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 시민기자
지금 한국에서 가장 큰 문제는 미사일이 아닌 취업이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사회를
짖누르고 있다.
어느 업종 하나도 불황이 아니라고 말하기 힘들 만큼 체감경기의 시계는 제로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경기가 부진하니 취업은 말 할 것도 없다.
지난 4일 통계청은 한국내 정년 퇴직나이가 54세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공식 정년나이 67세에 비하면 무려 13년이나 차이가 난다.
일찍 돈을 많이 벌어서 은퇴하여 여행이나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즐긴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년퇴직보다는 더 일하고 싶은 것이 이곳 실정이다.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은퇴후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정년퇴직자중 당장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이 전체의 60%를 웃도는데 그 중 40%가 월평균 500,000원(5백 달러)~1,000,000원(1천 달러) 정도라도 받고 취업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그런 최저 인금을 주는 직장도 자리가 나면 구름처럼 노인들이 몰려오는 실정이다.
과거 한국에서는 노인을 어르신이라고 불렀지만 이제는 간단히 실버(Silver)라고 불려진다.
어르신이라면 너무 무거운 맛도 있고, 노인들의 위상도 약해져 영어의 실버타운을 줄여 가볍게 실버라고 부른다.
줄인 말을 좋아 하는 한국인의 개성이 돋보이는 단어이기도 하다.
30년 동안 미국에서 살다온 기자에게 한국내 벌어지고 있는 취업전쟁은 그야말로 피를 보는 싸움으로 비쳐졌다.
실버들은 정년퇴직과 재취업때문에 소리없는 아우성을 치지만 보다 더 큰 사회적인 문제가 바로 20대들의 심각한 실업이다.
취업포탈 커리어(www.career.co.kr)에 따르면 올해에도 어김없이 취업시장과 직장 풍토를 반영한 신조어들이 생겼다고 한다.
예전에 나왔던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에 이어 이제는 ‘이구백(이십대 90%가 백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십대들도 장차 백수를 생각해야 한다’는 ‘십장생’은 대학생들에게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라고 한다.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은 더 없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이를 하나만 갖지는 세태도 이젠 옛말이다.
이제는 아예 낳지 말자고 한다.
자녀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청하는 식구들을 보고 듣느니 어느 누가 아이를 낳겠다고 하겠는가.
출산율의 저하와 실버의 증가로 청년들에게 미래의 부담만 주고 있다.
꿈과 낭만을 즐겨야 할 요즘 대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벌써 취업을 걱정하게 되었다니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그럼 이런 취업전쟁이 어디서 시작 되었는가.
많은 취업 예정자들은 고유가와 세계 경기침체도 큰 이유가 되지만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와 끝도 없이 싸움만 하는 정치권의 불안정을 우선 꼽고 있다.
또한 과격한 노조의 이기주의적 활동이 더욱 취업문호를 얼어붙게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내 곳곳에선 길을 막고 FTA(자유무역협정) 반대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한 홍보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중대한 협정을 놓고 국민들 모르게 할 수는 없을 것인데.
왜 그렇게 제대로 토론도, 문제점도 나누려 하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
한, 미 간 서로의 득실이 있게 마련인 이번 협상을 놓고 한국내 좌파들은 무조건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 무조건 반대 때문에 일거리는 줄고 국민들은 얼마나 비싼 값을 치르고 하루하루를 사는지 그들은 아는지.
본 기자가 한국에 3개월째 체류하면서 가장 심각히 느낀 것은 상상하기 힘들만큼 식생활비가 엄청나게 비싸다는 것이다.
주식과 부식 모두가 금값이다.
한 예로 샌프란시스코에서 3파운드 쌀을 산다면 3-4 달러면 족히 살 수 있다.
그러나 이곳에 같은 양이면 동네 슈퍼에서 약 12,000원(12달러)은 주어야 된다.
경제가 시장에 자율적으로 맡기지 않고 각종 보호와 특혜로 지난 50년 동안 왜곡하다 보니 마참내 물가가 일본의 동경보다 비싼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물가가 비싸다 보니 자연히 인건비와 부대 경비가 높아 직업 창출이 부진하게 되는 것이다.
동포들도 미국에서 먹고살기가 어렵다고 불평하고, 장사가 안 된다고 불만의 소리가 높지만 한국에서 매일 매일 피 할 수 없는 높은 물가고와 버거운 싸움을 하고 있는 본국의 보통사람에 비하면 그래도 아직까지는 훨씬 좋은 환경과 높은 삶의 질을 향유하고 있다.
(dyk47@yahoo.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