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 건축설계사
생활공간에 어울려야 합니다
조명은 집안 분위기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조명에 따른 무드가 장기적으로는 성격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조명 스타일을 보면 사람의 성격도 부분적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조명 공간은 거실, 침실, 식탁, 욕실 정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들 생활공간은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거실 조명은 밝고 단순한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가정에서는 거실 조명을 화려하게 하기도 하는데, 상시 거주하는 식구들이나 손님들에게나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오랫동안 두고 봐도 크게 싫증나지 않는 스타일을 권유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지나치게 밝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두워서도 곤란합니다. 한인들의 경우 서구인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조도가 다소 높은 조명을 선호 합니다. 전기세를 아낀다는 측면에서는 형광등도 좋습니다.
침실은 잠을 자기 위한 곳, 편안한 느낌을 주는 등을 우선 고르도록 합니다. 한때 부부 침실 등으로 핑크 계통이 유행하기도 했는데 정서 안정 측면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등을 켜고 있는 시간이 길지 않으므로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백열등도 좋습니다. 주방은 거실보다는 좀 더 밝고 장식이 화려해도 괜찮습니다. 주방과 거실이 서로 열려 있다면 두 곳의 조화를 꾀하도록 합니다. 화장실은 습기가 많은 곳이므로 분위기보다는 안전성 위주로 등을 설치하면 좋습니다. 백열등이 무난합니다. 그러나 화장실 공간이 큰 편이라면 형광등 계통
도 좋습니다.
조명은 밝기가 생명
백열등이냐 형광등이냐 등의 광원의 특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공간별로 적당한 밝기, 건강과도 직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가정에서라면 가장 밝아야 할 공간은 학생의 공부방입니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7백50룩스(Lux), 화장이나 면도 등이 이뤄지는 공간은 5백룩스 안팎이면 됩니다. 응접실의 경우는 2백룩스면 무난합니다. 그러나 바느질을 한다든지, 그림 그리기 등 세세한 작업이 이뤄지는 공간의 경우라면 공부방보다 더 밝을 정도로 충분히 조도가 높아야 합니다.
주변과의 조화
조명은 벽 색깔, 가구, 커튼 등 주변과 어울려야 어색하지 않습니다. 조명 기구는 실내에서 가장 중요한 인테리어 요소 중 하나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조명 인테리어의 기본은 유유상종, 주변과 일체감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벽지의 색깔이 단색이고 심플하다면 조명 기구
역시 심플한 것을 택하는 게 좋습니다. 이런 공간에서 화려한 조명 기구는 지나치게 도드라져 보입니다. 반면 꽃무늬가 있고 색깔이 화려한 벽이라면 조명 역시 화려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조명 주변의 가구도 마찬가지 입니다. 철제나 플라스틱 등의 소재에 모던 스타일을 강조한 가구라면 조명 역시 비슷한 계통이 좋습니다. 반대로 중후한 목재 가구에는 묵직한 느낌을 주는 조명이 어울립니다.
조명기구 절전 요령
관리하는 요령에 따라 전기 소모량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조명입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점등 시간이 길어지는 까닭에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웬만한 4인 가정의 가구라면 실내외 합해 전등이 보통 20-30개에 이르는데 관리하기에 따라 전기 소모량이 2배 이상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조명 전기 절약을 위한 첫걸음은 쓰지 않는 등을 끄는 것입니다. 중· 고등학교이하 연령층 어린이들의 경우 절약 개념이 희박하므로 절전에 특히 신경을 쓰도록 교육시킵니다. 조명 기구를 깨끗이 관리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의 지름길입니다. 전구나 튜브 등에 끼어있는 먼지를 자주 닦아내도록 합니다. 먼지는 조도를 최고 50%까지 약화시킵니다. 불필요하게 밝은 전등이 없는지도 점검합니다.
전기 효율이 높은 전구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형광등의 경우 일반 백열등보다 보통 75% 가량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같은 조도라면 2개 쓰는 것보다는 1백와트짜리 1개가 전기도 덜 들고 더 밝습니다. 실외 등의 경우 타이머나 물체 감지장치 등이 달린 조명 기구가 점등, 소등도 편리하고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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