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두통
뻣뻣한 뒷목 등
몸 전체에 영향
20대 초반에 턱이 빠진 적이 있었다는 LA의 안모씨(51). 빠졌던 턱은 습관적으로 자주 빠지곤 해 나중에는 혼자서도 턱을 넣게 됐었다. 하지만 턱이 잘못 끼워졌는지 자주 두통이 오고 치아의 어금니가 서로 잘 안 맞물리는 등 신경이 쓰이고 굉장히 불편하게 지내올 수밖에 없었다. ‘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조심하듯이 턱을 조심해서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해 왔던 안씨는 광고를 보고 찾아간 치과에서 악관절 장애 진단을 받아 단순히 턱이 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치료를 받고 있다.
두개골-턱 이어주는 관절
물렁뼈 제 역할 못해
뼈와 뼈가 충돌 문제유발
도대체 이름도 생소한 이 악관절 장애란 뭘까?
LA 한인타운의 ‘권중규 종합치과그룹’(4015 Wilshire Bl. LA) 권중규 원장은 “많은 경우 두통이나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악관절 장애를 생각하기는 매우 어렵다. 때로는 이비인후과 질환, 앨러지, 척추문제 등 잘못 진단되기도 한다. 하지만 악관절 장애는 몸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라 설명했다.
악관절은 의학전문 용어로 ‘Temporo-Mandibular Joint’(TMJ)라고 부른다. 악관절은 머리 두개골과 턱을 이어주는 관절로 다른 관절과 마찬가지로 디스크(disc)라고 하는 물렁뼈가 두 뼈 사이에 있어 뼈와 뼈가 직접 부딪히는 현상을 예방해주는 역할을 한다.
악관절 장애 스페셜리스트인 ‘권중규 치과그룹’의 치과의 숙 홍씨는 “이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턱뼈가 직접 두개골을 비벼대는 상태여서 뇌에까지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악관절 장애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잘 모른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악관절 장애를 겪고 있어도 대부분 병원에 가면 악관절 장애로 진단 받기 어렵다. 자신이 악관절 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도 모른 체 지낼 수도 있어 더 문제다.
악관절 장애에 대해 권중규 치과 병원의 권중규·숙 홍 두 전문가의 도움말을 빌어 자세히 알아본다.
●악관절의 기능
악관절은 다른 관절과 달리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아래쪽 관절뼈가 위쪽 관절면을 따라 이동하는 유동관절이다. 또한 악관절은 다른 관절과는 달리 관절 자체가 두개로 오른쪽 관절과 왼쪽 관절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한쪽 관절이 나빠지면 그 맞은 편 관절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가 있다.
아래턱뼈 운동 중심은 경추(목등뼈) 1번과 2번 사이가 되기 때문에 악관절에 문제가 있으면 대개의 경우 목뼈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목뼈가 아프면 자동적으로 어깨 부위, 더 심해지면 척추 전체까지 영향을 미쳐 척추측만증에 시달릴 위험도 생길 수 있다.
숙 홍 전문의는 “사람의 몸은 컴퓨터 네트웍처럼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악관절 장애가 오면 그와 연관된 다른 부분에도 큰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사람은 하루에 식사 외에도 2,000번 정도 침을 삼키는데, 치아 교합이 뒤틀리면 침을 삼킬 때마다 악관절에 무리가 간다. 악관절 이상이 오면 몸 전체 자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악관절 장애의 원인
과거에 턱을 다쳤거나 빠진 경험이 있는 경우, 머리에 충격을 받아 악관절의 인대까지 상했는데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성장기 두뇌의 외상 때문에 아래턱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교통사고, 외상성 타박상, 영양공급부족, 나쁜 습관 및 유전적 성향도 원인이 된다.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부정교합. 음식을 씹을 때나 삼킬 때 윗니와 아랫니의 맞물림이 비정상적이 되면 TMJ 역시 비정상적인 위치로 비틀리게 된다. 이런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바로 악관절 장애로 나타난다.
홍 전문의는 “위턱의 앞니가 지나치게 아래턱의 앞니를 덮는 경우, 앞니가 다물어지지 않는 경우, 치아가 가지런하지 않는 경우 뽑은 치아를 오랫동안 복원하지 않고 방치해 치아 사이의 공간이 넓어진 경우도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평소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이를 악물고 자거나 또는 이를 가는 습관이 생길 수 있어 턱관절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홍 전문의는 “우리 몸의 근육은 근막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목이나 어깨선이 틀어지게 되면 결국 전신 근육이 틀어지게 되며 소위 뒷골이 당기고 목 뒤에 오는 두통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원인은 바로 잘못된 교정치료다. 또한 윗니 교정을 위해 치아를 뽑게 되면 자연히 입천장 치열궁도 줄어들게 되며 입천장이 줄어 아랫니 치열궁도 줄어들어 악관절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악관절을 치료하게 되면 발치를 하지 않고도 치아 교정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다.
●치료 방법
치료를 위해서는 턱, 경추, 전신의 위치를 해부학적뿐 아니라 기능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기능 보조장치(oral orthotics 또는 splint)를 사용한다. 손상된 턱관절 주위 및 전신 근육이 회복돼 전신 구조 기능적 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의 방법이다. 원인에 따라 두개골이 일그러진 경우는 두개골을 바로잡기 위한 물리치료의 한 방법인 ‘두개골 조종법’(Cranial Manipulation), 올바른 영양공급, 오랫동안 틀어진 목과 골반의 자세를 정상화하기 위한 카이로프랙터와의 공동 치료, 부정교합으로 인해 치아가 뒤틀어진 경우 치아 교정이나 보철을 통해 교합 기능을 정상화하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또한 빠른 치유를 위해 오존 테라피를 하기도 한다.
●악관절 장애의 대표적 증상
증상으로는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귀 앞쪽이 아프거나 혹은 걸리는 느낌, 또는 턱과 귀에서 소리가 난다. 음식물을 씹을 때, 하품 할 때 귀 앞쪽에 통증이 생긴다. 전신의 만성 통증, 두통, 어깨 걸림, 편두통 등이 나타나며 뻣뻣한 목과 허리 통증 또는 허리디스크까지 나타날 수 있다.
홍 전문의는 “턱 위치 변화, 어깨 높이의 변화, 골반의 틀어짐, 척추측만증 등 자세의 변화를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염, 눈이 시리고 침침한 것, 잦은 중이염 등 이비인후과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어지럼증, 자주 넘어짐, 수면시 코골이, 이갈이, 만성 피로감, 이런 증상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대인기피 증상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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