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네덜란드 지루한 공방전끝 0-0
조별예선 최고 빅카드가 너무 늦게 펼쳐진 탓에 ‘김빠진 맥주’가 되고 말았다. 대회 시작 전 이번 대회 조별리그 경기가운데 최고의 빅매치로 꼽혔던 아르헨티나 대 네덜란드의 충돌이 양팀 모두 이미 16강전 진출이 확정된 탓에 시종 지루한 공방전 끝에 득점없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21일 벌어진 조별리그 C조 최종전 경기에서 양팀은 모두 무리하지 않으려는 인상이 뚜렷했고 결국은 사이좋게(?) 비긴 뒤 골득실에서 앞선 아르헨티나가 1위, 네덜란드가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에 앞서 벌어진 D조 경기에서는 포르투갈이 멕시코를 2-1로 제압하고 3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멕시코(1승1무1패)는 패배에도 불구,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로써 16강 매치업은 아르헨티나 대 멕시코, 네덜란드 대 포르투갈의 대결로 확정됐다.
멕시코는 조 2위로 16강 합류…아르헨티나와 8강 격돌
16강 매치업 아르헨티나 vs. 멕시코 포르투갈 vs. 네덜란드
◎C조
▲아르헨티나 0-0 네덜란드
우승후보들간의 충돌이었으나 양팀이 이미 16강진출이 확정된 후 만나는 바람에 김이 빠졌고 더욱이 양팀 모두 16강전에 대비해 첫 두 경기에서 경고를 받은 주전선수들을 대거 벤치에 앉혀둠에 따라 최고 빅카드가 될 것이라던 당초 기대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에르난 크레스포, 하비에르 사비올라, 가브리엘 에인세를 스타팅11에서 뺏고, 네덜란드는 아르연 로번, 요리스 마테이션, 히오바니 반 브롱크호르스트, 욘 헤이팅아, 마르크 반 봄멜 등 5명을 벤치에 앉혔다.
출발부터 비교적 치열했지만 뜨거운 투지는 느껴지지 않는 공방전으로 이어지던 경기는 전반 28분 아르헨티나 후안 리켈메의 프리킥을 네덜란드 수비수가 걷어낸 것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는 등 양팀 모두 군데군데 위협적인 득점찬스를 주고받았으나 끝내 득점없이 막을 내렸다. 경기 후 양팀 감독은 모두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고 비긴 것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지만 팬들로서는 소문만 무성했고 별 볼일 없었던 잔치였다.
▲코트디부아르 3-2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이미 2패씩을 기록, 16강 꿈이 사라진 뒤 조 3위 자리를 걸고 싸운 양팀의 대결은 오히려 시종일관 박진감이 넘치는 접전으로 펼쳐졌다. 양팀 모두 월드컵 첫 승에 목 타는 상황에서 자존심을 건 전면전으로 충돌한 이 경기에서 세르비아는 전반 10분 니콜라 지기치, 전반 20분 사샤 일리치가 연속골을 따내 2-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반격에 나선 코트디부아르가 내리 3골을 따내 대 역전승을 거뒀다. 간판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로그바가 경고부적으로 못나온 코트디부아르는 아루나 딘다네가 전반 37분 페널티킥, 후반 22분 헤딩슛으로 연속골을 뽑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막판 인저리타임에 터진 보나벤처 칼루의 짜릿한 역전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낚았다. 이로써 월드컵 본선 처녀출전에서 강호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에 모두 1-2로 패한 코트디부아르는 3번째 경기에서 본선 첫 승을 올리며 조 3위를 차지했고 유럽예선 10경기에서 1점만을 내줬던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3경기에서 무려 10실점을 기록하며 3전 전패로 최하위로 밀렸다.
◎D조
▲포르투갈 2-1 멕시코
‘흑표범’ 에우세비오가 맹활약한 1966년 이후 40년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2회전 진출을 확정지은 포르투갈이 멕시코마저 잡고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했고 멕시코는 패배에도 불구, 앙골라가 이란과 1-1로 비김에 따라 뒷걸음질로 16강에 올랐다.
겔젠키르헨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파울레타와 데쿠,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등 옐로카드가 있는 주전 5명을 빼고 경기에 나섰음에도 불구, 승리를 위해 베스트멤버를 내세운 멕시코를 2-1로 제압했다. 전반 시작 6분만에 시망 사브로사가 드리블 돌파로 왼쪽을 뚫고 중앙으로 내준 볼을 뛰어들던 마니시가 오른발로 정확하게 차넣어 가볍게 선취골을 뽑은 포르투갈은 이어 24분 멕시코 주장 라파엘 마르케스의 핸들링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시브로사가 차넣어 2-0 리드를 잡았다. 멕시코는 5분 뒤인 29분 코너킥을 프란시스코 폰세카가 헤딩으로 연결, 1골차로 추격했으나 후반 13분 얻은 페널티킥을 오마 브라보가 공중으로 날려버리는 바람에 동점골을 놓쳤다.
▲앙골라 1-1 이란
월드컵 본선 처녀출전팀인 앙골라는 이날 2골차 이상으로 이기고 멕시코가 패할 경우 16강 가능성이 있었으나 무승부에 그치며 본선 1호골을 뽑은 데 만족하고 짐을 싸게 됐다. 이미 2패로 탈락이 확정된 이란을 상대로 앙골라는 초반부터 거센 공세로 나섰으나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하다 후반 15분 플라비우가 오른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으며 희망을 되살렸다. 하지만 같은 시간에 벌어진 경기에서 멕시코가 포르투갈에 1-2로 뒤지고 있어 16강 티켓을 빼앗으려면 두 골이 더 필요했던 앙골라는 계속해서 공세로 나섰으나 후반 30분 이란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한조각 희망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김동우 기자>
이란과 비겨 16강 꿈이 무산된 앙골라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며 필드를 떠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 테베스가 득점찬스를 놓친 뒤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이 종료직전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멕시코전에서 선취골을 뽑은 포르투갈의 마니시가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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