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계 셋 깨졌다
피해총액 150만달러 이상 추산
계주무책임 계원무신경 등 원인
한인사회 필요악 낙찰계 3개가 줄줄이 깨졌다. 계주의 무책임 관리와 일부 선순위 곗돈수령자들의 고통분담 외면 등 계가 깨질 수밖에 없게 만든 원인과 깨진 뒤 수습과정에서 나타나는 엇박자 양상도 계파동 때마다 수없이 지적돼온 것이다. 특히 피해를 본 계원들 중 일부가 가족이 알면 곤란하다는 등 이유로 피해사실을 쉬쉬하는 태도 또한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이들의 입장을 존중해 깨진 낙찰계 3개에 관련된 일부 인물과 금액을 익명 또는 변경 처리한다).
◆깨진 계= 샌프란시스코 S상점 주인이 계주인 A낙찰계는 계원 50명이 매달 1인평균 1,600달러씩 불입해 돌아가며 8만달러씩 타기로 했으나, 절반쯤 된 지난해 가을부터 깨진다는 소문이 돌다 연말 이전에 사실상 깨졌다. 계주 L씨 부부는 올해 4월 상점 파산절차까지 밟았다. 낌새를 차린 일부 계원들이 “돈을 돌려달라”고 했으나 법적으로 거의 손쓸 수 없는 상태. 게다가 계가 깨진 줄도 모르고 아직껏 곗돈을 불입하는 계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밀브레 L부페 여주인 Y씨가 계주인 B낙찰계 역시 A계와 비슷한 규모로 지난 연말 이전에 깨졌다. 특히 도박에 빠진 Y씨는 곗돈을 태워주지 않거나 건너뛰어 모은 돈, 또는 일단 태워준 뒤 고리로 불려주겠다며 그 돈을 다시 빌려 도박밑천으로 탕진했으며, 곗돈빛과 도박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지난 연말 한국으로 간 뒤 남편가족과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샌프란시스코 S한식당 여주인 K씨가 계주였던 C낙찰계는 지난해 여름 깨졌으며 당시 K씨가 건강 등을 이유로 한국으로 간 뒤 장기간 돌아오지 않자 계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S식당이 계원 X씨에게 시중가보다 싸게 팔린 것으로 알려져 강경파 계원들로부터 모종의 묵계설이 제기됐으나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A, B, C 낙찰계가 깨진 데 따른 피해총액은 계원들 사이에서도 제각각이나 셋을 합쳐 100만달러, 150만달러는 족히 넘을 것이란 추산이다.
◆문제점= 첫머리에서 지적한 것 이외에도, 깨진 것은 분명한데 정확한 피해액조차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주먹구구식 계운영 실태를 대변한다. 또 상당수 계원들이 시작할 때 계주나 옆사람 말만 믿고 다른 계원들의 면면도 모른 채 돈을 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돈을 타고나면 곗돈불입을 소홀히해 계의 안정성을 해치거나, 깨진 뒤에 공동해법을 모색하지 않고 가까운 몇명이 자기들끼리만 은밀하게 계산한 뒤 팔장을 끼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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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아내 때문에…”
임은규 SF한인회 이사장 ‘부인 잘못 책임 통감’
밀브레 L부페 Y씨의 남편인 임은규 SF한인회 이사장(사진)은 지난 연말 한국으로 간 뒤 소식이 끊긴 부인을 대신해 “피해를 본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9일 오후 가게에서 만난 그는 “그것(부인 한국행) 갖고도 한국으로 빼돌렸다느니 어쩌느니 별 소리를 다 들었다”며 “대신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아파트도 빼고 가게에서 먹고자고 하면서 이것(가게)도 내놓았지만 건물주인이 리스연장(잔여기간 3년6개월)을 안해줘 그나마 막혔다”고 한숨지었다. “한인회도 공연히 나 때문에 욕을 먹을까봐 연초부터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사표를 안받아줘) 미루다 이참에 냈다”는 그는 “최선을 다해 꼭 재기하고 빚은 빚대로 갚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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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주도 문제지만 타먹고 판깨는 꾼들도…”
또 불거진 낙찰계 파동 둘러싼 흉흉한 소문들
공동모색 외면하고 이기적 쓱싹해결 모 단체장 행태 등 도마위에
깨진 계에는 깨질만한 이유가 있다. 이번에 불거진 북가주 한인사회 낙찰계 무더기 파동 또한 예외가 아니다. 깨지기 전에도 계원명단 확인이나 비상대책 마련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생략한 채 그저 안면이나 설마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계를 꾸렸고, 이는 깨진 다음에도 공동해법 모색을 가로막는 장애로 작용했다. 피해자들이 대부분 식당종업원 등 저소득층으로 이자 한푼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일부러 뒷번호에 서 기다리다 이자는커녕 본전도 못건지게 됐다는 것 또한 과거 낙찰계 파동의 판박이다.
○…본보 12일자 A3면에 “낙찰계 셋 깨졌다”는 기사가 나간 뒤 이스트베이 거주 C씨(회사원)는 “내가 두번, 집사람이 한번, 우리집만 해도 세번이나 곗돈을 날렸다”며 “위험한 걸 뻔히 알면서도 우리 같은 서민이 푼돈으로 목돈을 만드는 지름길이라서 (계에) 꼬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세번째 당한 뒤로는 아무리 (목돈이) 궁해도 계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처음에 제대로 확인을 안한 주제라서 뒷북치는 소리 같지만 (계주가) ‘이달에 누가 탔다’ ‘다음달에 누가 탄다’ 연락이라도 해주면 (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나 알텐데…”라고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이번에도 유령계원들이 상당수 있는 등 초기확인 미흡이 거듭 확인됐다.
○…사우스샌프란시스코 J씨(사업)는 “잊을만하면 터지는데 우리라고 이것저것 확인하고 싶지 않겠느냐”며 “그런데 계주란 사람들이 바람잡이까지 두고서 계원들을 모집할 때는 간 쓸개라도 빼줄 듯이 하고, 따지면 ‘계는 믿음으로 하는 것’이라는 등 별 소리를 다 해가면 물어볼 엄두조차 안나게 만든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또 “목돈이 절실해서 계를 들어볼까 한다는 걸 훤히 알고서는 ‘그렇게 따지려면 들어오지도 마라’ ‘들어올 사람들이 나래비(줄을 뜻하는 일본말)를 섰다’고 면박을 주기도 해 괜히 잘못 보여서 놓칠까싶어 앞뒤 안가리고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과 같이 막상 일이 터지면 온갖 변명으로 면피에 급급하고 아예 숨어버리는 계주들의 행태 못지않게 일부 얌체 고춧가루 곗꾼들의 행태도 도마위에 올랐다. 어떻게든 선순위로 곗돈을 탄 다음에 은근슬쩍 깨지기를 유도하는 빗나간 꾼들이 있다는 소문이다. 한인사회 낙찰계 동향에 밝은 한 인사는 “0000(베이지역 요식업체) 여주인이 아는 사람들 십여명을 몰고다니면서 이 계 저 계 들었다가 온갖 숨넘어가는 이유를 대 먼저 타먹은 뒤 떼거지로 빠져나가(돈을 제대로 안 내) 결국 깨지게 만든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그런 꾼들이 몇 구미(무리) 더 있다”고 단언했다. 또 00단체 회장은 가게오픈에 필요하다고 순서를 바꿔 곗돈을 탄 뒤 깨지자 돈을 내지도 않고 다른 계원들과 공동보조를 취하지도 않다가 순서 바꿔준 계원과 은밀히 해결하고 손을 털어버리는 등 비양심적 행태로 빈축을 샀다.
○…그런 점에 비하면, 또 계주 본인들도 숨기에 급급한 상황에 비추어, 임은규 SF한인회 이사장이 잠적한 부인(B계 계주)을 대신해 공개리에 사과하고 가게(밀브레 리스부페)를 내놓으며 해결의지를 보이는 한편 한인회에 누가 되지 않겠다며 사표를 낸 것은 상당히 책임있는 처신이란 평가다. 세계한인회장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11일 귀임한 김홍익 회장도 “임 이사장이 연초부터 (한인회에) 부담을 주기 싫다면서 그만두겠다고 했지만 헌신적이고 책임감있고, 아까운 분이라서 기다려보자 기다려보자 했는데 이제 더 붙잡기도 뭐하다”면서 “자기책임도 안지려는 세상에 집사람 일로 그런 자세를 보여준 임 이사장이 재기할 수 있도록 힘 닿는 데까지 도와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SF한인회는 13일 이사회에서 임 이사장의 거취문제를 공식 매듭지을 방침이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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