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인턴십에 돈이 들게 생겼다. 연방 노동법에 의해 일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개념적용에 따라 기업들은 자신들은
인턴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지만 대신 대학당국에서 학생들에게
인턴 크레딧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상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대학에서 크레딧을 받으려면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것.
이에 학생들은 공짜로 일하는 것도 억울한데 등록금까지 내야 하는
이중고의 서머 인턴자리를 두고 지금 대학가는 공방이 한창이다.
기업들 “크레딧 안주면 인턴 안받겠다”에
대학들 전통 깨고 등록금 받고 학점 인정
학생들 “이중 부담”에 무료 1학점 제공도
뉴욕의 직업정보회사 볼트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무임금 인턴들에게 대학에서 크레딧을 줘야 한다고 요구한 기업들이 30~40%가량 증가했다.
이 회사에서 대학생 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작년에는 66%의 학생들이 유급 인턴을 했으나 올해는 그 비율이 64%로 줄어들었다. 기업들은 경비절감과 함께 오버타임에 대한 집단 소송을 피하기 위해 무급 인턴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학교 측에 떠 넘기고 있다.
학교 측에서 크레딧을 주면 학생은 일한 경험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손에 들고 나갈 수 있고 기업 측은 임금과 오버타임을 규정하는 공정노동조례법(Fair Standards Act)을 피해 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로써 기업들은 학교에서 서머 인턴을 크레딧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학교측의 학생은 인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례까지 발생, 대학 당국들은 공부와 상관없는 활동으로 학점을 줘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교수회의를 벌이는가 하면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뉴스 코퍼레이션의 한 지사인 뉴욕의 팍스 뉴스 채널은 지난 2002년부터 무임금 인턴들에게 학교측이 크레딧을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펀드 관리회사 레그 매션사와 출판사 허스트 코퍼레이션도 이 부류에 속한다.
이에 대학들은 인턴들에게 학점을 주지 않던 종전의 전례를 수정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매서추세츠에 소재한 브랜데이스 대학은 5년전부터 인턴들은 200달러를 내고 1학점을 인정받는 클래스에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클래스에서는 인턴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저널이나 에세이를 써야 한다. 남가주 대학들도 최근 ‘인문예술을 위한 인턴십’이라는 1학점짜리 온라인 클래스를 개설했으며 등록금이 1,000달러이상이다.
인턴십은 학과목과 상관없기 때문에 학점을 줄 수 없다고 강경하게 나오던 대학들도 최근에는 그 방침을 다소 완화하고 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에모리 대학은 “100번 학생들 편을 든다고 해도 인턴십에 학점만은 안 된다”고 했었다. 이 대학의 수석부학장 토마스 랭캐스터는 “인턴십과 관련해서 학점을 받으려면 독립적인 스터디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보통 4학점짜리 여름코스의 비용이 3,800달러”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이 학교는 무급 인턴들에게 1학점짜리 특별 성적표를 발급하되 이를 학위와는 관련시키지 않는 방침에 대해 교수들간에 논의가 한창이다.
볼티모어 소재 존스 합킨스 대학도 학점은 학과목에 한한다는 근본 방침을 고수하는 편이었으나 내년 봄부터는 정규교수가 스폰서를 서는 서머 인턴십에 참여하는 학생에 한해 1학점을 제공하되 등록금은 무료인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트머스 칼리지는 전통적으로 기업측에 서신을 보내왔다. 해당학생이 여름동안 쌓는 경험이 학생은 물론 학교당국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내용으로. 여태까지는 이 편지들이 통했으나 최근에는 학점을 주라는 요구가 강경해지자 이 학교에서는 다트머스 학점과는 상관없는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 학점을 따가는 것으로 기업의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있다.
댄 코지워스키는 2년전 GE사의 NBC 유니버설에서 인턴을 할때 기업측에서 무급직에 대해 크레딧을 받아올 것을 요구했다. 몇주간 조사한 결과 그린 베이의 노스이스트 위스콘신 테크놀러지 대학 온라인 인턴십 코스에 300달러를 내고 등록, 정기적으로 리포트를 작성하고 12주간의 인턴십에 대해 학점을 받았다.
그는 일 경험을 쌓는다고는 하지만 공짜로 일하는 것도 뭣한데 거기에 돈까지 내고 정기적으로 리포트까지 작성해야 되는 인턴십이 너무 번거롭다고 불평하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대학별 인턴십 처리 방법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턴학생의 학점을 처리하는 대학들의 반응은 대략 다음과 같다.
▲다트머스 칼리지: 전통적으로 인턴십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감사의 편지를 기업 측에 보내왔다. 그러나 최근 이런 방법이 잘 통하지 않자 학생들에게 인턴십 크레딧을 따기 위해 커뮤니티 대학에 등록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에모리 대학: 정규과목이 아닌 인턴십에 학점을 줄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정교수를 도와서 함께 일하는 것은 예외로 하면서. 최근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방침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해밀튼 칼리지: 무급 인턴십에 대해 무료로 쿼터 크레딧을 주고 있다.
▲존스 합킨스 대학: 정교수위원회에서 무급 인턴들에게 무료 학점을 주도록 제안하고 있다. 크레딧은 학위에 가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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