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캐슬 교육용 장난감 코너를 들른 한인 모녀가 상품을 살피고 있다.
경기가 위축되고 가계가 어려워져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시장이 유아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키즈’(Kids) 산업이다.
갈수록 더해가는 출생률 저하와 핵가족화 등의 영향으로 내 아이만은 ‘특별하게’ 키우겠다는 부모들의 투자 심리 또한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단적인 예로 근래 골 깊은 불황으로 소비지출이 대폭 감소, 대부분의 업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키즈 산업만은 지속적으로 성장함으로써 그 저력(?)을 보여 주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키즈산업은 이제 성인 시장 못지않게 폭넓은 시장을 형성해 가면서 창업의 타깃
이 되고 있다.
■키즈 시장 현황
키즈 산업의 성장세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내 영아 및 유아복 시장 규모는 지난 2002년 기준으로 106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인 1991년에 비해 무려 140% 이상 증가한 것이다.완구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2001년 총 시장 규모가 334억 달러로 전년보다 10% 가량 확대되는 등 빠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키즈 산업을 이끌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캐릭터 시장이다.전문 캐릭터 업체 등장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물론 이미 오래전부터 팬시 문구업체, 식음료 업체와 스포츠 회사 등 많은 다른 업종 분야에서 유명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캐릭터 시장은 이미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최근에는 어린이 시장이 따로 형성되지 않았던 분야에서 신생 키즈 산업까지 생겨나고 있다전통적인 키즈산업으로 분류되던 교육, 완구, 아동복 외에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한 보험상품, 유아용 미용실, 어린이 치과, 맞춤 교육 비디오 제작업, 어린이 가구점, 서점 등 새로운 키즈 창업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인시장은
아직 초보 단계이긴 하지만 최근 한인사회의 키즈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옷가게나 완구점이 주축이었던 한인사회의 키즈 시장은 치과, 한의원 등 병원은 물론 태아 사진관 등으로까지 다양하게 전문화되면서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있다.올해 초 퀸즈 플러싱에 문을 연 ‘함소아 한의원’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한의원. 한국과 LA에 40여개의 의료 네트웍을 구축하고 있는 이 한의원은 아토피, 성장·식욕 부진, 비염·축농증 클리닉 등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진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플러싱 37애비뉴에 위치한 ‘어린이 치과’와 뉴저지 오라델에 위치한 ‘키즈 & 주니어’ 어린이 치과도 소아들을 위한 전문 치과병원이다. 이들 병원은 놀이방, 그림방은 물론 아이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로 꾸미고 맞춤 치료를 해주고 있다. 치과를 무서워하는 어린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데다 각종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갖춰져 있어 부모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태아 전문 사진관도 최근 문을 열고 한인 예비 부모들을 공략하고 있다. 아스토리아에 소재한 이 사진관은 태아의 모습을 생생하게 입체 촬영해 주면서 신세대 임산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이달 초에는 플러싱 공영주차장 인근에서 노던블러바드로 이주한 매직캐슬도 어린이 교육용 장난감 코너를 신설하고 새로운 키즈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키즈산업 왜 뜨나
이 처럼 키즈산업이 유망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일단 키즈는 구매력을 갖고 있지 않지만 구매력에 대한 영향력은 막강하다. 대부분 자녀가 1, 2명으로 적기 때문에 자녀가 갖고 싶어 하는 것이라면 되도록 부모 입장에서 수용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원하는 것을 접고 자식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맥도널드와 같은 음식을 좋아하면 부모들은 별로 생각이 없더라도 아이들
의 손에 이끌려 가기 십상인 것이다. 또 키즈는 다음 세대의 중요한 고객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자라서 경제력을 갖추게 되면 유년 시절의 소비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주체가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훗날을 내다보는 장기적 목표를 갖고 접근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이 때문에 백화점과 레스토랑, 샤핑센터 등 유통업계에서도 키즈 마케팅이 급부상하면서 어린이 고객을 끌기 위한 각종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앞다퉈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전문적으로 어린이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업체는 물론 타 유통업체들까지 키즈 산업에 합류하면서 갈수록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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