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 지금 오리엔테이션의 계절
그동안은 구조화된 삶속에서 살았다. 학교는 집근처 15분 거리에 있었고 동네 서점이며 극장가, 샤핑몰도 빤했고 이웃들은 숟가락이 몇 개인지 훤히 셀 정도로 서로 친숙했다.
그런데 이젠 낯선 타지에서 혼자 적응해 나가야 한다. 대학 선택 첫 번째 요건이 적어도 집에서 400마일 떨어진 곳이었는데… 아빠와 엄마의 간섭이 싫어서, 아니 혼자 날개를 펴고
훨훨 날아보고 싶어서. 그런데 미지에 대한 설렘보다는 오히려 두려움과 괜한 걱정이 앞선다.
이런 프레시맨들을 위해 지금 각 대학들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한창이다.
강의 등록 정보 제공하고
동아리·클럽활동 소개
기숙사 생활 미리 경험도
교내·주변시설 파악 찬스
이미 2주전쯤 동부에 위치한 대학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고 돌아온 학생과 학부모도 있고 오리엔테이션 초청장을 받아놓고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망설이는 부모와 학생들도 있다. 중고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야 주로 한동네에서 이루어지니까 하루 저녁 시간 내면 되지만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보통 2~3일 연장으로 진행되므로 현재 인근 대학에서 서머스쿨에 등록해 있거나 인턴십이라도 하고 있다면 시간 내기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원만한 연착륙을 위해 가을에 입학할 신입생은 전원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할 것을 종용하고 있으나 일부대학에서는 학생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본인의 성향이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비가 내리면 또 비가 내리는 대로 전천후로 아무 데서나 잘 적응하는 ‘쿠션이 강한 형’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하는 꼼꼼한 타입에 매사에 정확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완벽형이라면 오리엔테이션 참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는 것이 좋다.
올가을 대학에 진학할 예비 프레시맨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무엇을 건져올 수 있을까 ?
■학기 시작 전 친구를 사귈 수 있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하나 없는 대학생활, 삭막하고 건조하다. 젊은 날의 친구란 메마른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는 물기이며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조크상대이며 싸우고 돌아서도 또 그리운 그런 대상이 아니던가. 운이 좋다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어리벙벙한 순둥이 중에서 한명을 건질 수도 있고 서로 마음이 통한다면 기숙사 룸메이트로까지 연결될 수 도 있다.
■캠퍼스 내와 주변을 잘 알 수 있다
대학 캠퍼스는 한 타운을 차지하기도 해서 누구나 처음엔 헤매게 마련이다. 디지털 시대이지만 네비게이션을 장착한 차를 타고 캠퍼스를 누비기도 뭣하다. 오리엔테이션 리더는 신입생들을 데리고 발품을 팔면서 캠퍼스 이곳저곳을 안내하게 마련이다. 빌딩의 역사와 내력도 소개될 것이고 학생들이 빈둥대기 가장 좋아하는 장소 또는 아플 때는 어떤 건물에 들러야 한다는 것 등도 소상히 말해줄 것이다.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학생이라면 가을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누군가 “UC에서 만나자”라고 해도 당황하지 않고 그 장소를 잘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캠퍼스 과외활동에 대해서 알게 된다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몇몇의 대학생활에 대한 강의와 미팅에 참석하게 된다. 동아리그룹이나 클럽에 참여하기를 원하다면 지원신청서는 언제 제출해야 하는지, 자격조건은 무엇인지, 준비사항은 무엇인지, 누가 리더인지 등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학생활에서 공부는 주식이고 과외활동이나 클럽활동 등은 간식이다. 식욕이 왕성한 젊은 날, 영양관리를 잘 하려면 주식과 간식의 균형 잡힌 섭생은 필수이다.
■강의 등록에 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오리엔테이션 때 학생당 어드바이저를 배당해서 첫 학기에 무슨 과목을 등록해야 하는지 상의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리고 무슨 과목을 등록하려면 어디 가서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며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사항은 무엇이라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경험 없는 프레시맨은 이 과정이 그리 녹녹한 것만은 아니므로 신경을 바짝 써서 집중해서 듣고 파악해야 한다.
■ 대학 강의에 들어가 볼 수 있다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보통 브레이크 타임을 준다. 이때 학생들은 자기가 방문하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들러볼 수 있다. 오리엔테이션이 7월이나 8월초에 열린다면 대부분의 대학들이 아직 서머스쿨을 하고 있으므로 대형 강의실에 들어가 앉아서 강의를 들어볼 기회도 있다. 가을학기에 대비, 분위기 파악에 도움이 된다.
■기숙사 경험을 할 수 있다
대학 오리엔테이션은 보통 2~3일 연속 진행되기 때문에 기숙사에 묵을 기회가 있다. 가을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될 학생이라면 하루 이틀 그 곳에서 묵어보면 집에서 가져와도 될 개인용품의 숫자와 크기가 파악될 것이다. 만약 가을에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고 캠퍼스 바깥에서 숙식을 한다면 기숙사의 내부구조와 생활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도 좋겠다.
■미제의 비즈니스를 해결할 수 있다
재정보조, 주거문제, 식사 플랜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질문할 수 있고 이에 책임 있게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또 이 기회에 학생 신분증(student ID card)을 먼저 발급받아 놓으면 분주한 가을 학기에 일거리를 줄일 수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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