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정<칼럼니스트>
눈길 사로 잡는 그림이 있다. 가슴 울렁이는 음악이 있다. 김 용택 .도종환 두 시인은 시집을 보내와 마음까지 씻어 내 준다. 전북 임실 출신, 용택 시인이 깡촌 고향을 등지지 못함은 어머니를 그리며 움켜 쥐려는 “ 무심헌 세월” 때문이 아닐런지…
“세월이 참 징해야/ 은제 여름이 간지 가을이 온지 모르게 가고 와불제잉/ 금세 또 손발 땡땡 얼어불 시한이 와불것제/ 아이고 날이 가는 것이 무섭다 무서워/ 어머니가 단풍 든 고운 앞산 보고 허신 말씀이다.” “울 엄니” 들이 살아가며 한번쯤 흥얼거렸을 이야기들이다.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배일환 교수는 한 발 더 곁으로 다가 온다. 첼로가 몸이련가. 소리와 하나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 음악을 온 몸으로 느끼는 “느낌”으로 풀어 주는 배교수에게 묻는다 . 교수님, 연주자는 작곡가의 뜻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십니까? ‘그렇지요, 그리합니다.’
작곡가의 뜻과 하나되어 연주할 때의 바로 그 느낌은 어떠 합니까?라고 묻고 싶었는데, 아주 예쁜 여자분이 배교수님을 가로 차가 버린다. 이 또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 .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며, 마이크 잡고 서 있는 최 정 화백이 엄청 크게 보인다.
그림이 꽉 차지도 않고, 텅 비지도 않았다. 조금은 난삽하다고나 할까.” 꼭 마음에 드는 그림을 사야 한다”는 최화백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 그림이야 말로 “느낌” 으로 풀어야 할 것 같다. 최화백이 휘저어 놓은 점과 선이 색과 어우러지는 조화를 어찌 보아낼 것인가. 그림이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 얼굴을 붉힐터이라면 그 별난 재미를 어찌 한 눈에 다 맛 볼수 있을 것인가? 심술쟁이 같이 아침. 저녘 다르고, 오늘 내일이 분명 다를터인데 말이다. 최 화백은 그림 판매 대금의 절반을 뚝 잘라 ‘아름다운재단 기금 ‘ 으로 쾌척. 곁에서 보는 우리들의 마음까지 흐믓하게 이끌었다.
지난 6월 24일, 북가주 아름다운재단 창립1주년 기념행사 “한 여름밤의 꿈”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소감이다. 시와 음악과 그림속을 거닐며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재미가 그냥 좋았다. 욕심을 낸다면 지난 1년동안 ‘나눔’을 몸소 실천한 500여 얼굴들과 마주하지 못한 아쉬움이다. 첫돌 잔치다. 나눔의 씨앗을 뿌려 준 분들에 대한 감사의 잔치가 되었더라면 더욱 아름답고 빛났을 텐데… 나눔의 씨앗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고 “나도”하며 내미는 손을 볼 수도 있었을 텐데… .
“한 윤학씨의 2만원”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모르게 이웃과의 삶과 ‘나눔’을 두번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재단의 뜻을 조금은 더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
한윤학씨는 한쪽 손과 발을 전혀 쓰지 못하는 중증 장애인이다. 소득이라고는 (한국 )정부가 주는 생활보조금이 전부다. 한 노점상 아주머니가 푼돈을 모아 기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동한 한씨는 “괜찮다면 제가 받는 생활보조금의 1%라도.” 하면서 나눔을 시작한다. 2001년 1월 일이다 .
1년 뒤부터는 보조금의 10%에 해당하는 2만원을 매달 꼬박 꼬박 기부 한다는 것이다. 더욱 더 잊을 수 없음은 한윤학씨가 서울 아름다운 재단 ‘새해기념’모임에 참석하며 보여준 모습이다.
한씨는 모임이 시작되고 한참 뒤에야 모습을 드러낸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일이 몹시 벅차 보이는 그의 이마에는 한겨울인데도 굵은 땀이 방울 방울 맺힌다. 식장에 들어서며 몹시 미안한 얼굴로 늦은 이유를 설명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습관, 나눔 참조)
.”제가 몸이 좀 불편해서요. 제 시간에 도착하려고 한참 일찍 출발 했는데도 이제야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굳이 불러 주지않아도 되는데요.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렇게 알려질 일도 아닌데 ..”
누가 왜 부끄러워 해야 하는가. 돈 2만원이 적어서인가. 장애인이어서 인가. 그럴리 없다.
힘든 삶과 감추고 싶은 장애를 드러내 보여 주는 마음.도움이 필요한 삶이기에 나도 이웃의 도움이 되겠다고 손을 잡아 주는 마음 . 너무나 소중한 이웃을 위한 헌신이고, 나눔의 씨앗이다.
결국 마음이 문제이지 나눌수 없는 가난은 없고,도움이 필요없는 부(富)도 없다는 본보기이다. 그렇다. 우리가 한윤학씨의 마음을 읽고 이웃과 함께 한다면 우리도 나눌 수 있다. 나눔의 열매가 크게 영글어 간다면 그때 우리는‘워런 버핏’ 이나 ‘빌 게이츠’를 마냥 부러워 할 일이 없을 것이다. 당신의 나눔이 이웃을 일깨워야 합니다.‘바이러스’ 되어 이 집, 저 집으로 전염되어 가야 합니다. 작은 손들이 모여 큰 뜻을 이룬다면, 북가주 아름다운재단은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귀한 유산이 될 것 입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아름다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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