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교회의 가정교회인 ‘OK목장’이 후원하는 한울림교회의 선교보고 예배에서 OK목장 식구들이 찬양하고 있다.
동양선교교회는 창립때부터 수요예배를 갖지 않고 있다. 금요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이 찬양하고 있다.
시간·요일 바꾸고 설교 대신 기도·제자훈련
보통 저녁에 드리던 한인교회의 수요예배가 변하고
있다. 수요예배를 아예 없애는 교회도 있고, 수요예배 대신 금요나 토요예배를 강화하는 교회도 있다.
수요예배는 유지한 채 형식을 바꾸는 교회도 생겼다.
변화의 가장 큰 동인은 주중에 많은 교인이 수요예배에 참석하기 힘들다는 현실론이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고,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행 2:46)’라는 성경 말씀처럼 교회가 모임에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낮에 주부·노인 성경공부 등 다양
“참석 힘들다”금요 예배로 변경도
평신도·선교단체가 설교·간증
새한교회‘가정교회 실험’눈길
■변화의 바람
로스앤젤레스 한인침례교회(담임 박성근 목사)는 6월부터 수요예배 시간을 오후 7시에서 오전 10시로 변경했다. 수요예배 개념도 담임목사의 설교 중심에서 신자들의 기도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바꿨다. 대신 기존 수요예배
공백은 강화된 금요예배를 통해 메우기로 했다.
이 교회는 신도들이 주중에 두 번씩 교회에 나오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수요예배 시간을 바꿨다. 수요예배 참석자는 100여명, 금요예배 참석자는 200∼400명으로 중복을 피하자는 뜻이다. 수요예배 참석자의 대다수는 노년층이라 오전에 예배를 드려도 시간 제약이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나성영락교회(담임목사 림형천)도 4월부터 수요 기도회 시간을 오후 7시에서 오전 10시로 옮겼다. 교회는 ▲밤에 운전이 어렵거나 교통체증 때문에 참석 못하는 신도를 위하여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참여할 수 있는 학부모를 위하여 ▲기도회, 성경공부, 점심식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전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 지역별로 모이는 구역과 목양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하여 시간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사랑의 빛 선교교회(담임목사 김재문)는 2년 전 수요예배를 금요 성령부흥예배에 통합시켰다. 주중에 이틀이나 예배를 갖게돼 둘 다 침체에 빠졌다는 분석에 따른 결정이었다.
은혜한인교회(담임목사 한기홍)는 수요일에 수요 성도양육 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오후 8시에 양육과정과 브리지를 운영한다. 양육과정은 10주 코스로 진행되는 성경공부 모임이다. 보통 한꺼번에 15∼20개 강좌가 열리고, 신도들이 자유롭게 과정을 택하고 있다.
1세와 2세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자는 뜻인 브리지는 제자훈련 과정이다. 젊은이 위주로 교회 안팎 생활이 틀리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목적을 두고 있다. 현재는 9명이 참여하고 있다.
■새한교회의 실험
새한교회(담임목사 홍성학)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수요예배 형식을 도입했다. 담임목사가 전담하던 설교를 평신도와 각종 선교단체 대표에게 이양한 것이 변화의 핵심이다. 이후 새한교회 수요예배 설교는 담임목사, 평신도, 선교단체가 한번씩 번갈아 가면서 맡고 있다.
홍 목사는 “‘가정교회’(구역예배나 목장과 같은 개념) 부흥을 위해 변화를 꾀했다”고 말한다. 가정교회 리더를 맡은 평신도들이 사역을 담당하면서 체험한 경험을 간증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 가정교회가 더 활발해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다. 또한 최대 구성원이 12명인 가정교회들은 자체적으로 선교단체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데 이 단체들이 교회를 방문해 선교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수요예배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했다.
홍 목사는 변화에 아주 만족한다고 말한다. 늘어난 가정교회 수가 이를 대변한다. 지난해 초 10개 남짓하던 가정교회는 지금 17개로 늘었고 올 연말까지는 20개가 될 전망이다. 지원하는 선교단체 수도 똑같이 증가했다.
홍 목사는 “평신도가 설교를 준비하면서 스스로 큰 기쁨을 얻는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수요예배가 없다면 선교사들의 간증을 들을 기회도 없을 테니 수요예배가 소중하다”고 말한다.
■금, 토요일이 더 좋다
수요예배가 아예 없는 교회도 있다. 동양선교교회, 남가주 사랑의교회가 그 대표적인 곳이다.
이재영 남가주 사랑의교회 실장은 그 이유를 제자훈련에 중심을 두는 교회 비전과 관련해 설명한다. 수요예배보다는 화∼목요일 오전, 오후에 갖는 제자훈련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이 교회는 등록 교인들이 새가족반(4주), 새일꾼반(16주), 제자훈련(1년), 사역훈련(1년)을 거치게 하고 있다.
이 실장은 “교인들이 주중에는 훈련사역에, 주말에는 예배사역에 집중하도록 인도하고 있다”며 “수요예배가 없는 대신 토요 새벽예배에는 전교인이 참여해 말씀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선교교회는 창립 때부터 수요예배를 갖지 않고 있다. 대신 금요예배에 치중해 장년부(본당), 청년부(신학교), 영어대학부(웨딩채플), 어린이주교(1교육관)로 세분하고 있다. 청년부 예배는 150명 이상이 모일 정도로 열기가 충만하다.
■수요예배의 장단점
수요예배 시간을 낮으로 옮기면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비신자 남편과 가정을 둔 주부가 저녁에 집을 비우지 않아도 돼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게 된다. 또한 여유시간이 있는 신자들이 낮에 예배를 가지면 저녁시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도 있다. 특히 저녁을 미리 차려두고 정신없이 저녁예배에 달려오는 주부라면 낮 예배는 더 없이 반갑다.
그러나 이런 장점이 곧 수요일 낮 예배의 단점이 될 수 있다. 낮에 여유시간이 있는 주부나 노년층만 참가하는 모임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낮에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을 하는 신자는 수요일 낮 예배에서 제외되고 만다.
그럼 현실론을 등에 업고 수요예배를 없애는 것만이 능사일까. 수요예배를 폐지한 뒤 후회하는 한 목사의 고백이 답이 될 것 같다. “현실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목회자도 있지만, 수요예배를 잘 드리고 신자들도 많이 참석하는 교회도 많다. 교회와 신자들이 모이기에 더 열심히 해야했지 않나 후회가 된다. 없애는 것은 쉽지만 없앴던 것을 부활시키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이다.”
■변화의 효과는?
나성영락교회 림형천 목사는 “아직까지 변화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면서도 “저녁 예배보다 더 많은 신자들이 모여 모임이 더 활발해진 것 같은 느낌은 든다”고 말했다.
림 목사는 “우리 교회는 더 이상 로컬 교회가 아니기 때문에 전체 모임을 가지려면 사방팔방에서 신도들이 와야해 수요예배를 저녁에 드리기는 힘들었다”며 “수요예배를 낮에 드리니 시간적 여유가 많아 성경공부, 기도, 식사를 겸한 교제가 더 풍성해져서 좋다”고 말한다. 주부, 노년층의 참석이 더 많아진 게 최대 효과라고.
전체가 모이는 수요예배가 없어진 점은 목양사역 활성화로 메우겠다는 게 림 목사의 생각이다. 직장인 등이 오전에 교회에 올 수 없는 대신 같은 지역을 근거로 한 목양 모임을 다양화해 ‘예배 갈증’을 해소시킨다는 계획이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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