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반 장학생 대이나 맥닐(부캐넌 고교 12학년)이 한국 라보가 주최한 캠프에서 만난 한국 학생과 연락처를 주고받고 있다.
한국체험 장학생들을 통해본
미 초중고 한국어반 현주소
AP 한국어-. 오늘날 미주 한국어 교육의 최대 숙원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AP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한국어 진흥재단(이사장 문애리)에 AP과목 및 시험 채택 조건으로 한국어 1∼3 클래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학교 500개 이상 확보와 커리큘럼과 테스트 양식 개발을 위한 150만달러 자금 확보 등 까다로 조건들을 제시했다. LA총영사관이 최근 진흥재단에 150만달러를 지원키로 결정한 가운데 진흥재단은 한국어반 제공 학교를 500개까지 채우지는 못하더라도 한국어반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어반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AP 한국어 채택의 성패는 결국 클래스 수강을 결정하는 학생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어 진흥재단의 문애리 이사장은 한국어반 증설을 위해 진흥재단이 지금까지 학교장 및 교육자들과 학부모들을 위주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앞으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캠페인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흥재단이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한국체험 프로그램에 선발된 27명의 한국어반 장학생들은 절반 가량이 남가주 외 전국 곳곳에서 오고, 또 절반이 타민족 출신으로 이들의 경험은 한국어 클래스에 대해 총체적인 안목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지난 7월18일부터 8월7일까지 3주동안 한국을 방문한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미국 초중고교 한국어반의 현주소를 알아본디.
SATⅡ 과목에 채택후
10년새 60개교로 늘어
학생수도 4,610명으로
타민족 수강생 30%나
지난 10년사이 한국어 클래스의 규모가 한국어 진흥재단의 노력으로 눈에 띄게 성장했다. 한국어반을 제공하는 초중고교가 SAT II 한국어 시험이 채택된 1997년 당시 19개교에서 2006년 현재 60개교로 늘어나고 학생수도 1,471명에서 4,610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중 약 30%인 1,349명은 타민족 출신이라는 점이다.
▲스패니시 말고 다른 외국어 없나?
한국과 연관이 없는 학생들이 왜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일까.
인터뷰에 응한 12명의 타민족 학생 가운데 7명은 색다른 언어를 배우고 싶어서 한국어를 선택한 경우였다. 이중 4명은 외국어 선택이 스패니시와 한국어밖에 없는 학교에 다녔고 나머지 학생들도 모두 스패니시가 싫어서 다른 외국어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를 1년 수강한 매튜 아크펠드(라카냐다 고교 9학년)의 경우, 부모들과 친구들로부터 왜 한국말을 배우냐는 말을 많이 듣지만 “스패니시는 영어와 알파벳도 같고 단어도 같은 것이 있어 따분하지만 한국어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더 재미있다”며 “독특한 언어를 배우는 것이 ‘멋있다’(cool)”고 말했다.
미국 학교에서 다른 외국어 교육이 점차 스패니시에 밀려나는 상황에서 한국어가 보급만 된다면 보다 돋보이는 외국어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예일대에 가고 싶다는 로라 거버(뉴욕 브롱스 존필립 수사중학교 7학년)는 한국어 클래스가 대입원서에 좋아 보일 것 같아서 택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류를 탄 한국어 바람
특히 근래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도 무시할 수 없는 기회다.
조애나 김(세리토스 고교 11학년)은 한인이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이 중국 아이들인데 한국 드라마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한다고 한다. 조애나는 자신의 한국어반에만 5명 정도가 중국학생들이라고 말했다.
히카루 최(헌팅턴 비치 마리나 고교 9학년)의 경우, 한인 아버지보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일본계 어머니가 더 나서서 한국어반을 택하도록 격려했다고 한다. ‘내 이름은 김삼순’을 특히 좋아한다는 히카루는 어머니가 자기보다 더 열심으로 자기를 통해 한국어를 배운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의 트레이시 코브렌(사우스 카운티 고교 12학년)도 한인 친구들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해 god, ‘플라이투더스카이’ 등의 음악과 ‘엑스맨’과 같은 TV쇼를 좋아한다며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타민족 학생 12명 가운데 3명은 한인 친구들이 많아 한국어를 배우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일본어의 경쟁
그러나 지난 2003년 칼리지보드가 AP 중국어와 일본어 채택을 결정, 오는 가을학기부터 양국 언어의 AP과목이 제공되고 2007년 5월부터 AP 시험이 실시됨에 따라 아직 AP가 없는 한국어가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아직 미국에서는 한국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 애초부터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나서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 인터뷰에서 여러 학생들은 아시아에 관심이 있어서 우연히 한국어를 배우게 됐거나 원래 일본어를 배우고 싶었지만 제공되지 않은 케이스였다.
한국어 진흥재단의 문애리 이사장는 특히 중국어가 요즘 미국 교육계에서 뜨는 외국어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현재 2만4,000명의 학생들이 중국어반을 택하고 있는데 2004년 조사에서 약 2,400개의 미국 고등학교들이 AP 중국어 과목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어 교육 보급을 위해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은 매년 400명의 미국 교육자들을 중국에 초청, 중국에 대해 소개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한편 앞으로 3년간 150명의 중국어 초청교사를 미국 교실에 파견하고 중국어 클래스를 추진하는 약 2,000개의 학교와 약 300명의 교사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어도 SAT II 시험 응시자가 한국어보다 훨씬 적은데도 칼리지보드의 까다로운 조건 없이 AP과목으로 채택돼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세 뿌리 교육
타민족 학생들의 외국어 선택에 대해 한인 커뮤니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반면 한인 2세의 뿌리 교육은 커뮤니티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반에서 배우는 한인 학생이 3,261명에 불과한 것은 전체 인구를 감안할 때 태부족이라고 교육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AP 한국어의 성패여부는 무엇보다도 한인 학부모들과 2세 자녀들에게 달려있는 셈이다.
그라나다힐스 고교의 너새니얼 윤(10학년)은 주위에서 “한인이 한국어 클래스를 택하면 일종의 불명예라는 인식이 있다”며 그러나 한국어를 잘 못하는 것이 더 부끄러워 한국어반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너새니얼은 주말학교를 다니긴 했지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며 “학교에서 정식으로 배우는 한국어반에서 1년동안 배운 것이 주말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많았다”고 지적했다.
노스 고교의 박종민(10학년)군은 K학년부터 이중언어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 정규 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케이스. 한국어반에서 외국 학생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박군은 이중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그래도 그는 한국어를 잘 하지만 아직 어려운 단어는 모르는 게 있다며 계속 한국어를 배울 계획이다.
현재 정규 한국어반을 제공하는 미국 초중고등학교는 모두 60개교. 한국어 진흥재단(이사장 문애리)에 따르면, LACES, 윌슨 고교, 노벨 중학교, 포터 중학교, 해일 중학교, 홈즈 인터내셔널, 사우스게이트, 노스릿지 칼리지프렙 등 약 15개 학교에서 한국어반 신설을 약속, 앞으로 숫자가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진흥재단은 2000년 이후 매년 실시해온 미국 교장단 한국 연수 프로그램이 참가 교육자들에게 한국어 교육의 가치를 알리고 이들 학교에 한국어반 개설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흥재단은 또 올해 처음으로 전국 한국어반에서 선발된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민박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 문애리 이사장은 앞으로 학생들을 겨냥해 한국 문화의 밤, 국제 페스티벌 등의 문화행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어반이 제공되고 있는 미국 정규 학교들은 다음과 같다.
매튜 아크펠드(라캬냐다 고교9학년)가 민박가정에서 김미경씨와 함께 오징어 부침개를 만들고 있다.
■미국 초중고교 한국어반 현황 (2006년 3월 현재)
학교명 반수 학생수(외국인수)
<남가주>
Cahuenga ES 12 400(40)
Sunny Hills HS 8 280(15)
Cerritos HS 6 193(7)
Diamond Bar HS 6 185(15)
Torrance HS 5 177(37)
South HS 5 160(31)
Granada Hills HS 3 118(0)
Kennedy HS 5 114(10)
North HS 4 110(25)
New Convent Academy 7 106(0)
Third St. ES 5 106(90)
Cleveland HS 4 102(37)
Wilton Place ES 10 100(50)
Fairfax HS 3 96(70)
Irvine HS 5 90(3)
West HS 4 90(20)
La Canada HS 5 90(5)
John Burroughs MS 3 90(6)
Crescenta Valley HS 3 89(2)
Denker ES 5 80(25)
Gahr HS 4 80(5)
Los Angeles HS 5 70(50)
Victor ES 2 45(6)
El Camino Real HS 1 30(4)
Whitney HS 1 26(1)
Walker MS 1 25(2)
Lynn MS 2 22(6)
Berendo MS 1 22(0)
Peary MS 1 22(7)
Madrona 1 20(6)
La Canada MS 1 15(1)
Taft HS 1 15(10)
Portola MS 1 9(5)
Hull MS 1 8(4)
St. James 1 6(1)
<기타>
New Hope Academy(MD) 11 174(174)
Francis Lewis HS (NY) 5 160(10)
Claire Lilienthal (SF) 8 127(91)
Bayside HS (NY) 4 111(0)
Saghalie MS (WA) 4 102(102)
Flushing HS (NY) 2 89(0)
New Hope School (NJ) 5 81(81)
Lowell HS (SF) 2 76(52)
Fairfax Academy (VA) 3 67(12)
Lincoln HS (WA) 3 67(65)
Buchanan HS (MI) 3 58(55)
Baker MS (WA) 2 55(54)
Roosevelt HS (IL) 2 40(8)
Cardozo HS (NY) 1 35(3)
Newtown HS (NY) 2 34(3)
Bronx HS of Science (NY) 1 33(0)
PS 32 ES (NY) 1 26(0)
Stuyvesant HS (NY) 1 22(0)
John Philip Sousa MS (NY) 4 20(20)
Von Steuben HS (IL) 1 20(19)
Palisades Park MS (NJ) 1 15(3)
Northside Prep. (IL) 2 11(7)
Bridgeport Inter. (CT) 1 5(5)
총계 199 4,610(1,349)
한국어 진흥재단(이사장 문애리)의 장학생들이 이번 한국연수에서 민박한 곳은 어떤 가정일까?
민박 교류 및 문화활동을 통해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를 체험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1973년 설립된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 한국라보(LABO)의 회원들이다.
27명의 한국어반 장학생들에게 민박을 제공한 라보는 인터넷(www.labostay.or.kr)을 통해 민박 교류를 알선해주고 있다.
김호숙 사무국장은 3주전까지 신청하면 연중 내내 민박이 가능하며 민박을 상호 교환하는 경우 요금이 없고 그렇지 않은 경우 민박 ≠ㅏ?식비 등을 포함해 하루 3만5,000원을 지불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 가정에 민박하는 신청자의 80%가 일본인, 20%가 영어권으로 한국어 강좌를 이수하는 2세 학생들이 주로 많지만 성인들도 민박할 수 있다.
라보 회원 가정들은 민박 외에도 매년 여름과 겨울에 열리는 캠프에 참여하고 또 그룹별로 매주 모임을 통해 외국 노래, 무용, 연극 등을 즐기면서 외국어를 체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라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단체 웹사이트(www.labo.or.kr)에서 볼 수 있다.
한국어반 장학생 저스틴 브라운 앞줄(왼쪽부터·부캐넌 고교 12학년), 알렉스 메시코프(클리블랜드 고교 12학년), 쇼마리 린튼(존 필립 수사 중학교 8학년)와 새라 애놀라(노스 고교 12학년)가 남산골 한옥마을을 견학하고 있다. <서울-우정아 기자>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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