고 발표되었다. 현재 중국은 13억 인구에 개인평균수입이 약 2,000달러에 달한다. 중국 시장경제의 성공은 닉슨의 상상도 초월한 기적이다.
탄핵을 당해 밀려난 닉슨은 세금보고를 속인 적이 있었고, 학생 때는 성적을 훔쳐보려고 듀크 법과대학에 침임했었다. 2년간 냉동 오렌지주스 회사에 근무했으나 망해버렸다. 닉슨은 가난한 가정에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감리교인이었으나 그는 쿼커 성도였다. 교통사고와 폐렴으로 두 번이나 죽을 뻔했다. 때로는 신경쇠약 증세를 보였고, 연설 중에는 눈을 깜빡였고, 웃입술에 땀을 흘리는 증세에 간질병 예방약을 복용하기도 했다.
탄핵은 남의 일이 아니다. 민주국가의 자존심이다. 현재 한국 대통령의 지도력도 닉슨보다 경하다고 보기 어렵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newchallenge@myway.com
김현길 <지리학 박사.연방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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