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데마레스트 한인자치회 동장)
작년 초에 내가 10여년간 살아오는 데마레스트 타운에 새해 예산안을 다루는 주민 공청회가 열린다고 하여서 호기심을 갖고 주민회의에 참석했는데 그곳에서 나와 같은 생각으로 참석한 한인 주민 서넛을 만나게 되었다.
미국계 현지 주민들은 타운의 살림 내역들에 관하여 의견도 내고 시의회 의원들에게 질문도 하며 회의에 참여를 하였지만 나를 포함한 한인 주민들은 처음 접해보는 낯설은 예산 관련 용어들에 답답함을 가진 채로 주민회의 과정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우리 한인 주민들도 미국계 현지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타운에 재산세를 납부하며 살아가는 동등한 주민의 입장인데 타운의 살림에 이다지도 무지한 것이 조금은 창피스러워서 그 후 서너달간 미국의 지방자치제도에 관해 배우는 자세로 타운의 각종 주민회의에 참석하면서 회의의 종
류와 역할들에 대하여 공부하였고 행정기구와는 별개로 주민 자원봉사로 운영해 나가는 여러가지 주민 자치기구들이 타운의 살림에 보탬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뜻을 같이 하는 한인 주민들 서넛이 몇달간 열심히 타운의 살림에 관해 공부를 해 보니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아온 우리 한인들이지만 우리 한인들은 살고있는 동네 일에 관하여 모르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무관심으로 인해 타운 살림에 참여도가 너무도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계 현지 주민들이 없는 시간을 쪼개서 자원봉사 활동을 통하여 사는 동네의 살림을 함께 꾸려 나가는데 반하여 매년 증가하는 한인 인구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타운 살림에 참여하는 한인들은 너무도 미미한 숫자라서 미국계 주민들이 한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인 것이 어쩌
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나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일에 무관심했던 것이 무척이나 부끄럽게 여겨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간에 서넛의 한인 주민들이 타운살림의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배워온 여러가지 내용들을 우리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고 데마레스트 타운의 다른 한인 주민들에게도 알려주어서 관심 있는 한인 주민들이 타운 살림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 후에 근 반년동안 타운 행정과 주민기구에 대하여 더 공부를 한 후에 한인 주민들의 주소록도 확보하고 타운의 각종 정보를 손쉽게 한인 각 가정에 알려줄 수 있도록 인터넷 메일 주소도 수집하고 자치회 홈페이지도 만드는 준비를 하여서 드디어 금년 초에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인
뉴저지 데마레스트에 한인자치회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동안 나와 함께한 두 분 중에 한분은 인근 타운으로 이사를 가시고 한 분은 갑작스레 한국으로 귀국하는 일이 생겨 결국엔 혼자가 되어 주위 몇 분의 도움으로 자치회를 만들고 보로홀의 주민회의 일정과 내용, 타운에서 주민들을 위해 벌이는 각종 이벤트, 주민기구들의 행사 내용들
을 타운 소식지 형식으로 격주간 이메일 발송하는 자그마한 일을 시작해 보니 처음의 소박한 의도와는 달리 해야 할 업무들이 자꾸만 생겨난다.
그동안 타운에 한인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타운 주민 모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한인 주민들이 타운의 살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니까 타운의 행정기구를 비롯하여 각종 주민기구들에서 한인 주민들의 참여를 반기며 어서들 와서 함께하는 만남을 갖자는 주문이 끊이질 않는다.
하여서, 이러한 제의를 한인주민들에게 알리고 능력과 관심 있는 한인 주민분들을 발굴하여 타운의 봉사기구들과 연결시키는 일을 하다 보니 자치회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되고 현지 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자치회를 만들기를 잘 했다는 자찬의 마음도 갖게 되었다.
활동을 시작한지 이제 반년 조금 지났지만 미국계 현지 주민들이 한인 주민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우호적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면서 인근 타운에서도 이러한 활동을 하는 자치회가 생겨나길 바래본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자신의 사업체 운영하기도 벅찰텐데 공연한 사회봉사라며 핀잔을 주던 아내마저도 자치회의 활동을 지켜보더니 이제는 누구보다도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사업에서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람있는 일을 하며 사는 것도 훌륭한 것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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