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워 한 잔… 향기로워 또 한 잔…
한 병에 150달러...색-맛-향 일품 ‘술술’ 넘어가
크라운 로열(Crown Royal)사가 150달러짜리 최고급 위스키 XR(Extra Rare)을 한인타운에서 처음 런칭했다는 보도(7월27일자 본보 3면)가 나간 후 화제와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그렇게 비싼가” “왜 7만 케이스밖에 안 만들었나” “조니 워커 블루와 같은 급인가” “그런 술은 언제 어떻게 마셔야 제대로 즐길 수 있나” 등등… 지난 주 시음회에서 만난 크라운 로열사 아시안 마켓 홍보대사 케니 잉씨와 서던 와인 앤 스피릿(Southern Wine & Spirits)사의 한인 마켓 담당 로이 조씨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그 궁금한 사항들을 하나씩 풀어보았다.
▲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울트라 프리미엄 위스키 XR은 황금보다 진한 호박색의 액체를 보는 순간부터 보통 술이 아니라는 직감을 갖게 된다.
잔에 살짝 따라서 향을 맡아보면 더 놀라게 되는데 강하거나 감미로울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섬세하고 조용하며 향이 많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맛은 정말 특별하다. 아주 소량을 입에 머금으면 그 부드럽고 진한 맛이 혀 전체에 좍 퍼진다. 약간 묵직하면서 달콤한데 그 달콤함은 당도에서 오는 것이 아닌, 아주 최상급의 원액이 아주 잘 숙성한 데서 오는 오묘한 달콤함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맛은 바닐라와 토피. 그 외에도 스파이스가 있어서 목으로 넘기고 난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입안 전체가 그 특별한 맛에 마비된 느낌을 갖게 된다.
▲7만 케이스 한정 판매란
크라운 로열사의 매스터 블렌더 앤드루 맥케이가 창조해낸 XR은 앞으로 10년에 걸쳐 전세계의 제한된 마켓에 제한된 양만을 조금씩 배급해 판매한다.
이유는 더 이상 똑같은 품질과 맛의 위스키를 만들어낼 수가 없으므로 이 희귀한 술을 좀더 특별하게, 좀더 오랜 기간 엄격한 통제하에 판매하려는 것이다.
더 이상 만들 수 없는 이유는 XR을 양조한 워털루 양조장이 화재로 전소됐기 때문. 1857년 세워진 유서깊은 워컬루 디스틸러리는 1939년부터 크라운 로열의 양조장으로 사용됐으며 1992년 문닫을 때까지 캐나디언 위스키의 심장이었다.
그런데 문 닫은 직후 화재가 발생, 그 안에 남아있던 모든 위스키 원액들과 귀중한 역사적 산물들이 다 소실된 것이다.
XR은 그 전에 블렌딩을 마치고 숙성에 들어갔으며 앞으로 7만~ 8만 케이스(한 케이스는 6병)가 병입되어 다 팔리고 나면 두 번 다시 같은 맛은 지구상에서 볼 수 없게 된다.
▲조니 워커 블루와 비슷한 레벨인가
케빈 잉 홍보대사는 “XR은 어떤 위스키 브랜드와 경쟁하는 제품이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그만큼 맛에 대한 프라이드도 강하지만 더 이상 똑같이 만들 수 없는 희귀한 술이기 때문에 어떤 위스키와도 비교되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언제 어떻게 마셔야 잘 마시는 건가
크라운 로열사는 XR을 인생의 아주 특별한 순간, 아주 중요한 순간, 아주 희귀한 순간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길 것을 권하고 있다.
자녀의 결혼식이라든가, 파격적인 승진을 했다든가, 인생에서 아주 기쁜 순간을 XR과 함께 나누라는 것이다.
XR의 맛을 최고로 잘 즐기려면 먼저 얼음물을 입에 머금고 입안 전체를 깨끗하게 헹궈낸다. 순수하게 XR만의 맛을 느끼려면 잔에 술을 조금 따라서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혹은 아주 차가운 물을 XR에 조금 부어넣으면 특유의 향과 맛이 활짝 살아나기도 한다. 더운 날에는 얼음 위에 부어 온더락으로 마셔도 좋은데 이 때 얼음을 너무 많이 넣지 않는다. 술이 희석되어 XR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 좋은 방법은 XR을 냉동고에 넣어두었다 마시는 것이다. 알콜 40% (80 proof)의 술이라 절대 얼지는 않으면서 가장 찬 온도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이 상태의 XR을 따라 마시면 환상이라 하겠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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