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할 때 아이 방 정리
옛집에선 마지막에
새 집에선 가장 먼저
자녀교육을 위해서는 대륙을 가로지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부모들.
새 학년을 앞둔 여름철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날아오는 기러기 엄마 아빠들도 많지만
도심의 직장근처에서 편하게 생활하다가 아이를 위해 교외지역으로 이사를
고려하는 부모들도 많다. 통계에 따르면 9세 미만의 아동 700여만 명이 매년 이사를
다니고 있다. 아이들에게 정든 집과 친구와 놀이터를 떠난다는 것은
‘안정된 정서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사철을 맞아 아이의 스
트레스를 가능한 한 줄이는 이사요령을 알아봤다.
이사 전=집 구할 때 함께 다니며 의견 듣고 새 학교 방문 운동장서 놀게도
이사 기간=장난감등 같이 싸고 아이가 직접 상자 겉에 표시하도록
이사 후=책상·침대등 배치할 위치 물어보고 파티 열어 동네 친구 초청을
사람이나 짐승이나 아무튼 산 것들은 더 살기 적합한 데로 이동할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이는 아이들에게는 너무 추상적인 개념이다. 갑자기 살던 환경을 바꾸면 아이들은 충격으로 퇴행성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밤에 악몽을 꾸기도 하며 예전 친구와 놀이터가 그리워 쓸쓸해하기도 한다. 아직은 그리움의 적당한 거리감을 줄타기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옛것을 잊고 새 것을 즐기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이사 전 고려해야 할 사항
1.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따뜻한 지방으로 간다면 가을이나 겨울에도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교외지역에서 도심으로 나간다면 메이저리그 야구팀 게임관람을 좀 더 자주 할 수 있다고 얘기해준다.
2. 베네핏을 설명해 준다.
더 큰 집 혹은 뒤뜰이 있어서 개를 키울 수 있다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황야의 돌처럼 굳어있는 아이의 마음을 녹여주기 위해서 ‘팔 수 있는 것’은 모두 팔아본다.
3. 걱정을 인정해 준다.
아이가 이사 가는 것이 싫다고 말하면 “누구나 그런 감정 가질 수 있어. 나도 친구를 떠나는 것이 싫어. 하지만 새 친구 또 만들면 되지 않겠니?”라고 말해준다.
4. 결정에 아이를 참여시킨다.
집 구할 때부터 같이 데리고 다니거나 사진을 보여주면서 어떤 집이 더 마음에 드는지 의견을 들어본다.
5. 새 학교를 방문한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이라고 해도 미리 운동장에서 놀게도 해보고 교사나 스태프진과 만날 기회를 갖는다.
6. 이사와 관련된 책을 같이 읽는다.
스탠 앤드 번스타인 저 ‘더 번스타인 베어즈 무빙 데이’, 에즈라 잭 키즈 저 ‘더 트립’, 낸시 화이트 칼스트럼 저 ‘아임 낫 무빙, 마마!’등이 이에 속한다.
7. 안녕이라고 말할 기회를 준다.
송별파티를 열어서 친구들과 사진도 많이 찍게 하고 새 주소가 적힌 카드도 돌리고 친구들에게 편지나 전자메일로 서로 연락하자고 말할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인간은 상대를 통해 구체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절차는 아이의 마음고생을 줄이는데 긴요하다.
이사기간에 고려해야 할 사항
1. 참여시킨다.
아이의 장난감과 옷가지 등을 같이 싼다. 어떤 박스에 무엇이 들었는지 아이에게 상자 겉에 표시하라고 일러주면 ‘걸작’이 나오기도 한다.
2. 아이의 방은 가장 나중에 정리한다.
충격이나 마음의 파동을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다른 방의 짐들이 옮겨지는 것을 보면서 아이도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이다.
3.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사 가는 동안 놀 수 있도록 따로 챙긴다.
장난감 자동차, 유기오 카드, 책 등은 백 팩에 따로 넣어 아이가 직접 메고 가게 한다.
4. 이사 가는 날은 아이 돌볼 사람을 구한다.
친구나 친척 등 아이와 친근한 사람일수록 좋다. 그래야 부모도 편하게 이사에 몰두할 수 있다.
5.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한다.
새 집, 아이의 새 방마다 각각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준비해 두면 아이에겐 환상적이다.
6. 이사 당일에도 꼭 있어야 하는 품목은 미리 챙겨둔다.
매일 먹어야 하는 약, 비타민, 세면도구, 기저귀, 닦게, 가짜 젖꼭지, 완구 장난감이나 인형, 담요, 건강 스낵, 물, 아이의 음악과 책, 장난감 등이다.
이사 후 고려해야 하는 사항
1. 아이 방부터 먼저 정리한다.
침대, 책상, 아이의 다른 가구 등을 어떻게 배치할지 물어보고 함께 제일 먼저 정돈한다.
2.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사 짐 끌르는 것 끝이 없다. 그렇다고 마감이나 기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급한 것 순서먼저 끌러놓고 아이에게 새 공간에 적응할 여유와 재미난 시간을 마련한다.
3. 퇴행성 행동이 일어 날 수도 있다.
기저귀를 뗐는데 다시 밤에 침대에 실례를 한다거나 밤에 자신의 침대에서 자지 않고 자꾸 안방으로 건너오는 돌출행동을 보일 수 있다. 밤에는 풀 업 팬츠를 다시 입히거나 램프를 켜두는 식으로 조정기간을 갖는다. 1~2달쯤 걸릴지 모른다.
4. 일상으로 빨리 돌아간다.
식사시간, 목욕시간, 취침시간을 전과 같이 진행한다. 아기침대인 크립에서 빅 보이 침대로 옮기는 등의 대변혁은 당분간 시도하지 않는다.
5. 과거를 되찾는다.
뇌세포 속에 녹아있는 기억들을 한꺼번에 털어낼 수는 없다. 옛 친구들과 전자 메일, 전화, 편지 등으로 연결하도록 도와준다.
6. 새 친구들을 소개한다.
아이와 함께 이웃에 아이 있는 집을 방문해서 서로 현관에서 인사시켜도 되지만 파티를 열어 동네 아이들을 한꺼번에 초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모는 프리스쿨 기금모금 파티나 학교 PTA 등에 나가서 동네 아이 있는 집들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하고 스포츠 리그나 댄스 클래스 등에 아이를 등록시켜 ‘꼬마 사교계 진입’을 돕는다.
7. 새 집에서 새 전통을 만들어 나간다.
마루바닥에 담요를 깔고 피자를 먹으면서 영화 보는 날, 주말 가족 보드 게임 경연대회, 일요일 아침의 팬케익 함께 만들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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