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좋은 본이 되어야 한다.” 이 말의 참 뜻을 모르는 부모는 아무도 없다. 어느 누가 자기 자식을 잘못 기르고 싶겠는가? 그런데도 우리 주위에는 부모와 자신은 물론 모든 사람을 거역하는 길을 가는 ‘어려운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 중에는 가장 이상적인 부모를 가진 아이도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때로 아이러니로 몰아넣기도 한다. 이 점이 바로 교육과 삶의 어려운 점이며 인생이 논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 부모들은 가끔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새빨간 거짓말도 하고, 화도 내고, 부부 싸움도 해대며 쌍소리까지 내뱉기도 한다. 이런 너무나도 인간적인 부모의 행동거지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부모의 완전하지 못한 인격과 실수, 잘못에서도 아이들이 후퇴하지 않고 배움의 전진을 계속 하도록 하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부모가 되고 나면 자격을 포기 할 수도, 뒤로 물로 설 수도, 회피할 수도, 노력을 더 이상 기울이지 않을 수도 없다.
부모란 평생 지고 가야하는 업보, 무거운 짐을 진 순례자가 아닐 것인가? 대부분 한 인간의 참 모습은 가정에서 나타난다. 직장과 일터에서는 자신을 포장하고, 숨기고, 상품으로 또는 기술로 나타내고 있지만 일단 가정에 돌아가면 이런 허울들을 벗어 던진 채 본연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말보다는 행동을 보고 배우기 때문에 행동을 주의하면서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부모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산다는 게 어디 그런가 ?
완벽한 인생이 없듯이 완벽한 부모 또한 없다. 다행히 우리가 실수하고 실패하고 넘어진다고 해서 그것이 곧 우리인생의 완전한 끝은 아니라는 것이다.
평범한 부모들인 우리들은 다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부대끼며, 자신과 싸우며 묵묵히 행진을 계속할 뿐이다. 가끔은 박수갈채와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지만 그런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페어런츠지 7월호가 ‘부모의 나쁜 습관에서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것’(Good Things Kids Learn from Your Bad Habits)을 다루었다.
■거짓말 Ok 남의 기분 고려하는 마음서 No 난처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할 때
■화 낼때 Ok 잘못된 행동을 했을 경우 No 타인에게 원인을 돌리려는 경우
■비난 Ok 온당하고 건설적이어야 No 모든 사람에 잘못 돌리고 싸잡아 욕
■부부싸움 Ok 다투지만 여전히 사랑 표현 No 소리 지르고 서로 험하게 헐뜯을 때
◆괜찮을 때
가족모임에서 여동생이 물었다. “오빠, 나 이 바지 입으면 더 뚱뚱해 보이지?” 만인이 동조할 분명한 사실이지만 오빠인 중년의 아빠는 말한다. “천만의 말씀. 걱정하지 말고 당당하게 입으렴.” 이럴 때의 새빨간 거짓말은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아이들은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된다고 페어런츠지 고문인 샐 시비어 박사는 말하고 있다. 대신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으면 아이에게 “고모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해주면 아이들은 남의 기분을 고려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비즈니스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괜찮지 않은 경우
아이의 믿음을 흔들리게 하는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면 “예쁜 앵무새는 절대로 죽지 않아. 그냥 날아갈 뿐이지”라든가 혹은 남편과 오랜만에 데이트 나가면서 울고불고 매달리는 어린아이에게 “금방 올게”라고 말하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
아이는 결국 앵무새가 죽어서 뒤뜰에 묻힌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엄마 아빠는 5분 이내가 아닌 2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배반감과 당혹감에 다시는 부모의 말을 믿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아이 수준에 맞추어서 당장은 감정 다스리기가 좀 어렵다고 해도 그래도 진실을 말해주라는 것이 ‘행동이 방정한 아이를 기르는 전략’(Winning Strategies for Raising Well-Behaved Kids)의 저자 보니 매슬린 박사의 조언이다.
이 보다 더 나쁜 것은 난처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아이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이다.
아이가 멀쩡한 데도 아프다고 하는 식으로 타인을 속이면 이는 아이가 그대로 배워서 부메랑식으로 부모에게 돌아온다고 매슬린 박사는 경고하고 있다.
◆괜찮은 경우
5세, 6세난 연년생 형제가 학교 갈 시간이 다 됐는데 머리도 안 빗고 이도 안 닦고 있는 상황에서 잠시 후면 스쿨버스가 당도할 것이라면 엄마는 압력밥솥처럼 속이 부글부글 끓어, 냅다 소리를 지르게 될 것이다.
이럴 때 화내지 않는 엄마는 오히려 무골호인이거나 도인이거나 인생을 포기한 사람일 수도 있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서 자신들의 행동을 고칠 것이며 상대를 화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갈 것이다.
◆괜찮지 않은 경우
퇴근 후 피곤하니 도움이 좀 필요하다고 부엌에서 말하는 것은 OK이다. 그러나 “이 게으름뱅이들아, 부엌이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이냐”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것은 온당치 않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화가 날 때마다 다른 사람에게 그 원인을 돌리는 것을 배우게 된다고 ‘평생 써먹는 기술 가르치기’(Building Skills That Last a Lifetime)의 저자 에드 크리스토퍼슨은 지적하고 있다.
◆괜찮은 경우
누구나 감정은 표현하고 살아야 한다. 이웃집이 자신의 아이는 항상 맡기면서 내 아이는 한 번도 봐주지 않는다면 ‘얌체’(slacker)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대신 아이에게 왜 그런 짓이 얌체 짓인지 설명해줘야 한다. 아이들은 모든 사람의 행동이 모든 사람에게 다 받아 들여지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위에 언급한 매슬린 박사는 그러나 그 표현방법이 건강하고 건설적인 것이어야지 파괴적이거나 병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괜찮지 않은 경우
모든 사람에게 레이블을 붙이고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나쁜 습관이다. 그리고 이런 것은 아이들이 쉽게 모방할 우려가 있다. 대인관계에서 상대방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보는 너그러움과 여유가 있는 사람이 환영받지 않겠는가. 탐정 같은 직업은 예외이겠지만.
◆괜찮은 경우
싸우지 않는 부부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좋은 관계란 조율과 조정이 필요하므로 사소한 잽 펀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엄마 아빠는 가끔 서로 다투지만 그래도 서로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정도를 지켜야 한다.
◆괜찮지 않은 경우
소리 지르고 문을 꽝 닫고 서로 비난하며 험하게 굴면 아이들은 ‘누구 편에 서야 하는지’ 갈등하게 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부모 대신 자신을 비하하고 나무라게 된다고 아동심리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논쟁이 심각해지면 문을 닫던지 자리를 옮겨야 하며 이 보다 더 심각하면 카운슬러를 찾아야 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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