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해 동안 LA통합교육구 고등학생들과 LA카운티의 가정아동보호국에서 의뢰되어 오는 18세 미만의 아이들을 심리치료하면서 필자는 이들이 말하는 부모들에 대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My mon and dad argue a lot. They don’t know how to solve their problems.” 이들의 엄마, 아빠는 부부 사이의 문제를 주로 언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는 말을 듣는다. 이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부모들의 방법을 취하고 있음을 필자는 보고 있다. 폭언, 폭력 아니면 등을 돌리는 두 가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급우들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화를 내거나 폭력으로 해결하고자 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서슴없이 등을 돌려서 마치 이들이 부모의 성품을 그대로 닮아 태어난 듯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성품을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과학적 규명이 날 때까지는 부모가 제공하는 환경의 문제에 일단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인간관계속의 문제해결 능력은 감정관리 능력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져 있다. 자신의 분노가 순식간에 이성을 상실하게 만들어 격한 행동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분노라는 감정과 이것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행위 두 가지를 동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엄연히 다른 두 가지 현상이다. 분노는 편도핵이라는 대뇌 신경조직이 불러일으키는 화학적 반응이다. 배가 고프면 위와 장에서 대뇌로 신경시그널을 전달해서 배고픔을 알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그러나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에 옮기는 행위, 즉 끼니를 챙겨 먹는 것은 허기를 느끼는 것과는 다른 행동이다. 마찬가지로 분노라는 감정이 발생하였다 해도 이것을 폭력이나 폭언으로 나타내는 일은 분노감정과는 또 다른 신경계 활동이 필요하다. 주먹을 쥐게 만들거나 폭언에 사용될 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앞에서 언쟁과 등 돌리기가 아닌, 대화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이는 기술 몇 가지를 알아보겠다.
(1) 기분을 그대로 말로 표현하여서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자신의 기분을 분노행동으로 나타내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분을 다른 사람에게 말로 표현하는 일이 불안하다. 매우 역설적으로 들리겠으나 이들은 상대방의 비위를 거슬릴까봐 자신의 기분을 말로써 잘 표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여보. 나 정말 가슴이 터질 정도로 화가 나네.” 이렇게 표현해야 한다.
(2) 상대방을 마주한 채로 기분 전달하는 기술. 상대방을 피하지 않고 얼굴을 보면서 가까이서 자신의 기분을 그대로 말로써 전달한다. 상한 기분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아이들이나 친구들)이나 대상(술, 담배 등)을 찾지 않는다.
(3) 상대방이 묻는 말에 아는 대로 대답하기. “내 열쇠 어디 있는지 몰라?” 이런 질문에 모르면 “모른다.” 알면 “부엌 선반에.” 이렇게만 대답하면 된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좀 잘 챙겨두지 않고서.” 이건 묻는 말에 대한 대답이 아니다.
(4) 책망 멈추기. 아내 또는 남편이 맘에 들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으면 그냥 말없이 상대방을 지켜보아 준다. 뭔가 한마디 쏘아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려도 그냥 지켜 보아준다.
(5) 기분에 귀 기울이기. “여보. 나 지갑 잃어버렸나봐.” 이런 말을 하는 아내에게 “내 그럴 줄 알았다” 하지 않고, 잃어버려서 당황하고 있는 아내가 지금 처한 기분에 귀를 기울여 보면 아내의 심정을 알 수 있고 어떤 말이 필요한지도 알게 된다. “그래, 어디 두었는지 함께 찾아보지.”
(6)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위의 기술들을 실제로 사용해서 문제 해결하는 능력 본보이기. 위의 기술을 실생활에서 사용하여서 폭언, 폭력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아이들 앞에서 행해 보인다.
이런 행동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발생하지 않는다. 연습하면 차츰 수월해지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생겨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해결 능력은 대뇌 전두엽의 기능 변화에 바탕한다.
(818)360-4987
리차드 손
<심리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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